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송계 선구자이자 대한민국 아나운서 공채 1호로 미국에서도 최초의 한국어 TV 방송을 시작했던 한인사회 올드타이머 김봉구(사진) 미주방송인협회 명예회장이 지난 9일 샌개브리얼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9세.
유족 측에 따르면 지난달 간암 진단을 받은 김 회장은 지난 9일 오전 수면 중 별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식은 생전에 고인의 유언에 따라 지난 12일 가족장으로 조촐하게 치러졌다.
고인은 한국에서 최초로 TV 방송국이 개국할 때 첫 방송을 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동국대 정치학과를 거쳐 1956년 한국 최초 방송국 HLKZ-TV의 공채에서 100대 1이 넘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한민국 최초의 아나운서로 선발됐다.
1967년 TV 연출 공부를 위해 도미한 후 1972년 4월 LA에서도 최초로 한국어 TV 방송을 시작했으며, 1984년 KITN-TV 교육방송 뉴스 캐스터 등을 맡는 등 한국과 미주 한인사회 TV 방송계의 산증인이다.
고인은 70대에 서예에 입문해 2008년과 2010년의 한국 민족서예대전에서 예서체와 초서체 작품으로 두 차례 특선에 뽑히기도 한 서예가로, 본보에 신년 휘호를 게재하기도 했다.
<박흥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