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법무부 감사서 드러나

선택기간 지난 수백명 방치

잘못된 출입국 기록도 적발 

기초연금·건보 부당지급도 



미국 국적과 한국 국적을 동시에 소유하고 있는 복수 국적자 A씨는 2013년 5월 11일 국적선택 기간이 만료 됐음에도 2013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3년 7개월 동안 미국 여권을 갖고 자유롭게 한국과 미국을 오갔다. 입출국 횟수만 무려 34회에 달한다. 국적 선택을 명령해야 할 한국 법무부가 A씨를 방치하면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던 것이다. 

200명이 넘는 복수국적자에 대해 국적 선택기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을 한 복수국적자에게 기초연금을 부당지급을 하는 등 한국정부의 복수국적자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감사원이 22일 발표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법무부는 복수국적자 234명이 국적선택 기간이 지나도록 국적선택을 명령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가운데 93명은 국적선택 기간이 지난 뒤에도 미국 등 외국 여권을 반복해서 사용해 한국을 출입국 하는데도 국적선택명령 등을 하지 않고 방치했다.

감사원은 이와함께 2012년∼2016년 외국 국적 불행사 서약을 한 복수국적자 가운데 477명이 서약을 어기고 2회 이상 외국 여권을 사용해 한국에 출입국했다.

무엇보다 감사원이 이들 477명을 조사한 결과 62명이 외국 여권으로 출국 후 해외에 머물면서 한국의 기초연금 8,000여 만원을 부당수급한 사실도 밝혀냈다.

감사원은 또 병무청이 병역자원 관리 중 발견한 복수국적자 2,742명을 법무부에 통보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했다. 이 중 법무부가 자체 관리하던 복수국적자를 제외한 2,291명이 출입국관리정보시스템에 복수국적자라는 사실이 누락돼 있었다.

감사원이 이들 2,291명을 조사한 결과, 121명이 국외이주 목적의 국외여행을 허가받은 뒤에도 5,500여 만원의 한국 건강보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는 121명이 한국에 살지 않겠다고 하고, 병역의무를 유예받은 뒤에도 한국에서 진료받고 건강보험처리를 받았다는 뜻이다.

감사원은 법무부 장관에게 주기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하고,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병무청장•복지부장관•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게도 미흡한 점을 개선하라고 통보했다. 

<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