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늘어나 행복감 증가와 비례 안해

수퍼부자들 기부운동 자신들에도 유익

근심 걱정 없을 것 같았던 세계 최대 거부 앤드류 카네기도 한가지 매우 큰 걱정거리가 있었다. 그의 재산을 물려받는 상속자들이 막대한 재산으로 인해 어떤 잠재적 영향을 받게 되느냐 였다. 그는 여기에서 명쾌한 해답을 남겼다. “자녀에게 막대한 재산을 남겨주는 부모는 일반적으로 자녀들의 재능과 열정을 소멸시켜 그들이 실제 가져야 할 것 보다 더 가치 없고 유익하지 못한 인생을 살게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카네기의 고민에서 2가지 질문을 갖게 된다. 돈이 많을수록 행복감이 더 커질까. 또 노력해 돈을 버는 것에 비해 물려받는 것이 얼마나 더 우리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이다. 월스트릿저널은 이 문제를 풀어보기 위해 백만장자들을 조사한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박사과정 학생 도넬리와 하바드 비즈니스스쿨 노튼 교수의 연구 보고서를 발췌 보도했다. 

돈과 행복의 관계는 수십여년간 풀리지 않은 연구 과제로 이어져 왔다. 많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보면 일반적으로 돈은 행복에 중요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으면 오히려 행복감이 감소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만5,000 달러별로 끊어 연 5만~7만5,000 달러를 버는 사람의 행복감이 7만5,000~10만 달러 소득자가 느끼는 행복감보다 더 크다. 

실제 노벨상 수상자인 다니엘 카니만과 앤거스 디톤은 수입이 올라감으로 느끼는 행복감은 7만5,000 달러 언저리서 정점을 찍고 이후부터 줄어들기 시작한다고 한 연구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 정도 수준 이상을 넘어서는 수입은 사람의 안락한 삶의 능력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 같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행복감은 7만5,000달러대에서 온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이런 기존 연구 대부분에는 한가지 큰 결점이 있음을 알게 됐다. 이런종류의 설문에 응하는 백만장자들의 숫자가 너무 적다는 점이다. 따라서 백만장자의 행복감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 

그래서 많은 백만장자를 조사 대상에 포함시켜 연구를 해보기로 했다. 맨하임 대학의 티안니 젱과 ‘블랙록’의 에밀리 헤이슬리를 포함한 연구진들은 4,000명 이상의 백만장자의 재산을 관리하는 고소득자 재정회사의 도움으로 이들의 재산과 행복감의 관계를 살펴봤다. 

이정도 숫자라면 큰 부자들 사이에서 어떻게 재산이 행복감에 영향을 주는지를 기존의 연구 보다도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백만장자 설문 조사 대상자가 많으면 2만5,000달러 단위로 끊어 수백 수천만 달러를 가진 백만장자들의 행복감에 어떤 차이를 줄 수 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게 된다. 

응답자는 우선 일반적으로 현재 생활에서 행복감을 얼마나 느끼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답한 다음 저축, 투자, 자산 등 총 재산에서 부채를 뺀 순수 가치를 책정해 이들의 등급별 행복도를 조사해 봤다. 

 

■돈이 많을수록 더 행복?

그 결과, 매우 돈이 많은 사람들, 즉 순수 재산이 1,000만 달러 이상인 응답자는 순수 재산이 100만 달러 또는 200만 달러를 가진 사람들 보다 행복감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재산이 행복감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 차이가 났지만 그다지 큰 것은 아니었다. 이들 큰 재력가들의 행복감은 10등급으로 나누어 측정한 결과 고작 0.25 포인트 만큼만 더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결론은 주머니에 매번 백만 달러가 추가될수록 분명 행복감은 더 높아지지만 인생이 변화될 정도로 행복감이 더 높아 지는 것은 아니다. 

■ 일해서 번돈 vs 유산

연구진들은 또 재산 정도에 따라 백만장자가 느끼는 행복감을 예측할 수 있는 지도 알아봤다. 사람들이 재산에게 얻게 되는 행복이 열심히 일해서 번 것과 유산을 받은 것에 따라 차이가 있는가를 조사한 것이다. 

이를위해 응답자들에게 그들이 이룩한 부의 근원이 투자, 비즈니스 수익, 급여 및 보너스 등을 통해 자력을 획득한 것인지 아니면 유산을 통해서 또는 부자와 결혼을 해서 얻는 비근로형 재산인지를 아울러 물었다. 

그 결과 양쪽 다 재산이 늘어날수록 행복감을 더 크게 느낀다는 사실은 공통점을 보였다. 하지만 자신이 직접 땀 흘리고 노력한 결과로 재산을 얻은 사람들이 유산이나 결혼으로 재산을 얻는 사람들보다 행복감은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양쪽 그룹의 행복감이 크게 차이가 나는 이유 중에 우리가 미처 간파하지 못한 것이 있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결과는 앞서 말한 카네기의 말을 충분히 뒷받침 해주고도 남는다. 

■자선 하라 

모든 조사를 종합해 볼 때 연구진들은 매우 큰 부자는 ‘보통’ 부자보다 분명 더 행복하지만 그렇다고 재산 크기만큼 더 행복한 것은 아니고 그 차이는 소폭에 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벌어서 획득한 재산이 됐던 물려받은 재산이던 간에 행복은 재산과 관계가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백만장자들은 재산에서 좀 더 많은 행복감을 끌어 낼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카네기는 한가지 해결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말년에 자신의 재산 거의 대부분을 자선단체와 재산 그리고 대학에 기부하면서 그의 상속자들이 관여 하지 못하게 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상속자들이 유용하고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분명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이런 해결책이 더 큰 행복의 지혜를 주고 있다. 

많은 연구들이 다른 사람에게 돈을 기부하면 그 돈을 자신을 위해서 쓰는 것 보다 훨씬 더 큰 행복감을 이끌 수 있음을 보여준다. 카네기 역시 이런 방법으로 그의 행복감을 극대화 시켰을 것이다. 

그의 이런 전략은 오늘까지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170명 이상의 백만 장자와 억만장자들이 ‘기빙 플레지’(기부 약속·giving pledge)에 서명 했다. ‘기빙 플레지’는 2010년 빌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시작한 캠페인으로 부자들에게 그의 재산을 자선 목적으로 기부하도록 독려는 사회 운동이다. 

따라서 이런 자선 운동은 받는 사람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부자들 그리고 그들의 유산을 받는 상속자들에게도 행복감이라는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김정섭 기자> 

2017121301010012655.jpg돈이 얼마나 있어야 행복할까. 일정 수준을 지나면 돈이 불어난 만큼 비례해 행복감이 증폭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