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베테랑스 에듀

“사사건건 간섭, 바가지 횡포 못참아”

지역뉴스 | 부동산 | 2017-05-22 10:10:58

주택소유주협회,바가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뒷마당 놀이기구 색깔 교체 요구, 우체함 교체 500달러 부과도

새로 지어진 주택 단지 중 ‘주택소유주협회’(HOA)가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협회는 단지내 쾌적한 주거 환경을 위해 공공시설을 관리하고 대신 주택 소유주들에게 비용을 나눠서 받는다. 협회는 흔히 단지 내 조경 시설 관리, 공동 수영장 관리, 가로등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한다. 그러나 일부 협회는 공공시설 관리란 좋은 목적을 앞세워 까다로운 규칙을 들이대며 주민들의 생활에 일일이 간섭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협회가 주민들을 위해 오히려 없는 편이 나은 불필요한 존재가 된다. 온라인 부동산업체 ‘리얼터 닷컴’이 까다로운 협회에 맞서 싸워 권리를 되찾은 주민들의 사례를 모았다.

■ 보라색이 문제인가요

미주리주 리 서밋의 말라 스타우트는 2014년 뒷마당에 어린 자녀들을 위해 멋진 놀이터를 만들어 주기로 했다. 이왕이면 자녀들이 뒷마당에서 자주 놀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놀이 기구의 색깔을 자녀들이 직접 선택하도록 했다. 자녀들이 선택한 놀이 기구 색깔은 보라색. 스타우트는 자녀들이 신나게 뛰어 노는 장면을 상상하며 그네와 놀이 기구를 보라색으로 열심히 칠했다.

얼마되지 않아 주택소유주 협회에서 한 장의 통보가 날아들었다. 보라색 놀이 기구들이 이웃 주민들에게 흉물스럽게 여겨진다는 내용의 통보였다. 더군다나 통보에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스타우트 부부를 고소할 수 있다는 협박적인 내용까지 실려 있었다. 

부부는 너무 어이가 없어 고민 끝에 협회를 상대로 법정에서 싸우기로 했다.

법원은 부부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의 판결에 따르면 협회가 이웃 주민들이 혐오할 만한 색상의 사용을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권한을 행사하려면 금지된 색상을 규정에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어야 한다. 스타우트 부부가 속한 협회의 규정에는 ‘차분한 색상이나 이웃과 부조화를 이루는 색상을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만 있을 뿐 보라색을 지정해서 금지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 미리 통보만 했어도

플로리다주 탐파 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몰아 닥친 2002년이었다. 사상 유례없는 극심한 가뭄탓에 주민 에드 시몬스의 앞마당 잔디는 관리를 한다고 했지만 보기 흉하게 다 죽고 말았다. 얼마 있다가 협회측에서 조경 업체를 보내 와 다 말라서 죽어버린 시몬스의 앞마당 잔디를 싱싱한 새 잔디로 싹 다 갈아줬다. ‘이렇게 고마운 협회도 있다니’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던중 난데없이 잔디 교체 비용으로 약 2,212달러를 내라는 협회의 통보가 곧장 전달됐다.

시몬스는 잔디 교체 비용을 내는 것을 거부했고 결국 협회와 시몬스는 법정에서 만나야 했다. 양측이 양보없이 자신의 뜻만 내세우다가 지루한 법정 싸움은 무려 11년간이나 이어졌다. 법원은 결국 시몬스의 승소 판결을 내렸고 협회는 시몬스에게 대부분 소송비인 약 8만5,000달러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승소판결에도 불구하소 시몬스 역시 승자는 아니었다. 법정 공방을 지속하는 동안 변호사비로 무려 22만달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협회는 주민을 위해 실시한 수리나 공사비를 주민에게 부담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협회가 주민에게 아무 통보도 없이 자체적으로 공사를 실시하고 주민의 동의 없이 비용을 청구했기 때문에 패소한 사례다. 해당 주민에게 죽은 잔디를 보수하라고 사전 서면 통보를 했더라면 주민이 더 저렴한 비용에 직접 잔디 수리에 나설 수도 있었다는 것이 법원측의 설명이다.

■‘공정주택거래법’를 건드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두 자녀를 위해 찰스, 멜라니 홀리스 부부는 선룸 증축이 절실했다. 뒷마당 공간을 활용해 선룸을 들여 아이들의 가내 치료를 실시해야했기 때문이다. 테네시주 프랭클린에 거주하는 부부는 2011년 선룸 증축을 결심하고 우선 도면을 협회측에 보내 승인을 요청했다.

