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모(64ㆍ여)씨는 화장실에 갔다가 미끄러졌다. 다행히 세면대를 잡고 넘어지는 바람에 크게 다치지 않았다.

하지만 엉덩방아를 찧은 곳이 계속 아팠다. 좋아지려니 하고 있다가 통증이 가시지 않자 병원을 찾았다가 엉덩이관절(고관절) 골절 진단을 받았다. 골다공증이어서 살짝 넘어졌지만 골절이 됐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씨처럼 낙상으로 통증이 생겨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파스나 진통제로 버티다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의들은 “고령인들이 골절을 미리 막으려면 평소 뼈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 열 살 더 먹으면 골다공증 위험 2배 증가

65세 이상 20%가 낙상 예방하려면 약물 치료 칼슘·비타민D 섭취해야

 

 

50세 이상에서 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70%가 넘지만 골절 등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매우 부족해 적지 않은 사람이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겪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50세 이상에서 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70%가 넘지만 골절 등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매우 부족해 적지 않은 사람이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겪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60대 이상 여성, 뼈 질환 90% 넘게 앓아

35세가 넘으면 뼈는 성장을 멈추고 밀도도 점점 떨어진다. 단단한 물질이 얇아지고 구멍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뼈에 구멍이 생기는 병이 골다공증이다. 골밀도 검사에서 T점수가 ‘-2.5 이하’라면 골다공증이고, -1.0~-2.5라면 골감소증으로 진단한다. 뼈의 양이 줄어 들고 뼈의 강도가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진다. 하지만 뼈가 부러지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한골대사학회가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1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50세 이상에서 골다공증은 22.4%였으며, 골감소증은 47.9%였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이 크게 늘었다. 10세 단위로 나이 들수록 골다공증이 2배씩 늘었다. 특히 여성은 폐경기인 50대 때부터 골다공증과 골감소증이 급증했다.

여성의 경우 60대에서 골다공증이 36.6%, 골감소증은 54.2%, 70대 이상은 골다공증 68.5%, 골감소증 30%였다. 여성이 70대가 넘으면 98.5%가 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도 60대에는 골다공증이 7.5%, 골감소증은 47.6%, 70대가 넘으면 골다공증이 18%, 골감소증은 55.9%였다. 남성도 70대가 넘으면 73.9%가 뼈 건강이 문제였다.

골다공증이 무서운 이유는 골절을 유발하고, 특히 고령층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고령인은 한해 20% 가량이 넘어진다. 65세 이상 고령인의 낙상 사고는 겨울철(12~2월)에 30.7%가 발생해 사계절 가운데 가장 많다(질병관리본부). 특히 낙상한 고령인의 10~20%가 뼈가 부러졌다.

변동원 대한골대사학회 이사장(순천향대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골다공증 골절 환자는 2008년 인구 1만명 당(50세 이상) 112.9명에서 2013년 140.1명으로 매년 4%씩 꾸준히 늘고 있다”며 “위중도가 높은 엉덩이관절 골절은 2008년 인구 10만명 당 259명에서 2013년에는 333명으로 매년 7%씩 증가했다”고 했다. 변 이사장은 “특히 엉덩이관절 골절은 여성이 남성보다 2.5배 정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엉덩이관절이 부러진 남성 5명 중 1명은 1년 이내 사망했다. 특히 70세가 넘는 남성은 대퇴(넓적다리) 골절이 발생했을 때 1년 내 사망할 확률이 54%에 이른다. 골다공증 골절로 인한 의료비도 2008년 이후 계속 늘어나 2013년에는 엉덩이관절 골절이 919만원, 척추 골절은 499.5만원이나 됐다.

오종건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낙상으로 인한 고령 환자의 엉덩이관절 골절을 방치하면 6개월 이내 2차 합병증이 생기고, 이 때문에 50% 이상이 사망한다”며 “빠른 치료와 신속한 재활로 고령 환자의 신체 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54세 여성, 골밀도 무료 검사할 수 있어

이 같은 추세라면 골다공증으로 인한 엉덩이관절이나 척추 골절이 2025년에는 지금의 1.4배가 늘어날 것이라고 대한골대사학회는 예측했다. 신정호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예방하려면 적절한 약물 치료가 중요한데, 비스포스포네이트를 투약하면 38% 정도 골절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골다공증의 약물 치료율은 아주 낮아 여성은 36%, 남성이 16%에 그치고 있다(2010년 건강보험공단 자료).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약물 치료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다시 골절될 위험이 높은 환자의 경우 6개월 내 약물 치료율이 전체 41%이지만 50대는 14%에 불과했다. 약 처방을 받은 환자도 39%는 6개월 내 중단했으며, 1년 이상 복용하는 경우는 24%에 그쳐 환자의 약 복용 인식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60세 이상이라면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1~2년마다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여성은 폐경에 의한 호르몬 변화가 있어, 폐경 이후 한번쯤 골밀도를 확인해야 한다. 지난해까지 66세 때에만 무료로 골밀도 검사를 받았지만 올해부터 54세에도 한 차례 더 무료 골밀도 검사를 받게 됐다.

골다공증 골절을 예방하려면 모든 연령층에서 적정량의 칼슘과 비타민D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하영 원광대 산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칼슘은 하루 800~1,000㎎ 섭취가 권장되며, 1차적으로 우유 멸치 해조류 두부 등의 음식으로 먹고 부족할 경우 영양제 복용을 권한다”고 했다. 비타민D는 햇볕을 쬐면 피부에서 생성되지만 겨울철이나 실내 근무자나 자외선 차단제 사용자는 하루 800 단위 정도의 비타민D 보충제를 먹는 게 좋다.

골다공증 예방에 좋은 운동으로는 등산이나 걷기, 조깅 등을 체력에 맞는 강도와 횟수로 하면 된다. 지나친 술과 담배, 커피, 무리한 다이어트는 삼가야 한다. 골절을 이미 경험한 사람은 다시 부러질 위험이 매우 높으므로 반드시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