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위기의 한인 싱글맘 가정
조지아 한인가정 22% 한부모 가정
전문가들 "이중 70% 싱글맘 가정"
신분·편견으로 도움요청 쉽지 않아
#1>둘루스 거주하는 40대 한인 싱글맘인 김모씨는 3년 전부터 5학년 아들을 홀로 키우고 있다. 생계를 위해 하루 12시간 이상 음식점에서 일을 하지만 녹록치가 않다. 가정환경 탓인지 정씨의 아들은 최근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등 정서적인 불안도 겪고 있다. 아이는 학교를 마치면 갈 곳이 없어 홀로 도서관에 몇 시간씩 엄마를 기다릴 때도 있다.
#2> 로렌스빌에 사는 30대 박모씨는 남편의 심한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해 2년 전 이혼을 결정했다. 법원에서 매달 600달러의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전 남편에게 명령했지만 수입이 없는 남편에게 양육비를 받은 지 오래다. 이혼 뒤 우울증에도 불구하고 박씨는 평일은 물론, 토요일에도 일을 하기 위해 아이를 맡겨야 하고, 아이 역시 엄마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아 정서적 불안과 비만 증세를 겪고 있다. 일과 양육에 최선을 다하지만 렌트비를 내지 못할 때도 있는 등 생계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혼과 혼전출산 등으로 인해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한부모 가정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미국사회에서 제도 및 사회적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부모 가정이 계속 증가하고 있음에도 사회적 편견과 이민신분으로 인해 미국 정부의 지원 대상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방 센서스 통계에 따르면 조지아주 한인 가정 중 22%는 한부모 가정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한부모 가정 중 70% 이상이 엄마와 자녀로 이뤄진 싱글맘 가정일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주변에서 자녀와 함께 사는 소위 싱글맘 가정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이 오늘의 한인사회 현실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배우자의 폭력이나 외도, 성격차이 등으로 인해 가정이 파괴되면서 양육권을 갖는 쪽이 겪는 스트레스는 매우 클 수 밖에 없는데다, 당장 생계유지 등 경제적 책임이 더해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 엄마 스스로 정서적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이중고를 앉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 양육의 어려움은 싱글맘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
한 한인 싱글맘은 “도움이 절실한데 어디에 도움을 요청을 해야 할 지 막막할 때가 많다”면서 “오히려 싱글맘이라는 이유로 사회적 시선 등으로 힘들 때가 더 많다”고 말했다.
싱글맘의 이민신분이 불안할 경우에는 어려움은 더 커진다. 공적인 도움은 전혀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가정문제 전문가들은 “상당수 싱글맘들은 스스로도 정신적으로 힘이 드는데 누구의 도움도 없이 아이 양육까지 책임지다보니 경제적인 부분과 양육, 정서적 어려움이라는 악순환이 쳇바퀴처럼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이제는 한인사회도 막연한 불우이웃 돕기 방식보다는 구체적으로 대상을 정해 대책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주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