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베테랑스 에듀
김형준 법무사팀

[미셀 윤의 영어 이야기] 기적의 영어를 만난 사람 12

지역뉴스 | | 2019-05-17 20:20:32

칼럼,미셀윤,영어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필자는 15년도 넘게 똑같은 지갑을 사용하고 있다. 15년에 산 지갑이라고 해도 워낙 튼튼하고 질리지 않을 모양으로 골랐었기 때문에 맘만 먹으면 앞으로 또다시 15년을 들고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바꾸기로 결심을 했다. 워낙 튼튼한 모양을 골라서 또다른 15년을 충분히 들고 다닐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지갑에 자잘한 상처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바꾸기로 결심을 했다.

 

지갑이 백전 노장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쩐지 그 백번 싸운 늙은 병사는 은퇴를 시켜야 할 것만 같았다. 그리고 사실은 어느 순간부터 무척 질린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15년을 넘게 들었으면 정말 많이 들고 다녔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다른 15년도 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 더욱 바꾸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지갑들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15년을 똑같은 지갑을 들고 다니긴 했지만 지갑에 영 문외한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갑은 선물을 하기에 딱 좋은 아이템 중의 하나이므로 15년 동안 이런저런 지갑들을 많이도 구경을 하기는 했었다. 그러므로 내 지갑을 고르는 일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막상 내 지갑을 고르려 하니 쉽지가 않았다. 맘에 드는 지갑이 눈앞에 나타나질 않았다.

 

무엇보다 맘에 드는 예쁜 지갑은 다 똑딱단추를 가진 지갑들이라는 사실에 직면을 했다. 똑딱단추를 가진 지갑은 어쩐지 불안정해보여서 망설여졌다. 가방도 완전히 닫히는 가방들을 선호하는 필자는 지갑도 완전히 닫히는 지퍼를 가진 지갑이 취향에 맞는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막상 맘에 드는 모양을 고르면 늘상 똑딱 단추를 가진 지갑이었다.

 

똑딱 단추를 가진 지갑이 맘에 들지 않는 이유는 또 하나 있었다. 단추를 잠그는데도 시간이 걸리고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아서였다. 지갑을 열고 닫을 때마다 똑딱 단추의 아귀를 맞추어야 하는 일이 일처럼 느껴지는 것이었다. 바쁜데 아귀가 잘 맞지 않는다면 어쩔 것인가. 거기에 시간을 쏟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부담을 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암튼 맘에 드는 지갑을 골라 놓으면 그 지갑은 늘 똑딱 단추를 가진 지갑이었고 그 지갑을 선뜻 살 수가 없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면서 지갑을 새로이 장만하지 못하고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어느날 깜짝 놀랄 일이 생겼다. 필자의 지갑이 지퍼가 달린 지갑이 아니라 똑딱 단추를 가진 지갑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무려 15년 이상을 들고 다녔던 지갑인데 지퍼가 달린 지갑이라고 생각을 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유는 있었다. 일단 똑딱 단추로 지갑을 열면 그 안에 지퍼가 달린 동전 지갑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지퍼지갑이라고 생각을 했었던 것이었다.

 

분명히 이유는 있었지만 그래도 놀라웠다. 15년 이상을 매일 한결같이 들고 다녔던 지갑의 모양을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다니 정말 놀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떠올랐다. 지갑말고도 혹시나 영 다르게 인지하고 있는 것들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영어를 공부하다보면 자주 늪을 서성이게 된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빠져나갈 방법이 보이지 않는 늪을 서성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필자가 15년 이상 들었던 지갑의 모양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처럼 늘상 보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들 때문에 늪을 헤매는 것은 아닐까? 아주 당연하고 가까이 있는 것들을 다시한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너무 가까이 있고 너무나도 쉽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정말 새삼스레 들여다보아야 하는 것들이 있지는 않을까?

