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중심 4개 지점 둔 소형 한인은행
BBCN-윌셔 합병 반년만에 확장 가속화
뱅크 오브 호프(행장 케빈 김)가 워싱턴주 시애틀에 본점을 둔 한인은행인 유니은행(행장 이창열)을 전격 인수했다. 지난해 7월 구 BBCN과 구 윌셔은행이 통합 출범한 뱅크 오브 호프는 이로써 채 1년이 되지 않아 추가로 인수&합병(M&A)에 성공하며 영토를 더욱 확장하게 됐다.
뱅크 오브 호프 케빈 김 행장과 고석화 이사장은 23일 LA 한인타운 윌셔본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뱅크 오브 호프와 유니은행이 이날 합병 의향서에 서명하고 오는 3분기까지 주식 교환 방식으로 두 은행을 합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유니은행의 주당 가격은 9.5달러로 산정해 전체 거래 규모는 4,880만달러이며 주식 교환 비율은 향후 합병 과정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2006년 설립된 유니은행은 시애틀 밸뷰 등의 요지에 4개 지점을 둔 자산 2억5,500만달러 규모의 소형 은행으로 메트로 시애틀에 거주하는 15만 한인과 50만여명의 아시안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이사회 멤버와 경영진의 지분율은 30% 선으로 알려졌으며 합병 후 이들은 뱅크 오브 호프의 주주와 일부 본사 인력으로 흡수될 예정이다.
두 은행의 합병이 주주들의 동의와 감독당국의 승인으로 완성되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뱅크 오브 호프의 자산은 138억달러, 대출 108억달러, 예금 109억달러로 커지게 된다.
호프뱅콥의 고석화 이사장은 “유니뱅크를 한가족으로 맞아들인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인수는 전략적, 재무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 것으로 유일한 수퍼 리저널 뱅크로서 성장 동력을 이어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 오브 호프는 유니은행 인수를 계기로 현재 시애틀의 4개 지점에 유니은행의 4개 지점을 더해 태평양 북서지역 영업망을 확충하고 연방 중소기업청(SBA) 융자 영업에서도 막강한 경쟁력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케빈 김 행장도 “유니은행은 금융위기도 극복한 탄탄한 은행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뱅크 오브 호프는 북서지역에 견고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며 “무엇보다 기업문화와 비즈니스 모델이 비슷해 순조로운 합병과 즉각적인 합병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구 BBCN과 구 윌셔은행의 지점 통폐합이 채 마무리되지 않는 상태에서 새로운 합병은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경영진은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행장은 “호프와 유니은행은 자산 규모가 98.5대 1.5로 격차를 보여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며 “지점은 3곳씩 6개 지점이 매우 근접한 거리에 있어 통폐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23일 호프뱅콥의 고석화(오른쪽) 이사장과 케빈 김 행장이 이번 유니은행 인수합병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