그런데 협회측은 자꾸 추가 서류를 요구하면서 승인을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부부는 협회측의 지연 행위가 승인을 거부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협회측은 소송에서 져 부부에게 약 15만6,000달러의 지급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협회측은 증축 등 주택 개량 공사를 승인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그러나 장애를 지닌 주민에게 의료 목적으로 필요한 공사의 경우에는 다르다. 

‘주택공정거래법’(Fair Housing Act)에 따르면 협회가 장애 주민을 위한 개조 공사를 거절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협회의 행위가 주택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간주돼 결국 부부에게 거액을 지급하게 된 것이다.            <3면에 계속>

                         <준 최 객원기자>

“사사건건 간섭, 바가지 횡포 못참아”
“사사건건 간섭, 바가지 횡포 못참아”

일방적으로 앞마당 잔디를 교체하고 비용을 청구한 주택 소유주 협회와의 소송에서 승소한 주택 소유주가 있다. 기사와는 관계 없는 잔디 관련 자료 사진.                                                                                                                                                       <AP>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1월 주택가 전년비 6.0%↑ 금리하락·상승세 가팔라져

지난 1월 주요 도시 주택가격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26일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1월 주택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

지역은행 5곳 등급전망,‘안정적→부정적’ 하향

상업 부동산 부실우려 반영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26일 미 지역은행 5곳에 대해 상업용 부동산(CRE) 부실 우려를 이유로 등급 전망을 ‘안정적

"위에 인부들이 있다" 직후 "다리가 무너졌다!"…긴박했던 90초
"위에 인부들이 있다" 직후 "다리가 무너졌다!"…긴박했던 90초

NYT, 볼티모어항 교량 붕괴 당시 경찰 무전기록 보도'선박 충돌·다리 붕괴 전 5분' 상황 재구성무너진 볼티모어항 다리[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방향

디즈니-플로리다 소송, 합의로 매듭…진보·보수 문화전쟁 휴전
디즈니-플로리다 소송, 합의로 매듭…진보·보수 문화전쟁 휴전

'성정체성 교육금지법' 반대 계기로 특별지위 놓고 다툼…NYT "디즈니의 항복"  디즈니 캐릭터 미키 마우스와 디샌티스 주지사[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차, 조지아 전기차 공장서 하이브리드차 생산도 검토"
"현대차, 조지아 전기차 공장서 하이브리드차 생산도 검토"

CNBC, 무뇨스 COO 발언 내용 보도…"PHEV 수요 높아"조지아주 주정부와 현대차 관계자가 26일 공개한 현대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전경. [조지아 주지사실 제공. 재판매 및

세계 8억명 굶주리는데…유엔 "매일 음식물 10억끼 버려"
세계 8억명 굶주리는데…유엔 "매일 음식물 10억끼 버려"

버려지는 음식물[유엔환경계획(UNEP) 사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 세계 인구 중 8억명이 굶주리는 상황에서 매일 10억끼 분량의 음식물이 버려진다고 유엔환경계획(UN

2023년 조지아 중산층 최소 연봉
2023년 조지아 중산층 최소 연봉

연 소득 65,000달러중산층 비율 60% 감소 조지아에서 4인 가족이 중산층으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최소 연봉이 65,000달러가 돼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플레이션 데이터 수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장소, 애틀랜타 동네 3곳 선정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장소, 애틀랜타 동네 3곳 선정

알파레타/존스크릭 전국 4위미드타운 애틀랜타 9위애틀랜틱 스테이션 14위 미국 전역에서 가장 살기 좋은 15개 지역에 애틀랜타의 동네 3 곳이 선정됐다.Niche가 가장 살기 좋은

일가족 구한 UGA 여학생들 의회에서 ‘영웅 대접’
일가족 구한 UGA 여학생들 의회에서 ‘영웅 대접’

연못에 빠진 자동차 구조CPR로 어린이 생명 구해 도로에서 굴러 떨어져 연못에 빠진 차량의 가족 3명을 구출한 UGA 여학생 5명이 3월 26일 조지아 의회에 초대 받아 영웅 대접

디캡 검찰, 38년 전 강간범 DNA 검사로 체포
디캡 검찰, 38년 전 강간범 DNA 검사로 체포

두 형제, 1986년 7차례 성폭행 연관 38년 전 발생한 성폭행 사건 용의자 두 명이 최근 새로운 DNA 수사 기법을 통해 붙잡혔다. 셰리 보스턴 디캡카운티 지방검사장은 27일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