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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예술과 문화의 메카 남 프랑스'2

지역뉴스 | | 2018-05-24 21:21:56

김대원,기고문,칼럼,남프랑스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다음 날 아침 일행은 포도의 고장 보르도를 향해서 출발했다. 미국에서는 포도주 이름을 포도의 종류로 구분하지만 프랑스는 그 고장 이름으로 포도주 이름을 붙인다고 한다. 일행은 버스를 타고 6시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는데 과연 포도의 고장답게 고속도로 양쪽에는 포도밭과 노란 유채화가 마치 행진이라고 하듯이 까마득하게 펼쳐져 있는데 그저 함구무언. 버스에서 내려서 유럽에서 제일 크다는 켕콩스 광장으로 향했다. 거기에는 프랑스 혁명의 주동세력 이었던 지롱드당의 기념비가 가운데 우뚝 서있고 옆에는 프랑스 헌법에 기초를 마련한 걸출한 두 정치 사상가인 몽테스키외와 몽테뉴의 조각상이 있었는데 좀 낯익은 듯했다. 몽테뉴는 4년간 이곳 보르도의 시장을 역임했다고 하는데 당시 철권 왕 루이 16세의 처형을 두고 보수적인 지롱드파와 진보적인 자코뱅당이 격렬하게 대치했으나 자코뱅당 소속 로베스피에르의 설득력 있는 대 국민 웅변으로 결국 루이 16세는 왕비인 앙투아네트와 함께 단두대에서 처형된다. 

다시 일행은 버스를 타고 생 떼미뇽(St. Teminion) 성당으로 향했다. 높은 곳에 위치한 성당 조망대에서 저 멀리 아스라히 깔려 있는 포도밭이 보였고 성당 바로 밑에는 2 천 년 전에 지었다는 마을의 옛 모습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었는데 프랑스인들이 모두 공유하는 자신의 문화에 대한 지극한 애정과 긍지를 엿볼 수 있었다. 애주가인 동서 형님은 성당 옆에 있는 포도주 상에서 원산지 보르도 레드 와인 두 병을 샀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저녁식사가 예약되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식사 후 머큐어 호텔로 가서 보르도에서 하루 밤을 지냈다. 

다음 날 아침 보르도를 떠나 남 프랑스의 카르카손으로 향했다. 카르카손은 기원전 53년 로마의 속주로 편입되었다. 일행은 콩달성을 둘러본 후 버스로 2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레 보드 프로방스(Les Baux -de Provenc) 로 이동했다. 아를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그곳에는 피카소의 작품이 전시된다고 하는데 일행은 버스에서 내려서 꼬부랑 고개를 굽이굽이 돌아 올라가서 다시 급한 경사길을 내려가니 그 끝에 채석장 입구가 나왔다. 

입구에 빛의 채석장(Carrieres de Lumieres)이라고 써 있었다. 석회암으로 된 바위산에 동굴을 ㄹ 자 모형으로 높이 30여 미터로 파서 벽면을 수직으로 만들었는데 70개의 비디오 프로 젝토를 이용해서 채석장 벽면과 바닥 천정에 수 천개의 거대한 미술품 이미지를 투영하는 멀티 미디어 공간이었다. 전시회를 위해 특수 제작된 사운드 트랙과 함께 계속 회전하면서 파카소의 작품이 벽과 천장에 전시 되었는데 정말 환상적이었다. 빛의 채석장에서는 고흐, 모네, 샤갈, 마티스 세잔느 등의 작품이 매년 한 해씩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면서 전시 된다고 하는데 마침 우리가 갔을 때는 피카소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나는 보는 것을 그리는 게 아니라 생각한 것을 그린다, 예술은 슬픔과 고통을 통해서 나온다” 라고 말한 피카소에 대한 존경심이 은근히 솟아나왔다. 스케치와 판화를 포함해서 4만 5천 점의 작품을 남긴 세기의 천재 화가 피카소는 40세 년하의 여인과 살다 92세를 일기로 생을 마친 행운아였다. 빛의 채석장은 프랑스 남부를 여행하는 분들께 꼭 권장하고 싶은 곳이다. 

20 세기를 대표하는 큐비스티(cubist) 화가와 조우를 한 후 우리 일행은 빈센트 반 고흐가 작품활동을 하던 아를(Arles) 로 향했다. 도착하니 저녁 7시여서 식당으로 직행해서 프랑스 요리 중 인기있는 메뉴인 꼬꼬뱅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다. 닭고기 요리인데 우리말로 닭이 울 때 꼬꼬댁 꼬 하는데 어쩌면 우리 동이족의 언어가 숨겨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떠 올랐다. 식사를 마치고 일행은 고흐가 즐겨갔던 “밤의 테라스 카페”로 갔다. 노란색 차일을 한 카페 앞에는 빈센트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는 아를에서 1년간 있으면서 200여 점의 작품을 완성했다고 하는데 37세에 짧은 생을 마친 빈센트는 극심한 고독함과 슬픔 그리고 빈곤함을 가슴에 묻고 늘 자신을 반겨주는 대자연과 조응 하면서 론 강가에서 깊은 영혼의 세계를 캔버스에 담았다고 한다. 아마도 고독함이 그를 위대한 예술가로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빈센트가 완성한 800여점의 작품 중 오직 1점만 생존 시 에 팔렸다고 하는데 오히려 그의 천재적인 예술성은 사후에 인정받아서 지금은 가장 값진 작품으로 인정받으며 전세계 예술인들의 사랑을 받고있다. 

아를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날 후기 인상파의 대명사인 세잔느( Paul Cezanne)가 태어난 엑상 프로방스로 이동했다. 19세기 말 인상파와 20세기 초 입체화의 교량역할을 했던 세잔느는 피카소와 헨리 마티스에게 막대한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그런 뒤 세잔느가 자주 갔던 카페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대단히 총명했던 세잔느 에게 아버지는 법대를 가서 변호사가 되라고 충고했다고 하는데 그림 그리는 것을 너무도 사랑했던 그는 자신의 길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아는 사람들에게 굳이 무슨 사람이 되라고 강요하지 말라” 고 말한 아인슈타인의 명언이 나의 뇌리를 스쳤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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