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베테랑스 에듀

한 폭의 그림처럼… 새들이 노니는 바다 위‘쉼표’

지역뉴스 | 라이프·푸드 | 2018-12-14 10:10:00

진도군 조도,쉼표,한국여행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새 무리 같은 178개 섬‘조도 군도’

도리산 전망대 가는길 저어새 방긋

바다·섬 사이 낙조에 볼은 불그레

100년 장죽수로 지켜온 유인등대는

하조대 50m 절벽 위‘한폭의 그림’

전라남도의 섬인 조도(鳥島)를 취재하기 위해 진도군으로 들어왔다. 육지에는 바람이 없었는데 진도로 들어오자 차창 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의 가지가 흔들리고 있었다. 해안도로를 지나면서 바다 쪽을 바라보니 밀려오는 파도가 방파제와 부딪히면서 생긴 하얀 포말이 다시 바다 쪽으로 흩어졌다. 읍내에 도착해 숙소를 잡고 저녁을 먹으러 나왔을 때까지 바람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진도까지 내려온 여정이 헛걸음이 되면 어쩌나 싶어 밤새 뒤척였다. 창문 밖이 밝아지기를 기다려 짐을 챙겨 차에 싣고 섬 동쪽에 있는 신비의 바닷길로 향했다. 전날보다는 파도가 많이 누그러든 것 같아 차를 돌려 진도항으로 갔더니 여객선은 항구에 정박해 있는데 대합실 문이 잠겨 있었다. 첫 배 운항시간이 지나고 한참 만에 매표소 문이 열렸다. 맨 앞에 줄을 서서 표를 끊고 여객선에 차를 실었더니 비로소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차창 밖을 내다보니 아직도 파도가 높은 탓인지 화물칸 창문 밖으로 바다가 보였다 안 보였다 했다. 파도를 타고 바다를 헤쳐나간 지 40분 만에 배는 조도 창유항에 도착했다.

조도의 모섬 진도는 부속도서 350개로 이뤄져 있고 진도 남쪽에 있는 조도는 유인도 35개, 무인도 143개 등 총 178개 섬으로 이뤄져 조도 군도라 불린다. 조도를 찾아 가장 먼저 들른 곳은 하조도 등대. 진도군 조도면 창유리에 위치한 하조도 등대는 지난 1909년 2월 석유 백열등으로 불을 밝히기 시작한 후 1945년 8월 전기식 등대로 장비를 일신해 지금까지 100년이 넘도록 일대를 비추고 있다. 하조도에 등대가 세워진 것은 이 일대 섬 사이를 빠져나가는 조류가 워낙 거세기 때문이다. 실제로 진도와 하조도 사이 물길은 서남해안에서 울돌목 다음으로 물살이 빠르다는 장죽수로(長竹水路)로 야간 운항에 안전을 기하기 위해 등대를 설치했다. 하조도 등대는 유인등대로 운영하고 있으며 해상교통관제서비스(VTS)를 제공하기 위한 레이더 기지국이 함께 설치돼 있다. 창유항에서 해안가 외길을 따라 달려 도착한 하조도 등대는 해수면 위로 50m가량 솟아 있는 절벽 위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주변 풍광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박길림 문화관광 해설사는 “조도는 ‘섬들이 새가 무리를 지은 것처럼 모여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며 “하조도는 상조도에 비해 면적이 넓어서 어미섬이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부속 섬들은 거북·도마뱀·새 등 갖가지 모양을 하고 있어 저마다의 모습을 딴 이름을 갖고 있다. 이 섬들을 보기 위해 상조도와 하조도를 연결하는 조도대교를 건너 도리산 전망대에 올랐다. 전망대 게시판에는 “1816년 9월 5일 영국 이양선 라이러호의 함장 바실 홀(Basil Hall)이 조도에 상륙 후 도리산 정상에 올라 섬들을 바라보며 ‘세상의 극치’ ‘지구의 극치’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쓰여 있다.

도리산 전망대에서는 ‘세월호’ 사건으로 알려진 동거차·서거차도가 보였다. 박 해설사는 “동거차도 해역에서는 삼치가 많이 잡혀서 이를 일본에 보내고 그 돈으로 옷가지를 사오는 물물거래 교역이 활발하던 곳”이라고 말했다. “전망대의 낙조가 일품”이라는 박 해설사의 설명에 잔뜩 기대하고 왔지만 막상 전망대에 올라보니 바다와 섬들은 미세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해가 기울어 수평선으로 접근하자 바다와 하늘의 경계는 모호해졌다. 아마도 먼지의 장난인 듯싶었다. 그래도 바다에 접근한 저녁 해는 주위를 붉게 물들였다. 오전까지 배를 항구에 묶어뒀던 바람결이 다시 느껴졌다. 옷깃을 헤치고 스며든 바람에 한기가 느껴져 전망대를 내려와 차에 올랐다. 밀폐된 공간이 아늑하게 느껴지는 것은 겨울이 가까이 온 탓인 듯했다.         <글·사진(조도)=우현석 객원기자>