 

만일 내 영어가 매일 그 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ABC로 돌아가보기를 권한다. 처음부터 돌아가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일도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ABC를 다 들여다보았다면 명사, 형용사, 부사같이 아주 기초적인 개념들을 정리해보는 것도 재밌는 일일 것이다. 동작이나 상태를 나타낸다고 단순하게 알고 있었던 동사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차근하게 살펴보는 일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15년 이상을 들고 다녔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지갑이 어느날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수도 있는 것처럼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과 다를 수도 있는 것이다. 간단하다고 지나쳤던 것들에 내가 무심코 지나쳤던 사실들이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가끔씩 아주 처음으로 돌아가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일도 필요할 것이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주택대출 금리 7%대로 반등…주택거래 다시 냉각
주택대출 금리 7%대로 반등…주택거래 다시 냉각

매물 공급 늘었는데도 3월 기존주택 판매 전월대비 4.3%↓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다시 7%대로 뛰어올랐다.대출 금리가 반등하면서 미국의 주택거래가 3월

조지아대한체육회 권오석 회장 연임
조지아대한체육회 권오석 회장 연임

조지아대한체육회는 지난 15일 둘루스에서 임원 모임을 개최하고 차기 회장에 권오석 현 회장을 추대하고 새 임원진 구성했다. 권오석 회장은 미주체전의 애틀랜타 유치 추진 방안을 모색

조지아 3만6천명 '태아 세액공제' 받아
조지아 3만6천명 '태아 세액공제' 받아

과세 대상소득 1억900만 달러 줄여 3만6,000명 이상의 조지아인들이 2022년에 새로운 "태아 부양가족" 공제를 사용해 과세 대상 소득을 약 1억 900만 달러 줄였다고 주

법륜스님, 즉문즉설 ‘행복한 대화’ 애틀랜타 강연
법륜스님, 즉문즉설 ‘행복한 대화’ 애틀랜타 강연

5월 4일 오후3시 애틀랜타 한인회관 2024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행복한 대화’ 해외강연이 2023년에 이어 올해에도 개최된다.이번에는 4월 29일 뉴욕 초청강연을 시작으로 5

켐프, 개인·기업 소득세 감면법 서명
켐프, 개인·기업 소득세 감면법 서명

재산세 인상률 늦추는 법안도 서명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18일 조지아 주민과 기업이 내년에 소득세를 약 5억 달러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두 개의 법안에 서명했다

고객의 부정적 리뷰 막으면 ‘불법’
고객의 부정적 리뷰 막으면 ‘불법’

옐프 등에 리뷰 못 올리게 서약서 강요 성형외과의사 환자들로부터 시술결과 비공개 서약서를 미리 받아놓고 이들이 옐프 등에 부정적 리뷰(평가 글)를 올리지 못하도록 압박한 성형외과

불확실성 커진 대형은행들, 대규모 감원 이어진다
불확실성 커진 대형은행들, 대규모 감원 이어진다

상반기 씨티·BofA 등향후 2년간 약 2만명 ‘몸집 줄이기’에 속도 씨티은행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은행들이 대대적 감원으로 군살빼기에 나섰다. <로이터>  미국의

‘올드보이’, 美 TV 시리즈로 재탄생..박찬욱 감독 제작 참여
‘올드보이’, 美 TV 시리즈로 재탄생..박찬욱 감독 제작 참여

올드보이 / 사진=영화 포스터17일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박찬욱 감독이 제작사 라이온스게이트와 협력해 '올드보이' TV 시리즈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라이온스게이

칸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에 애니제작사  '지브리'
칸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에 애니제작사 '지브리'

개인 아닌 기관으로는 첫 수상스튜디오 지브리/칸국제영화제 웹사이트 캡처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연출한 수많은 명작의 산실인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가 올해 칸국

3월 조지아 일자리 늘고 실업률 사상 최저
3월 조지아 일자리 늘고 실업률 사상 최저

보건의료 일자리 가장 많이 증가 조지아 노동부는 3월에 채용이 급증하면서 실업률은 사상 최저를 유지하면서 3월 일자리 성장률은 평균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올해 첫 두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