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나 바둑판에서 옆에서 훈수를 두는 사람이 판세를 더 정확하게 읽고 좋은 묘수를 아는 경우가 많다. 그런 관점으로 시장을 접근해 보기로 한다.
너나 할 것 없이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주택 시장 매물이 부족하다. 오를 만큼 올랐다. 복수 오퍼 때문에 집 구매가 너무 힘들다." 게다가 매스컴이나 전문가들조차도 매물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그런데 아이러니 한 것은 위치나 학군도 좋고 수리도 적절하게 잘했고 가격도 적정한데 우리 집은 왜 이렇게 안 팔리나 하면서 걱정하는 셀러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책상에 앉아서 통계나 수치만 의존해서 판단하는 것은 한 지역을 평가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머릿속으로 생각해보는 전망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적 체험을 통해 느끼는 현실과 숫자적인 통계는 괴리가 너무 큰 것이다.
현재 애틀랜타에 새로운 매물 (New Listings) 숫자와 계약이 되었다가 다시 매물 (Back On Market)로 나오는 숫자 그리고 팔지 못해 가격을 내린(Price Decreased) 매물을 합한 숫자가 거의 비슷하다. 다시 표현하면 새로 나온 매물 중 절반은 가격을 내리거나 혹은 계약은 되었었지만 다시 매물로 나오는데 왜 이런 상황에서 왜 매물이 없다고 불평을 하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 것이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30만 불 이상 가격대 그리고 가격이 높아질수록 파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가격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10만 대 후반 20만 대 초 중반 가격대의 주택들은 실 소유자들과 렌트를 주려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그 가격대에 몰리는데, 이를 전체 시장 매물 부족 현상으로 판단하는 것은 나무 (저렴한 주택)는 보지만 숲(모든 가격대의 주택)은 보지 못하는데서 생기는 오류인 것이다.
정확한 흐름을 모르면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주식 시장도 한때 니프티 피프티 (Nifty-Fifty) 장세가 있었는데 오르는 종목만 계속 오르는 현상이 지금의 주택시장과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둘루스의 새로운 단지의 관계자는 분양된 주택의 90% 이상이 중국계와 같은 아시안 사람들이라고 한다. 둘루스 어느 빌더의 안내 책자에는 영어, 중국어, 월남어 그리고 인도어로 되어있다. 앞으로의 이곳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
집을 구매할 때 첫 번째 고려 사항이 위치이다. 위치는 교통, 학군, 편의 시설 근접성, 투자성 등을 포함시킨다. 삼척 동자도 다 아는 이런 사실을 모르는 주택 구매자는 없다.
문제는 이러한 주택들은 집 가격에 이 모든 장점들이 이미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가격이 꽤 높다는 것이다. 위에 열거한 위치의 장점들이 주요 고려 대상이 아닌 구매자나 은퇴자의 경우는 구태여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비싸진 매물을 선택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또한 텃밭을 가꾸고 싶거나 전원생활을 계획하는 은퇴자는 교외 지역도 고려해 볼만하다. 이런 지역은 주택 가격도 저렴하고 재산세도 싸며, USDA 론 (100% 융자 가능, 낮은 이자율 )도 가능하다.
로케이션, 로케이션, 로케이션이란 말들을 한다. 그만큼 위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내지만, 집을 매매 시에는 가격이 우선이며 위치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골프장 안에 있는 2-3백만 불짜리 고급 주택도 하루 이틀 만에 계약이 될 수 있고 몇만 볼 짜리의 초 저가 주택도 시세에 맞지 않으면 파는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 형성된 가격보다 매력적이라면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첫째 가격, 둘째 위치, 셋째는 업그레이드라고 보는 것이 현명하다.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를 판단하는 데는 실업률과 모기지 이자율 그리고 주택의 재고율 등이 중요한데, 강력한 경제 성장으로 인해 현재 실업률은 지난 17년 내 가장 낮은 수치인 4.1%를 기록하고 있고 이자율이 점진적으로 오를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 30년 모기지 고정 이자율이 4.0% 정도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며 지금의 낮은 이자율은 융자시 매달 내게 되는 할부금이 집값 상승분을 상당 부분 상쇄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유입되는 캐시 투자금과 다른 도시에 비해 저 평가된 주택시장, 저렴한 생계비, 온화한 날씨 그리고 동남부의 지리적 요충지인 애틀랜타는,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다른 주로부터의 이주민들과 은퇴자들이 계속해서 유입될 것이며 이곳 주택 시장은 미국 내 어느 시장보다도 안정적이고 탄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