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준 36.6%로 사상 최고치인 37%에 근접
집값 상승·학자금 대출 등 탓 내집 마련 못해
전국적으로 렌트 세입자 숫자가 최근 50년래 최대치에 근접했다.
치솟는 집값부터 학자금 대출 부담까지 집을 사지 못하는 이유는 많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주택을 소유하는 것이 렌트보다 이득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리서치 전문회사 ‘퓨(Pew) 리서치 센터’는 센서스 통계를 바탕으로 지난해 기준 전체 국민 가운데 세입자 비중은 36.6%로 기존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1965년의 37%에 근접했다고 20일 밝혔다.
퓨 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10년간만 놓고 봐도 전체 미국인 가정은 약 760만세대가 증가했지만 주택을 소유한 가정의 숫자는 큰 증가 없이 이전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세입자 비율은 지난 10년새 10%포인트 가량 증가하면서 50년래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섰다.
보고서를 작성한 퓨 리서치의 리처드 프라이 수석 분석가는 “집값 상승과 부동산 시장 붕괴 우려, 막대한 학자금 대출 부담 등에 발목 잡힌 미국인들이 집을 살 여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중 특히 학자금 대출금 부담이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실증적인 통계 근거가 있다는 설명이다. 35세 이하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세입자 비중이 10년 전인 2006년에 비해 8%포인트 오른 65%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프라이 분석가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뒤부터 갚는 학자금 대출 상환 압력에 집을 살 다운페이를 마련하지 못하는 게 젊은이들이 처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정착의 안정감 보다는 이주의 자유로움을 보다 선호하는 취향도 세입자 비율을 높인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입자 숫자와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의 속마음은 통계와는 다른 것으로 또 다른 조사 결과 드러났다. 부동산 전문 웹사이트 트룰리아(Trulia)가 최근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가장 많은 41%는 가장 후회하는 것으로 ‘집을 구매하지 않은 것’을 꼽았다.
트룰리아의 데이빗 와이드너 에디터는 “세입자들이 지나치게 조심스럽고, 소극적이라는 사실을 이번 조사에서 발견했다”며 “그러나 전국의 주요 대도시와 부동산 시장에서 널리 통용되는 공식은 한 지역에서 7년 이상 거주한다면 렌트보다 매입이 유리하다는 점이다”라고 전했다.
지난달을 기준으로 전국 주택 가격의 중간값이 20만달러를 넘어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해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와이드너 에디터는 “모기지는 엄청난 투자 같지만 본인의 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 그리 큰 부담은 되지 않는다”며 “특히 젊은 밀레니얼 세대라면 소득이 늘어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처음 몇년 정도만 부담을 참아내면 이후에는 상환하는 원리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류정일 기자>
미국인의 37%가 세입자인 것으로 나타나 1965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LA 지역에 있는 한 아파트단지 모습. <LA 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