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50~100개 이상 도난
1개 당 제작비 150달러
길거리에 버려지기 일쑤
‘공동의 물건’인식 절실
“샤핑카트 없어지는 건 이제 수학공식처럼 일상이 됐죠”
LA 한인마켓들이 샤핑카트 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샤핑카트의 외부 반출이나 도난 때문이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마켓 입장에선 별다른 해법이 없다보니 샤핑카트 도난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18일 한인마켓 관계자들에 따르면 마켓마다 차이는 있지만 도난이나 파손으로 한 해 교체되는 샤핑카트의 수는 마켓 당 적게는 50개에서 많게는 100개를 넘기는 곳도 있다.
샤핑 카트를 전문적으로 훔쳐가는 절도범들도 있겠지만 걸어서 마켓을 찾은 인근 고객들이 샤핑한 물품을 나르기 위해 집으로 카트를 통째로 가져가는 사례가 대부분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마켓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남체인 LA점처럼 개방형 주차장일 경우 샤핑 카트의 도난이 비교적 쉽다고 해도 대부분 폐쇄형 주차장인 마켓들이라 하더라도 샤핑카트 도난은 공통된 현상이다.
한 한인마켓 관계자는 “마켓 상호가 있는 카트가 길가에 있다며 수거해 가라는 전화가 마켓으로 심심치 않게 온다”며 “그럴 경우 직원이 직접 현장에 나가 수거해오는 수고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인마켓 관계자들에 따르면 샤핑카트 한 개를 제작하는데 드는 비용은 130~150달러 정도. 150달러를 기준으로 한다면 마켓 당 매년 7,500~1만5,000달러가 샤핑 카트 재구입비로 지출되고 있는 셈이다. 마켓의 입장에서 보면 도난으로 인해 샤핑카트를 다시 제작하는 비용이 결코 적지 않은 액수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고객들이 많이 몰리는 주말에는 샤핑카트가 부족해 물건을 손에 든 채 장을 보거나 빈 카트를 찾기 위해 주차장을 배회하는 고객들, 또는 샤핑을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을 쫓아가 카트를 넘겨 받는 고객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결국 샤핑카트 도난으로 인해 불편은 고스란히 애꿎은 고객들에게 돌아가는 형국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부 한인마켓의 경우 최근 들어 소량 구입 고객을 위해 비치된 바퀴 달린 장바구니의 도난도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반복되는 샤핑카트 도난에 고충을 느낀 나머지 일부 한인마켓들이 대응책을 강구하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시온마켓처럼 샤핑카트에 잠금장치를 부착해 설정된 구역 밖으로 나가면 샤핑 카트 바퀴가 정지해 외부 반출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하지만 잠금장치는 거기까지다.
대다수 한인마켓에서 샤핑카트 잠금장치를 꺼리는 이유는 갑자기 샤핑카트가 정지하게 되면 노약자들의 경우 자칫 넘어져 부상을 당할 위험이 있다는 것.
여기에 잠금장치 부착 비용도 만만치 않다보니 마켓들이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다. 차라리 신규 교체하는 것이 비용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샤핑카트를 외부로 반출하는 것이 절도 행위에 해당되지만 마켓 측에서는 고객 유지 차원에서 회수 작업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샤핑카트 분실의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그저 고객들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것이 마켓들이 갖고 있는 한계인 셈이다.
또 다른 한인마켓 관계자는 “샤핑카트를 자기 물건인 양 함부로 쓰거나 가져가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며 “샤핑 카트는 공동의 물건이라는 시민의식에 기댈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반문했다. <남상욱 기자>
18일 대형마켓이 있는 타운내 한 샤핑센터 입구에 샤핑카트가 놓여 있다. <이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