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법원, 입양인 아담 크랩서에 추방판결
시민단체 "미국의 가치에 정반대된다" 성토


3세 때 미국에 입양됐지만 양부모들의 학대와 파양, 그로 인한 젊은 시절의 방황과 범죄로 추방위기에 놓였던 아담 크랩서(40, 한국명 신송학)가 끝내 이민법원으로부터 추방선고를 받았다.
지난 24일 오리건주 이민법원 판사인 존 오델은 한인 입양인인 아담 크랩서가 추방명령의 취소 허가를 받을 수 없다고 선고했으며, 이에 따라 그는 한국으로 강제 추방될 예정이다.  크랩서는 이제 본인이 전혀 알지 못하는 언어를 쓰고, 그 문화도 모르는 모국에 추방돼 제대로 된 직장을 찾거나 한국 문화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1979년 한국의 보육원에서 누나와 함께 미시간주에 입양된 크랩서는 9세 때 양부모에 의해 버려진 뒤 다시 새 양부모에 입양됐으나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학대에 시달리다 16세 때 쫓겨나 경범죄를 저지르는 등 방황했다. 양부모인 크랩서 부부는 1992년 입양인과 위탁아동에 대한 성폭행과 학대혐의가 인정돼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크랩서는 양자의 시민권 취득절차를 밟지 않은 양부모 때문에 불안정한 신분으로 살아야 했다. 그 사이 결혼하고 자녀까지 낳아 기르는 등 자립과 재기를 다졌지만 방황하던 시절 경범죄 전과가 드러나 추방위기에 몰렸고 그의 사연은 지난해 뉴욕타임스, CBS, AP통신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사는 크랩서는 현재 워싱턴주 타코마 이민국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이날 판결 후 크랩서는 “판사의 결정에 실망하고, 제 가족의 미래에 대해 걱정되기는 하지만, 제 경험이 입양인 시민권법의 통과가 얼마나 중요한 지 보여주는 사례가 됐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입양인 권익 캠페인을 대표해 이번 심의에 참여했던 제나 조 네스 씨는 “입양인들을 아이 때 미국으로 데려와 입양한 후, 어른이 돼 미국 밖으로 추방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며, 미국이 표방하는 가치에 정반대되는 처사다”라며 분노했다.
크랩서의 추방반대 운동을 펼쳐온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 한미연합회 워싱턴주 지부 등 단체들은 미주 한인들을 대상으로 크랩서와 같은 경우의 입양인들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입양인 시민권법’ 조속 통과를 위해 해당 지역구 의원에게 전화 혹은 편지하기 캠페인을 벌일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셉 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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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의 추방 판결을 받은 아덤 크랩서와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