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성인시설서만 판매"
제조업체도 "소매점 철수"
연방 식품의약청(FDA)이 청소년 흡연을 부추길 수 있는 ‘향기나는 담배’에 대한 규제에 나선다.
스콧 고틀립 FDA 국장은 지난 13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멘톨향 담배는 심각한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그는 멘톨향 담배 때문에 청소년들이 흡연을 쉽게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멘톨향이 담배의 역한 냄새를 상쇄시켜 흡연에 대한 거부감을 줄인다는 것이다. 고틀립 국장은 “담배업계가 아이들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면 담배제품을 마케팅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멘톨향 담배는 담배업계의 주력 상품이다.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가 미국에서 파는 담배 가운데 멘톨향 제품은 약 40%를 차지한다. 말보로 담배 중에서 멘톨향 제품도 많이 팔린다.
FDA는 이번 주 후반에 향기나는 일부 제품을 포함한 담배 판매 규제 계획을 내놓는다. 특히 여기에는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의 판매 장소를 성인 전용시설로 제한하는 방안이 들어있다. 청소년의 전자담배 주 구입처인 편의점이 규제 대상에 오를 것이라고 고틀립 국장은 말했다.
청소년 사이에서 전자담배 ‘줄’(Juul)이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청소년의 흡연 관련 질병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자 이런 규제가 추진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정부 통계를 인용, 올해 전자담배를 피우는 고교생은 작년보다 77% 급증했고 중학교에서는 50% 가까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00만명 늘어난 350만명의 청소년이 전자담배를 피우는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처럼 전자담배가 문제가 되자 ‘줄’ 제조업체는 소매점에서 향이 ‘달콤한’ 과일향이나 오이향이 첨가된 담배를 잠정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담배업체의 케빈 번스 최고경영자(CEO)는 편의점을 비롯한 모든 소매매장에서 담배 구매자의 연령이 21세 이상이라는 신분 확인 시스템을 갖출 때까지 일반 담배, 민트와 멘톨향 제품을 제외한 향기 첨가 담배의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한 고등학교 학생들의 소지품에서 압수된 전자담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