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항공사 속속 도입속
대한항공“3년 내 제공”
아시아나 일부기종 서비스
아직도 걸음마 단계에
“언제쯤 국적기를 타고 와이파이(wifi)로 유튜브나 카톡을 할 수 있을까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를 자주 이용한다는 한 한인의 말에서 국적 항공사의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의 현 상황이 그대로 묻어난다.
선진 대형항공사인 델타항공이 지난달부터 무료 와이파이 제공을 위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지만 국적 항공사들은 와이파이 도입에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은 세계적 추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적 항공사들은 더딘 걸음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올해부터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에 나서겠다고 밝혀 온 바 있지만 늦춰질 전망이다.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은 3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제 75회 연차총회 기자회견에서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도입 준비를 묻는 질문에 “최근 결정한 사안이기에 관련 업체들과 논의중”이라며 “와이파이 도입 등 기내 현대화는 3년 정도 소요될 예정이지만 최대한 빨리 준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의 정확한 개시일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일단 올해는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아시아나항공은 A350 기종에 한해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4대를 보유하고 있는 A350 기종은 LA-인천간 밤시간대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에 각 1대씩 운항되고 있다.
사용 요금은 1시간 11.95달러, 3시간 16.95달러이고 비행 중 무제한 이용은 21.95달러다.
이 같은 국적 항공사들의 느린 행보와는 정반대로 선진 대형항공사들은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도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98% 이상의 항공기에서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든 승객에게는 20MB가 무료로 제공되며, 일등석이나 비즈니스석에 탑승한 회원은 비행 내내 데이터 제한 없이 즐길 수 있다.
전체 1,100여대의 항공기 중 대부분 모든 항공편에서 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한 델타항공은 지난달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위해 하루 55편의 국내선을 중심으로 시험비행에 들어 간 상태다.
델타항공은 시험 비행 후 결과를 분석해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의 무료화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델타항공의 국제선 기내 와이파이 이용료는 28달러다.
선진 대형항공사들이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위해 전력 질주를 하고 있는 사이 두 국적 항공사는 거북이 걸음을 하는 모양새다.
대한항공 LA 미주본사 한 관계자는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는 기종에 따라 가능여부가 갈리기 때문에 기종 현대화라는 큰 틀에서 검토해야 하는 문제”라며 “본사에서 아직 와이파이 서비스와 관련해 어떤 지침이나 정보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