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시간’이라는 말이 있다. 신문 기자 혹은 작가들이 흔히 쓰는 용어로 글을 편집실에 넘겨 주어야 하는 마감 시간을 이르는 말이다. 어떤 일을 해내거나 끝을 내야 하는 기한을 뜻한다. 영어로는 데드라인이라고 하는데, 단어의 뜻만으로 보면 정해진 기한 내에 일을 해내지 못하면 죽음이나 마찬가지라는 살벌한 의미를 지닌다고 있다 하겠다. 데드라인(Deadline)이라는 용어의 유래에 관해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2차 세계대전 중에 포로들에게 선을 그어 놓고 그 선을 넘으면 죽이겠다고 엄포를 놓은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오바마케어에서도 데드라인이 있다. 미국에서 이제는 아무 때나 원하는 시기에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없어서 데드라인이란 말이 더욱 실감 난다. 왜냐하면, Open Enrollment 기간(1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이 따로 있기 때문에 그렇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Open Enrollment 기간 안에서만 건강보험에 가입하거나 갱신할 수 있다. Open Enrollment 기간이 끝나는 12월 15일이 오바마케어 가입과 갱신의 데드라인이다.
‘전과동’ 씨는 과거에 일어난 일이 미래에도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는 2014년도에 오바마케어가 시행되기 시작할 때부터 줄곧 오바마케어 건강보험에 가입해 왔다. 2014년의 오바마케어에 가입할 적에는 가입 기간이 2013년 10월 1일부터 2014년 3월 31일까지 장장 6개월이나 되어 엄청나게 길었었다. 그 후 다소 조정되어 11월 15일부터 다음 해 1월 30일로 줄어들었다. 그 당시에는 어찌 된 영문인지 11월부터 가끔 오바마케어 당국이 이메일을 보내 갱신 12월 15일까지 갱신을 서두르라고 대문짝만한 큰 글씨로 알려주는 것이 아닌가. 마감일이 다음 해 1월 31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전과동’ 씨는 오바마케어의 갱신 마감일은 12월 15일이고 신규 가입은 내년 1월 31일까지라는 뜻일 것이라고 그 당시에는 생각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마감일이 1월 31일이지만 당국이 가입과 갱신을 재촉하기 위해 12월 15일이 마감일인 것처럼 서둘렀었다. 그런데 2018년의 오바마케어에 대해서도 당국이 이메일로 마감일이 12월 15일이라고 알려오고 있다. ‘전과동’ 씨는 생각하기를, 예년과 마찬가지로 마감일이 내년 1월 31일이기는 하지만 가입과 갱신을 재촉하기 위해 서두르는 거라라고 생각하고 있다. 과연 ‘전과동’ 씨의 짐작이 맞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2018년도 오바마케어의 가입과 갱신 기간이 예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케어를 없애려고 하다가 여의치 않자 가입과 갱신 기간을 줄여버렸다고 보아도 되지만 이제 오바마케어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져 가입과 갱신 기간을 짧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따라서 예년처럼 생각하고 내년 1월 31일까지 가입하거나 갱신해도 된다고 마음 놓고 있다가는 큰 코 다칠 수도 있겠다. 올해 12월 15일이 지나서 오바마케어 건강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정상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질문하기를, “오바마케어가 아닌 일반 보험은 12월 15일 이후에도 가입할 수 있지 않냐?”라고 묻기도 한다. 그렇지 않다. 지금은 메디케어, 메디케이드를 제외한 거의 모든 건강보험이 오바마케어 제도의 통제를 받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일반 건강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12월 15에 이루어져야 한다. 다만, 예외에 해당하는 사람은 12월 15일 이후에도 가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장에 새로 들어 간다든가, 직장에서 퇴사했다든가, 미국에 갓 이민했다든가, 미국내에서 이사를 했다든가, 갓 결혼을 했다든가, 이혼을 했다든가 등등이다. 이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Open Enrollment 기간 이외에는 정상적으로 건강보험 가입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건강보험 가입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 분은 일단 12월 15일까지 내년도 오바마케어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가입하고 나서 가입한 것이 후회되면 그때 가입을 취소해도 되므로 일단 가입해 놓고 보는 것이 안전하다. 건강보험의 취소는 연중 아무 때나 가능해도 된다. 가입은 자유롭지 못하지만, 취소는 자유롭다. (최선호 보험제공 770-234-4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