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경기 속 폐업업체 늘어 

새 일자리 찾아 동분서주 

엔트리 레벨도 지원 급증

업체측선 부담 채용 꺼려 

"언어장벽·조직적응 문제"



1#>20년 이상 모 물류회사에서 회계 업무를 담당해 온 40대 중반의 정모씨. 몇 년 전부터 회사 경영이 어려워진 탓에 정씨는 최근 해고 통지를 받았다. 그는 동종 업계로 이직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자 결국 한인 은행권과  조지아와 앨라배마에 있는 현대기아 부품공급회사 등에 이력서를 넣고 현재 인터뷰가 잡히길 기다리고 있다. 정씨는 “월급하고 경력도 다 낮춰 지원했는데 아직 인터뷰를 보자는 연락을 한 통도 못받았다”며 “나이도 많은데다 영어도 안되고 취업이 정말 막막하기만 하다”고 하소연했다.

2#>얼마 전까지 그로서리를 운영하며 사장님 소리를 듣고 살았던 50대 초반의 김모씨도 대형 그로서리 업체로 인해 가게를 최근 정리한 뒤 한인업체 이곳저곳에 이력서를 넣고 있지만 3개월째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나이도 있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취업이 너무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라며 “최저 임금을 주는 엔트리 레벨에 지원한 곳도 있는데 연락이 없어 그냥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순항하고 있는 속에서도 유달리 한인사회에서는 불황에 허덕이며 문을 닫거나 몸집을 줄이는 업체들이 많은 가운데 이같은 칼바람 속에 직장을 잃는 40~50대 한인들이 다른 직장으로 취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40~50대 한인들의 경우 급여는 높고 반면 영어가 미숙한 구직자들이 많아 한인 업체들도 이들의 채용을 다소 꺼려하는 분위기여서 구직이 더욱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인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년 채 이어온 불황으로 인해  구직자들 가운데 40~50대 연령층의 비율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고 전했다. 

최근 마케팅 및 사무직 직원 채용 공고를 낸 한 라그란지 소재 한 지상사 업체 관계자는  “엔트리 레벨 직원 모집공고를 냈는데 40~50대 지원자들이 이전에 비해 3배 가까이 많아졌다”라며 “초봉이 3만 달러 선인데 업체 대표를 했던 지원자도 있었다. 나이 때문에 채용을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20대 초반의 대학 졸업자들 가운데 워낙 학벌도 좋고 실력이 뛰어난 지원자들이 많아 어쩔 수 없이 40대 경력자들은 제외했다”고 전했다. 

이들 40~50대 한인 구직자들이 학벌 및 실력 면에서 주류사회 업체들로도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언어적인 장벽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게 구인구직 업계의 분석이다. 

인력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한 업체 대표는 “40대 한인 취업자들이 실력만 놓고 보면 경쟁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영어 구사력과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기가 힘든 점”이라며 “오랜 기간 동안 한 조직에서만 근무하다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는 것도 힘들고 20대 초반의 영어권 동료들과의 의사소통 역시,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