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 국민 출국후 재입국 불가
국무부가 이라크 등 이슬람권 7개국 국민에게 이미 발급한 미국 비자를 잠정 취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미국에 들어와 사는 수만 명의 7개국 국적자의 미국 비자가 하루아침에 취소되면서, 이들 사이에서 추방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퍼지고 있다.
2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국무부는 공지문을 통해 "이들 7개국 국적자에게 발급된 이민·비이민 비자를 잠정적으로 취소한다"고 밝혔다. 공지문은 에드워드 라모토스키 국무부 부차관보의 명의로 1월 27일자이며, 이 같은 조처가 국토안보부의 요청과 '반이민 행정명령'을 따르기 위한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이 비자들은 미 정부가 국익을 고려해 개별 심사에서 예외를 인정해주면 회복된다. 비이민 비자 중에서 외교관, 정부기구, 승무원 비자 등은 제외된다.
이에 따라 미국에 사는 7개국 국적의 난민, 학생, 기술기업 직원 등의 지위가 위험에 놓였다. '미국 이민변호사협회는 "이것은 사람들의 입국을 막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미국에서 오래 살았던 사람이더라도 일단 미국을 떠나면 배제하겠다는 뜻"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이 미국에서 '무비자 상태'라는 것은 일단 미국에서 출국하면 본국에서 새 미국 비자를 받지 않는 한 재입국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번 행정명령으로 이 같은 새 비자발급은 한시 중단돼 있다.
그러나 질리언 크리스텐슨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행정명령은 발령 시점에 이미 미국에 합법적인 비자를 갖고 사는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의 이민비자를 받은 7개국 국민은 3만1천804명이며, 수천 명이 학생비자 등 다른 비이민 비자를 받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