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이 낸 팁을 고용주가 모아서 직원들에게 나눠줄 수 있도록 정한 연방노동부(DOL) 규정이 시행될 경우 팁을 받는 직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연간 58억달러의 수입을 잃게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팁을 받는 직업의 80%를 여성이 점하고 있어 여성 근로자들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때문에 함께 고생하는 직원들과 수입을 나눈다는 명분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고용주의 투명한 분배 의무가 선행되도록 규정이 정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워싱턴DC의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이코노믹 팔러시 인스티튜트’(EPI)는 연방 노동부가 추진 중인 고용주의 팁 분배 권한 부여 규정이 최종 시행되면 전국적으로 팁을 받는 근로자들이 58억달러의 연소득을 잃을 것이라고 18일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이던 2011년 만들어진 고용주의 팁 분배 금지 규정을 완전히 뒤집은 결정을 현재 연방노동부가 추진 중으로 고용주 입장에서는 직원들에게 최저임금 이상만 주고 있다면 팁을 분배할 권리를 갖게 되는 것이다.

EPI는 “레스토랑 직원, 바텐더, 헤어 스타일리스트 등 팁을 받는 직종에서 근무하는 이들 가운데 80%가 여성으로 이들의 손해는 46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라며 “팁을 받는 직종에 여성이 더 많이 종사하고, 남성보다 낮은 임금을 받기 때문에 이번 규정은 불균형적으로 여성에게 더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EPI에 따르면 팁을 받는 직종에 근무하면서 최저임금 이상을 버는 이들의 비중은 여성이 68.8%로 남성의 76.4%보다 낮았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LA, 뉴욕, 시카고 지역에서만 12%의 팁이 수퍼바이저에 의해 갈취당했다는 통계도 있다.

당초 연방노동부는 해당 규정을 소개하며 더 많은 직원들에게 팁을 분배할 수 있는 자유를 주겠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새로운 규정은 직원들 사이의 임금 불평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며 “2011년 공포된 고용주의 팁 분배 금지 규정의 대안으로서 이미 여러 차례 법정공방을 일으켰던 부분을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EPI는 노동부가 중요한 부분을 숨겼다고 주장했다. 고용주가 수집한 팁을 분배토록 하는 것이 핵심인데 정작 고용주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분배의 노력을 다 할 수 있도록 규제하는 내용이 빠졌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합법적으로 고용주가 직원들의 몫인 팁으로 본인의 주머니를 채울 수 있다는 우려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도 사설을 통해 “식당의 웨이트레스로 일하며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 맘이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얼마나 어렵게 투쟁하는지 트럼프 행정부는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분명한 것은 이런 중요한 연방정부의 규정을 바꾸면서 실증적인 연구 조차 제대로 한 것이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가주는 주 대법원의 판례를 통해 팁을 나누는 팁 풀링(tip pooling) 제도를 택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단서 조항이 있다. 즉, 업주는 손님이 직접 업주의 손에 팁을 쥐어주지 않은 이상 절대로 팁에 손을 댈 수 없고, 팁 풀링을 하는 경우라도 업주는 물론, 매니저와 수퍼바이저 등은 관여할 수 없다.              <류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