미중 관세전쟁 장기화 땐 유탄 피해 우려 커

중국 대체할 생산기지로 베트남이 최적 판단

원단업계도 한국 등으로 거래선 다변화 고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시작된 미중 ‘관세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LA 다운타운 한인 의류 및 원단업계가 대체 생산지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6일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340억달러 규모의 818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중국도 같은 액수인 340억달러 상당의 미국 농산물, 자동차 등 545개 품목에 25%의 보복관세를 매기고 맞대응에 나섰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양국의 태도가 전례없이 강경한 데다 물밑 협상 움직임도 전혀 없는 상황인 가운데 미국은 160억달러 규모의 284개 품목에 추가로 관세를 발효할 예정이어서 양국 간 관세 전쟁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 품목과 무관한 의류업계와 원단업계는 당장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전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문제는 중국에서 수입하는 의류 및 원단의 가격 상승의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는 데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중국서 수입되는 의류 및 원단에 어떤 형태로든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업계 전반에 깔려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장 발빠르게 대응에 나선 곳이 한인 의류업계다. 의류 생산 기지를 중국 일변도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다. 대체 생산지의 적격 판단의 근거는 생산 단가다. 중국 보다 싼 곳이라면 대체 생산 기지 1순위다. 

한인 의류업계가 중국을 대체할 생산 기지로 꼽는 나라는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최근 신흥산업국으로 부상하고 있는데다 최저임금(월기준)이 가장 높은 곳이 398만동(VND)로 이를 달러로 환산시 약 175달러 수준이다. 저렴한 임금 수준이 강점인 베트남은 중국에 비해 생산 단가가 20% 정도 낮다는 것이 의류업계의 설명이다.

한인의류협회(KAMA) 김영준 회장은 “당장 미중 무역 전쟁의 영향은 없지만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면 위험부담이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며 “300여 곳이 넘는 회원사들 대부분이 대체 생산지를 확보했거나 확보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대형 의류업체를 중심으로 중국과 베트남의 이원화 생산기지를 넘어서 캄보디아까지 생산기지를 확대하고 있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원화를 넘어 다원화 생산기지 정책을 도입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캄보디아의 경우 생산단가는 중국에 비해 30% 정도 낮지만 대량 생산 위주여서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 의류업체들에게는 대체 생산지로서 적당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지적이다. KAMA 김 회장은 “대체 생산기지를 도입해 성공한 사례가 많아 이번 중국과의 관세 전쟁이 장기화되면 의류업계의 생산기지 다원화 현상은 더욱 고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의류업계와 마찬가지로 한인 원단업계도 생산기지의 이원화를 추진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생산원가가 10% 정도 상승한 상태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이 장기화되면 생산원가의 추가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폭넓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의류업계와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원단업의 속성상 단시간내에 생산업체를 교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염색이나 직조 기술이 축적되기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원단업계의 대체 생산기지로 거론되는 곳이 한국이다. 높은 생산단가로 한국에서 중국으로 생산지를 옮긴 바 있는 원단업계가 다시 한국에 관심을 두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현재 한국의 원단 생산단가는 중국에 비해 25~30% 정도 더 높다. 고율의 관세가 원단제품에 부과될 경우 중국과 차이는 거의 없게 된다는 것이 원단업계의 계산이다.

한 한인 원단업체 대표는 “생산지를 중국에서 옮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한국으로 거래선을 옮기는 것을 검토하는 업체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세 전쟁의 결과로 ‘매뉴팩처링’이 다시 미국에서 부활하면 한인 원단업계도 그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원단을 자체 생산하는 업체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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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 전쟁으로 LA 한인 의류·원단업계는 대체 생산기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한 한 한인의류업체의 현지 생산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