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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법무사팀

“고기 먹는 건 살인”자녀가 채식주의자 됐다면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8-10-16 09:09:17

채식주의,자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아이가 왜 채식주의자 됐는지

이유 알아보고 선택 존중해야

콩, 두부 먹으면 단백질 충분

시금치나 곡물로 철분 공급

비건은 비타민 B12 보충 필요

제프리 밀러의 딸 한나는 동물 학대에 

관한 다큐멘터리 ‘블랙피시’(Blackfish)를 보고 난 후 고기를 먹는 것은 살인(murder)이라고 믿게 됐고, 지난해 채식주의자

(vegetarian)가 되기로 결정했다.

14세 딸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밀러의 가족은 이에 맞춰 식생활에 약간의 변화를 가져야 했다. 집안에서 베지테리언은 한나 뿐이고 부모와 언니 엠마(16)는 

닭고기, 돼지고기, 터키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살고 있는 사우스 다코다 주의 수 폴스 지역은 돼지고기와 소고기 

생산지로 유명하기 때문에 한나가 채식주의자가 되자 친구들은 그녀를 이상하게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족은 기꺼이 새로운 식단을 수용했다. 밀러와 아내 바브는 종종 한나를 

위해 밥, 콩, 파스타를 요리하고 여기에 

나머지 가족을 위해 고기를 더하는 식으로 식탁을 준비한다. 온 가족이 좋아하는 

메뉴는 매운 검은콩 버거(spicy black bean burgers)로 “덕분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밀러는 말했다.

2014년 해리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에는 8~18세의 채식주의자(고기, 생선, 해산물, 가금류를 전혀 먹지 않는 사람)는 약 200만명으로, 이 연령대의 4%를 차지한다. 이는 성인 채식주의자 비율 3.3%를 능가하는 숫자다. 

아주 어린 나이에 베지테리언이 되는 많은 어린이들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며, 이유는 주로 육류 생산이 환경에 미치는 나쁜 영향과 윤리적인 우려 때문에 채식주의자가 되고 있다.

아이가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정하면 부모는 먼저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영양학 아카데미의 대변인 캐롤라인 웨스트 파세렐로는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고 판단 없이 접근하되 그 합리적 근거에 대해 잘 물어보라”고 조언했다. 

뉴욕의 임상 심리학자 레이첼 골드만은 자녀가 혹시 살을 빼기 위해 채식을 선택하는 것은 아닌지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을 논의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채식주의자 아이들은 종종 식탁에 오르는 음식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데 이 문제에 관해 상호 존중이 필요하다는 가족들의 대화가 있어야 한다. 누구도 식습관을 바꿀 필요는 없으나 다른 사람은 새로운 음식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것, 이로 인해 과일과 채소 섭취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라고 골드만 박사는 조언한다.

자녀가 고기 먹는 것은 ‘살인’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가족이 먹는 것도 용인하지 못한다면 갈등이 일어날 소지가 있다. 매서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의 청소년 지원위원회 부국장인 레이첼 군터의 아들 엘리아스는 4세 때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정했다. 음식을 위해 동물들이 살해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동생 테오가 계속 고기를 먹는 것을 굉장히 속상해 했는데 그때가 부모로서 무척 곤란한 상황이었다고 군터는 말했다. 

그녀는 갈등을 공감을 가르치는 기회로 사용했다. 엘리아스에게 그의 행동이 테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입장을 바꿔보면 어떤지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해주곤 했다.

지금 12세인 엘리아스는 2년전 더 엄격한 채식주의자인 비건(vegan, 고기는 물론 우유, 달걀도 먹지 않는 사람)이 되었고, 동생 테오 역시 좋아하던 페퍼로니 피자를 포기하고 베지테리언이 되었으며, 나머지 가족도 모두 채식주의자가 되었다. 이들 가족 이야기는 단편 다큐멘터리(‘Elias ‘s Stand’)로 만들어졌으며 페이스북에서 볼 수 있다.

