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정보기술) 업계의 ‘거인’ 구글이 광고 시스템에서 심각한 허점이 노출됨에 따라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월스트릿 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주요 고객이었던 이동통신사 AT&T와 버라이즌, 존슨 앤 존슨, 세계적 제약회사인 GSK, 렌터카 회사인 엔터프라이즈 홀딩스, 영국회사 막스 앤 스펜서 등이 광고를 일제히 취소했기 때문이다. 이 대열에는 글로벌 은행 대장주 JP 모건 체이스마저 가담했다.
테러리즘 지지와 같은 부적합한 콘텐츠에 광고가 붙는 데 대한 집단적 반발이었다. 광고 취소를 결정한 기업들은 구글측에 보완책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
대형 고객들의 이탈이 얼마나 지속될지, 그리고 구글이 취할 대책이 과연 이 회사의 광고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가늠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구글이 차지하는 주도적 지위를 감안한다면 광고주들이 구글을 외면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대형 고객들이 빠져나간다는 것은 이 회사에는 단기적 리스크라고 볼 수 있다.
구글은 자동화 광고 시스템을 통해 수많은 외부 사이트와 유튜브 영상들에 기업들이 의뢰한 광고를 노출한다. 지난해 이 회사가 거둔 광고 매출은 18%가 늘어난 120억달러에 이른다.
구글의 방대하고 폭넓은 광고 네트웍은 실리콘 밸리에 자리 잡고 있는 동종 기업들에는 선망의 대상이고, 광고주들에게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규모와 다양성이라는 장점이 오히려 광고관리시스템의 보완책 마련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물론 구글은 부적합한 콘텐츠에 광고가 붙는 사례를 막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모니터링 요원 수천 명을 운용하는 외에 논란의 소지가 있는 콘텐츠를 가려낼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구글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