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뉴욕방문 맞춰
이민단체 등 대규모 시위 예정
트럼프타워 주변 등 경호 비상
취임 이후 처음으로 뉴욕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환대를 받기는커녕 대규모 시위대를 맞닥뜨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5일만인 4일 뉴욕을 다시 밟는다. 퇴역 항공모함을 활용해 만들어진 인트레피드 박물관에서 열리는 '산호해 전투' 75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도 하기 위해서다. 트럼프의 이후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인트레피드 박물관 행사에 이어 트럼프타워로 이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환영 인파 보다는 시위대 인파에 둘러 싸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과 오바마 케어 폐지 움직임에 반대하는 뉴욕시민들이 여러 건의 시위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위 주도 단체들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 장소와 시간을 알리면서 시위 규모를 불리고 있다.
우선 이민자 권익 옹호단체인 '뉴욕이민자연맹'과 뉴욕주이민자액션펀드는 이날 오전부터 맨하탄 트럼프타워 주위에서 시위할 예정이다.
스티븐 최 뉴욕이민자연맹 사무총장은 "수천명이 시위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에 처음 돌아온 날, 전세계는 우리가 다시 트럼프에게 반대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시스트 히어와 워킹 패밀리스 파티는 오후 2~5시 미드타운 웨스트 지역에 있는 드와잇 클린턴 팍(52~54스트릿, 11~12애비뉴)에서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며, 라이즈&리시스트는 맨하탄 44스트릿과 12애비뉴 부근에서 오후 2시부터 시위를 펼칠 예정이다.
대규모 시위가 예상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경호도 비상이 걸렸다.
수 백명의 경찰이 인트레피드 박물관 주위에 배치돼 격렬 시위를 막을 계획이며, 트럼프타워 주위에는 이미 경찰력이 증강됐다. 바리케이드와 체크포인트가 설치됐으며, 일부 도로는 통행이 폐쇄됐다. <금홍기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에서 태어나 70년을 뉴욕에서 생활했지만 민주당 성향이 강한 뉴욕에서 별로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작년 대통령선거에서도 18%의 득표율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전 거주지였던 트럼프타워에는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와 막내아들 배런이 아직 살고 있다. 이들은 이번 학년이 끝난 뒤 백악관으로 옮길 계획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