채식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채식주의자가 아닌 같은 연령대 아이들에 비해 제 2형 당뇨병 및 심장병의 주요 원인인 과체중과 비만의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 소아과 학회에 따르면 채식주의자 아이들은 곡물, 콩류, 야채, 과일, 견과류와 같은 다양한 음식을 통해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 식성이 까다로운 아이들에게는 균형 잡힌 영양의 채식 식단을 만들기가 어렵지만 “까다로워도 건강한 채식주의자들이 있다”는 것이 파세렐로 대변인의 말이다. 미국 소아과 학회는 부모가 훈련된 영양사와 상의하여 개별 평가 및 레서피 처방을 받으라고 권고한다.

채식 식단에 관한 가장 큰 잘못된 신화 중 하나는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평균적으로 대부분의 아이들은 필요한 양보다 훨씬 많은 단백질을 섭취한다고 주장한다. 

국립 의학 아카데미에 따르면 9~13세의 아이들은 하루에 34그램의 단백질이 필요하다. 그런데 두부 한 컵에 7g, 익힌 콩 한 컵에는 15g, 땅콩버터의 1 테이블스푼에는 대략 4g이 들어 있으니 사실 단백질 부족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주의할 것은 필수 영양소인 철분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다. 파세렐로는 철분이 식물보다 동물 음식군에서 쉽게 흡수되지만 시금치와 곡물은 채식주의자를 위한 최고의 철분 공급원이라고 말했다. 또한 철분은 비타민 C와 결합될 때 식물성 재료에 더 잘 흡수되기 때문에 샐러드에 라임, 레몬 또는 오렌지를 짜 넣거나, 스무디에 감귤류를 첨가하는 것이 도움 되고, 철분 강화된 시리얼도 또 다른 옵션이 될 수 있다.

비건의 식단은 베지테리언보다 조금 더 어렵다. 식물에서는 얻을 수 없고 동물성 음식에서만 있는 유일한 필수영양소는 비타민 B12다. 채식주의자는 유제품을 통해 이를 얻을 수 있지만 비건은 이마저도 안 먹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B12 보충제를 복용하거나 비타민 B12가 강화된 식품(두유, 식물성 고기, 일부 시리얼 등)을 섭취할 것이 권장된다. 비건은 또한 칼슘 섭취를 위해 칼슘 강화된 식물성 우유와 짙은 녹색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자녀가 채식주의자라고 하면 건강한 식생활을 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그러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워싱턴 주 리칠랜드에 사는 다이애나 놀의 딸 니키 엘드레드는 11세 때 채식주의자가 되었고, 18세이던 2013년에 비건이 되었다. 다이애나는 동물 보호를 위한 딸의 결정을 지지했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아울러 니키의 변화로 차츰 온 가족이 비건의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하게 됐다. 

그런데 니키는 집에 있을 때는 건강하게 식사했으나 대학에 들어가더니 완전히 비건 정크 푸드를 먹기 시작했다. 오레오가 비건이라고 주장하면서 가공식품, 빵, 파스타로 연명하더라는 것이다. 그때부터 놀은 딸에게 자연음식(whole food)과 식물성 기반의 생활 방식에 대해 교육했으며 그 결과 딸이 지금은 훨씬 건강하게 식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건강에 좋은 식이요법이 어떤 것인지 채식주의자들은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레오, 감자 칩, 소다, 스포츠 음료가 아닌 과일, 야채, 곡물, 견과류 및 씨앗류가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기 먹는 건 살인”자녀가 채식주의자 됐다면
“고기 먹는 건 살인”자녀가 채식주의자 됐다면

4세 때 베지테리언이 된 엘리아스(왼쪽)는 동생 테오가 계속 고기 먹는 것을 싫어해 갈등이 있었다.

 <사진 Kayana Szymczak for The New York Times>

“고기 먹는 건 살인”자녀가 채식주의자 됐다면
“고기 먹는 건 살인”자녀가 채식주의자 됐다면

엄마 레이첼 군터와 테오(가운데), 엘리아스가 주방에서 함께 바나나 빵을 만들고 있다. 

<Kayana Szymczak for The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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