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엄지·검지·중지 저리고 통증

연 17만명 진료… 여성이 남성 3.4배

심하면 젓가락질·빨래짜기 등 힘들어

인대 넓히는 수술 전후 통증치료 중요



컴퓨터·포장 작업을 많이 하는 직장인, 집안일·육아 때문에 손목을 많이 쓰는 주부·할머니 등에서 손목 통증과 엄지·검지·중지 등이 저린 증상으로 진료를 받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 손목터널(수근관)증후군이 대표적인데 건강보험 진료인원이 지난 2016년 17만4,763명으로 2010년보다 27.5%(3만7,653명) 증가했다. 여성(77.5%)이 남성의 3.4배로 50대 연령층에서는 5.3배나 된다. 진료인원이 가장 많은 50대(39%)를 포함해 40~60대가 77%를 차지한다. 



손목 터널은 손목 앞쪽 피부조직 밑에 9개의 힘줄과 정중신경 등이 지나가는 뼈·인대구조물이다. 과도한 손목 사용으로 근육·인대에 염증이 생기면 터널을 덮고 있는 인대구조물이 붓고 두꺼워져 정중신경을 눌러 손목, 손바닥, 엄지·검지·중지와 약지 일부에 통증·저림·감각저하 증상이 나타난다. 


◇1시간에 5분 이상 손목 쉬어주고 스트레칭을 

손목터널증후군은 비만, 당뇨병, 류머티즘관절염, 임신, 갑상선 기능 이상이 있을 때 생기기 쉽다. 감염, 손목 골절에 따른 변형, 관절 탈구, 종양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 손에 힘이 빠지고 통증 때문에 젓가락질, 옷 단추 잠그기, 병뚜껑 등을 돌리거나 빨래를 짜기 어려워진다. 손이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거나 잠을 자다가 통증 때문에 깨기도 한다. 오랫동안 방치하면 엄지 근육이 위축돼 납작하게 된다. 

하지만 초기 증상이 미약해 파스를 붙이거나 온찜질을 하며 버티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질환이 오래 진행돼 근육이 위축되고 손목·손가락 운동기능에 장애가 나타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에 손목 사용을 줄이는 게 좋다. 불가피하게 손목을 써야 한다면 1시간에 5분 이상 쉬어준다. 손목을 사용하기 전 팔을 쭉 뻗고 손가락이나 손등을 몸쪽으로 당기는 스트레칭을 해주고 손목을 많이 사용했거나 통증이 있을 때 10~15분가량 온찜질이나 마사지를 해준다. 소염제 등 약물치료, 보조기 착용 등 비수술적 치료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6개월 이상 방치땐 통증 만성화

하지만 3개월 이상의 비수술적 치료에도 신경이 눌리는 정도가 심해 손이 저리고 무감각해지며 힘(악력)이 떨어지거나 엄지 근육 부위에 위축이 온다거나 자다가 통증 때문에 깨기도 한다면 수술을 고려한다. 길이 3~4㎝의 손목 터널 인대구조물을 벌려 넓혀주는데 10~15분 정도면 끝나고 잘 아문다.

이상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 증상이 미미해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신경조직이 상해 만성화되거나 근육위축이 진행돼 운동기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목터널증후군에 따른 통증을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오랜 기간 고생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 전후 통증 조절이 중요하다. 

노영학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이 손목 피부를 절개하고 인대구조물을 넓히는 수술을 받은 131명을 조사했더니 수술 전 통증이 심했던 환자는 수술 후 3~6개월까지도 심한 손목 심부통증(기둥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기둥통은 수술 후 1년쯤 돼서야 누그러졌다. 

노 교수는 “통증을 관리하지 않은 채 수술을 하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 등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수술 전후에 통증을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손목터널증후군을 6개월 이상 방치하면 통증이 만성화되고 신경이 과민해져 가벼운 자극에도 심하게 아파한다”며 “이런 경우라면 소염진통제 등 약물치료만으로는 효과가 떨어지므로 짧게는 4~6주, 대개 2~3개월 정도 집중적인 물리·작업·약물·행동치료(마사지 등)를 병행해 통증의 고리를 빨리 끊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전거족은 약지·새끼손가락 저림증 ‘주의’ 

손저림 증상이 손목터널증후군과 비슷하지만 다른 질환들도 있다. 팔꿈치부터 팔뚝 안쪽을 지나 약지·새끼손가락까지 저리고 간혹 손가락이 얼음처럼 차가워진다면 주관증후군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팔꿈치 안쪽에 움푹 들어간 부위인 주관이 좁아져 이곳을 지나는 척골신경이 압박돼 발생한다. 팔꿈치를 구부리고 턱을 괴거나 책상에서 PC를 사용할 때, 통화할 때, 팔베개를 하고 잘 때 등 오랜 시간 팔꿈치가 굽혀 있거나 눌려 압박을 받아 생긴다.  

밤에 약지와 새끼손가락, 간혹 손바닥에 통증이 심해진다면 손으로 뻗어가는 척골신경이 손목 터널 옆 가이온터널(가이온관)에 눌려 나타나는 가이온터널증후군일 수 있다. 자전거를 타는 등 오랜 시간 손바닥을 누르는 자세,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 임신, 류머티즘관절염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오래 방치하면 운동신경과 근육에 영향을 미쳐 손가락이 갈고리 모양으로 굽어지기도 한다. 저린 손가락의 위치가 주관증후군과 같아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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