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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파로호 전투

지역뉴스 | | 2019-06-27 21:21:33

칼럼,투고,김건흡,파로호 전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1951년 5월에 들어서면서 중공군은 4월 공세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대규모 공세를 준비하고 있었다. 한편 유엔군과 국군은 4월 공세 때 중공군의 공세를 정밀 분석하면서 중공군의 대규모 공세에 대비했다.

중공군은 전투력이 비교적 약한 한국군이 광정면을 담당하고 있는 동부 산악지역이 서부와 중부에 비해 돌출되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4월 공세에 대한 실패를 만회하고 유엔군을 고립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국군 배치 정면을 집중 돌파하는 전략을 택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국군 3군단이 붕괴되면서 한국 전쟁사의 가장 참혹한 전투로 기억되는 ‘현리의 비극’이 전개되었던 것이다.

현리에서의 비극이 진행되고 있을 때 중공군의 조공부대가 주공부대의 현리작전을 지원하고 유엔군의 지원을 차단하기 위하여 북한강을 이용한 공세를 시작했다. 이때 국군 6사단은 4월 공세 때 사창리 지구 전투에서 크게 실패하여 전투력을 복원하고 용문산 일대를 방어하고 있었다. 제6사단장 장도영 준장은 사창리 전투에서의 불명예를 씻기 위해 강인한 훈련과 정신교육을 병행하던 중 중공군의 대규모 공세 징후를 판단하고 주저항선인 용문산으로부터 홍천강 일대까지 진출, 종심 깊은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설욕의 일전을 벌여 중공군 3개 사단을 홍천강과 용문산 계곡에서 궤멸시켰다. 이로써 중공군의 5월 공세는 또다시 실패로 돌아갔다.

이로써 중공군은 더 이상의 공세를 펼 수 없게 되었고, 이미 경강국도 축선으로 투입된 중공군 20, 27군과 북한군 2군단이 유엔군의 반격으로 고립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유엔군의 밤낮 없는 항공 폭격과 포병 화력으로 증원마저 어렵게 되자 드디어 5월 21일 철수명령을 하달했다. 중공군은 화천저수지(이후 파로호) 북방으로 철수하면서 주요지점을 선정, 철수부대를 엄호하는 지연작전을 준비했다.

미 8군은 동부전선에 집중된 중공군을 분산시키고 중부전선의 철의 삼각지대를 연결하는 보급로를 차단하기 위해 2개 사단 규모의 공격작전을 계획했다. 그러나 다음날 유엔군 사령관이 전선을 시찰한 결과 위와 같은 사항들을 일부 확인하고 5월 19일 미 8군에 전 전선에 걸친 대규모 공격작전에 돌입하도록 명령을 하달했다. 유엔군 사령관은 정찰 도중 중공군이 긴 자루 모양으로 과도하게 돌출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이 긴 자루 모양의 목에 해당되는 포천 - 철원축선의 영평 일대, 춘천 - 김화 축선의 화천 일대를 조기에 점령하여 중공군의 목을 조이고 지대 내에서 중공군을 섬멸한다는 계획을 수립하였던 것이다.

파로호 전투는 이 시점부터 시작된다. 미 9군단은 가평 - 춘천을 연하는 선(토페카 선)이 점령되자 이어서 서측에서부터 미 2사단, 국군 2사단, 국군 6사단, 미 7사단으로 전투 편성하여 공격작전을 개시했다. 국군 6사단은 북한강의 서측에서 춘천 북방의 화악산 남측 자락인 지암리를 목표로 하여 공격을 해 나갔다. 이때 중공군은 무질서하게 철수하면서 춘천 - 화천을 잇는 도로와 계곡으로 몰려들었고 유엔군의 공군은 이 일대에 쉴 새 없이 폭탄을 퍼부었다. 이 무렵 미24사단의 21연대, 미7사단의 17연대, 국군 6사단의 19연대는 화천-춘천, 가평 - 지암리 축선을 완전히 장악함으로써 남쪽의 아군 진출선과 함께 삼각형의 포위망을 형성했다. 포위망 속에 갇힌 중공군이 필사적인 탈출을 시도했으나 모두 섬멸되었다. 마지막까지 소탕작전을 벌인 6사단 5연대는 5월28일 하루 동안 중공군 포로 3만 8,000여명을 붙잡는 대전과를 올렸다.

후에 사단장 장도영 장군은 "후퇴하는 중공군을 추격하여 길가에 늘어진 중공군을 쓰레기 줍듯이 트럭에 실어 담았으며, 아군 소대 병력이 적 대대 병력을 무더기로 생포하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라고 회고했다. 이 전투에서 미 제9군단은 2만 4,140명을 사살했고, 7,905명을 포로로 붙잡았다. 국군 제6사단은 1만 3,383명을 사살하고 2,395명을 포로로 잡았다. 중공군은 5월 공세 때 8만 5,000여 명의 전투 손실을 입었다고 전사에 기록하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이 전투의 승리를 기리기 위해 화천저수지를 파로호(破虜湖)로 바꾸었다. '오랑캐를 무찌른 호수’라는 뜻이다. 당시 이 승전 소식에 온 나라가 환호작약하던 일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런데 이 자랑스러운 ‘파로호’라는 이름을 대붕호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 그것도 정부가 앞장서서 말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강원도는 이 파로호 이름을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변경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 한다. 중국 외교부와 중국 관광객들이 불쾌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지명에 담긴 역사를 시멘트로 발라버리겠다는 발상이다. 땅 이름은 역사다. ‘파로호’라는 이름에 담긴 역사가 지워야 할 역사인가. 어리석을 뿐 아니라 불순하다. 파로호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이렇게 의문을 제기했다.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파로호라는 이름이 사용된 지 이미 반세기가 지났는데 이제 와서 느닷없이 그 이름을 일제 잔재가 묻어있는 ‘대붕호’로 바꿔야 한다고 설레발을 치는 정부의 그 의도가 자못 궁금하다. 그것도 친일 관련 일이라면 진저리를 치는 사람들이 말이다.”

보도에 따르면 개명 논의가 시작된 곳은 베이징이고, 주인공은 노영민 전(前) 주중대사다. 노 전 대사는 지금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KBS 특파원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 노 대사가 특파원에게 비보도를 조건으로 파로호 문제를 거론했다는 것이다. 올 초 노 대사는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발탁됐고,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강원도는 올해 파로호 개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노 전 대사가 부임 초기 베이징 외교가에 인사를 다니며 써준 글은 '만절필동(萬折必東)'이었다. '황하는 만 번 구부러져도 동쪽으로 흐른다'는 뜻이다. 얼핏 굽히지 않는 기개와 절의로 읽히지만, 역사적으로는 극단적인 사대주의를 뜻한다. 조선 14대 임금 선조가 "임진왜란 때 나라를 살려준 명나라에 끝까지 충성하겠다"며 이 넉 자를 썼고, 그 후 장기 집권한 노론 또한 명나라 멸망 후에도 같은 의미로 이 말을 사용했다.

중국은 대한민국을 발밑에 두려고 한다. 충성을 맹세하는 대한민국 대사에게 중국이 무슨 요청인들 못 했겠는가. 그렇다면 중국 단둥(丹東)에 있는 '항미원조전쟁기념관(抗美援朝戰爭紀念館)' 이름을 바꿔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가. 대한민국 정부는 그런 지식과 의식으로 외교와 내치(內治)를 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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