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퇴조 진보 약진... 달라진 한인사회
올 해도 쉴 새 없이 달려온 2017년 한 해가 어느 덧 보름 남짓 남겨 두고 있다. 올 해는 미국과 한국 모두 정치 사회적으로 격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애틀랜타 한인사회도 각종 사건 사고와 더불어 이념적 대립도 심화되는 모습도 보였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던 2017년 정유년 한 해의 한인사회를 이슈별로 정리해 봤다.
<2>한국정치, 애틀랜타 강타
지난해 말 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애틀랜타 한인사회도 술렁거렸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진보와 보수의 시위 대결이 애틀랜타 한인사회에서 뜨겁게 일어났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애틀랜타 세월호를 잊지 않는 사람들의 모임(세사모)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다운타운 CNN 방송국 앞에서 ‘130여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어 70여 조지아텍 학부 및 대학원생들도 학교에서 모여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비슷한 시기에 애틀랜타 한인사회 원로목사, 안보단체 회원 50여명이 ‘국난 극복을 위한 구국 기도회’를 갖고 ‘박 대통령 탄핵과 하야는 합법적 절차로 해결하자’는 성명서를 냈다. 사실상 탄핵반대 집회의 성격이었다.
지난 해 12월 초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보수 안보단체, 원로목사 등이 주축이 돼 본격적인 태극기 집회를 올해 초부터 열기 시작했다. 올해 1월 14일 20개 단체 회원 200여명은 '미동남부 애국연합 기도 및 궐기 대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억지탄핵 원천무효’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애국연합은 같은 달 21일 숏티 하웰 공원에서, 28일 다운타운 CNN방송국 앞에서 태극기 집회를 이어갔다.
3월 9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건 선고재판에서 파면을 결정한 데 대해 애틀랜타 한인사회는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조국이 서둘러 안정된 모습을 되찾길 기원했다.
이어진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일부 보수 인사들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음해 비방하는 문자와 메시지를 돌리는가 하면, 한인단체 모임에서도 공공연히 ‘문재인 후보는 빨갱이’라는 비방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월 9일 당선이 확정되자 애틀랜타 한인사회도 큰 관심을 보이며 저마다 축하와 격려, 그리고 당부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애틀랜타 한인사회도 보수 일색의 분위가 약간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9월 출범한 제18기 민주평통 회장에 예상과 달리 호남출신 김형률 회장이 임명되고, 세사모 인사들이 평통위원에 위촉돼 보수와 진보 인사들이 균형을 갖춘 모양이 됐다. 이달 열린 평통 강연회에도 진보적 학자인 남태현 교수가 강사로 나서 “북한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북미평화협정을 맺어 평화를 이뤄야 한다”는 강연을 했다. 강연 내용에 반발하는 몇몇 인사가 있었으나 큰 소란은 없었다. 이전 평통에서는 보수적 성향의 인사가 단골 안보강연회 강사로 활약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보수일색의 애틀랜타 교민사회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 한 해였다. 조셉 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