가는 길

▲대중교통:SRT수서역-목포역(시내버스 200번)-목포종합버스터미널(시외버스)-진도공용터미널(농어촌버스)-진도항정류장-조도 창유항(여객선)

▲승용차:경부고속도로(88.6㎞)-서천공주고속도로(58.9㎞)-서해안고속도로(148.3㎞)-고하대로-진도대로-진도항길(팽목삼거리)-진도항(여객선)-창유항

한 폭의 그림처럼… 새들이 노니는 바다 위‘쉼표’
한 폭의 그림처럼… 새들이 노니는 바다 위‘쉼표’

상조도 도리산 전망대로 가는 중에 포착한 천연기념물 205호 저어새. 지구상에 2,400마리만 남아 있는 멸종위기종이다.

한 폭의 그림처럼… 새들이 노니는 바다 위‘쉼표’
한 폭의 그림처럼… 새들이 노니는 바다 위‘쉼표’

하조도 등대는 1909년 2월 석유 백열등으로 불을 밝히기 시작한 이후 1945년 8월 전기식으로 장비를 일신해 100년이 넘도록 일대를 비추고 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나상호 애틀랜타 한인노인회장 별세
나상호 애틀랜타 한인노인회장 별세

한인노인회장 15년 역임31일 오후 3시 장례식 나상호(사진) 애틀랜타 한인노인회장이 28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나 회장은 열흘 전 호흡곤란 증세로 둘루스 노스사

"웨딩 촬영" "연인 보는듯"…마크롱·룰라 사진에 온라인 '와글' 화제
"웨딩 촬영" "연인 보는듯"…마크롱·룰라 사진에 온라인 '와글' 화제

브라질 국빈방문 마크롱, 룰라와 '브로맨스'…아마존 찾아 협력 합의룰라 브라질 대통령(좌)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브라질 대통령실 제공>브라질을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김환기 전면점화 서울옥션 경매서 50억원에 팔려
김환기 전면점화 서울옥션 경매서 50억원에 팔려

낙찰총액 114억원…서울옥션 "1년4개월여만에 낙찰총액 100억 넘어"김환기 '3-V-71 #203', oil on cotton, 213.3×152.6cm, 1971<서울옥션

한인 일식당 업주, 남편 친구였던 스시맨에 피살
한인 일식당 업주, 남편 친구였던 스시맨에 피살

용의자 분신 시도 후 체포숨진 박희정(왼쪽)씨와 용의자 진성호씨.<폭스2> 용의자가 도주 차량 안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몸에 불을 붙이는 장면. <폭스2> 미시

다리 붕괴 ‘충격파’ 장기화… 물류·일자리 비상
다리 붕괴 ‘충격파’ 장기화… 물류·일자리 비상

다리 복구에 수년 가능성항구 재개방은 덜 걸릴 듯  볼티모어 항으로 들어가는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가 붕괴된 가운데 한 구조·수속 상선이 28일 사고 컨테이너선을 지나가고 있

이제 뉴욕 가면 차량 교통혼잡세 내야
이제 뉴욕 가면 차량 교통혼잡세 내야

맨해턴 도심 진입시 징수   뉴욕 맨해턴 도심 진입 차량들에 교통혼잡세가 징수될 전망이다. 맨해턴 42번가에 차량들과 보행자들이 뒤엉켜 혼잡한 모습. [로이터]  뉴욕 메트로폴리탄

‘뉴욕증시 거품’ 경고음 잇따라… 2분기 조정 임박
‘뉴욕증시 거품’ 경고음 잇따라… 2분기 조정 임박

전문가 61% “위험관리” 조언‘버핏 지표’ 약세 전환 신호  최근 연이어 사상최고를 경신하고 있는 뉴욕증시의 조정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의 모습.

동문자녀 특례입학 혜택…프린스턴대 유지키로

프린스턴대가 동문 자녀 특례입학 제도 ‘레거시 어드미션’을 계속해서 유지키로 했다. 프린스턴대 이사회는 27일 레거시 어드미션 유지 등을 포함한 학부 입학전형 정책 심의 결과를 승

“정부 기관에 ‘AI 부작용 방지 안전장치’ 의무화

백악관, 새 정책규칙 발표 백악관이 28일 인공지능(AI)을 업무에 활용하는 정부 기관들에 AI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안전장치를 의무적으로 마련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 3.4%

잠정치서 0.2%p 상승 지난 4분기 미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확정치가 3.4%로 집계됐다. 당초 잠정치를 0.2%p 상회한 결과로 경제가 예상보다 더 좋았다는 얘기다. 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