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베테랑스 에듀

온라인 샤핑이 대세인 세상에 아직도 새벽잠 설치고…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8-09-24 10:10:47

온라인,샤핑,플리마켓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매달 두 번째 일요일 새벽 4시. 패사디나의 로즈보울 스태디엄에서는 머리 전등들이 반딧불처럼 빛을 발한다. 보물을 찾아 나선 컬렉터들이다. 골동품 의자나 낡아빠진 리바이스 청바지(되도록이면 1971년 이전 제품), 수 십년 전 콘서트 기념 티셔츠 등을 찾는 사람들이다. 빈티지 의류점 주인들은 살 만한 게 없다고 끊임없이 불평을 하면서도 항상 다시 찾아올 뿐 아니라 문을 열기도 전인 새벽 5시부터 모여든다. 그러다가 플리 마켓이 개장하면 우르르 몰려든 사람들이 티셔츠 하나를 두고 서로 차지하겠다고 밀고 당기며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웨스트 할리웃, 라브레아에 상점을 갖고 있는 켈리 코울은 지난 달 검정색, 흰색, 분홍색 해골 프린트 티셔츠를 발견하고는 막 집어 들려는데 다른 사람이 반대편에서 셔츠를 잡아당기면서 싸움이 벌어졌다. 그러다가 결국 셔츠가 찢어졌다. 그래도 그는 셔츠를 기어이 차지했는데 가격표를 본 순간 후회했다. 

“150달러였어요. 50달러짜리도 안 되는 물건이었는데.”

그래도 그는 티셔츠를 샀다. 남의 물건을 망친 것이 걸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동부에서 플리 마켓은 사양길을 걷고 있다. 추운 겨울 아침 옷을 잔뜩 껴입고 플리 마켓을 찾아 가고 싶은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이다. 웬만한 물건은 이베이나 엣지 등 온라인 매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품질 보증도 더 잘 되어 있는데 굳이 발품을 팔며 찾아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물건을 파는 사람들 역시 온라인에서 쉽게 팔 수 있는데 굳이 픽업트럭에 물건을 싣고 나가고 싶지가 않은 것이다. 

맨해턴 첼시에서 매주 열렸던 플리 마켓들은 한때 앤디 워홀, 그레타 가르보, 수잔 손탁 등 명사들이 즐겨 찾던 곳이었다. 그렇게 근 30년을 번창하던 맨해턴 플리 마켓이 지나나 2005년부터 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웨스트 25가 주차장 안에 있던 마켓은 지난 2014년 문을 닫았다. 

매서추세츠, 브림필드에서 매년 3번씩 열리는 가구 전문 플리 마켓, 브림필드 앤틱 쇼는 아직 열리고 있다. 하지만 물건이 전 같지 않고, A급 딜러들이 전 같이 몰리지 않는다.

그런데 유독 LA에서는 스왑 밋이 여전히 성황 중이다. 온화한 기후, 부족한 일자리, 치솟은 상업용 부동산 가격 등 여러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 결과이다. 

웨스트 할리웃의 페어팩스 고등학교에서 매주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열리는 멜로즈 트레이딩 포스트에는 생음악 밴드가 등장하고 푸드 트럭들이 와서 아침용 부리토를 팔고 있다. 그래서 물건 팔려는 사람들이 눈독을 들이다보니 플리 마켓 주최 측은 빈자리가 나면 제비뽑기로 자리를 내어 준다. 

실버 레이크에서 15년 전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에 열리던 스왑밋은 한 달에 한번이던 것이 매주 한번으로 바뀌었다. 판매상들의 1/3 정도는 디지털 세계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구시대 플리 마켓 타입들이다.

하지만 최소한 절반은 20대와 30대 초반으로 손으로 만든 목공예품이나 집에서 만든 과일 잼들 그리고 1990년대 스트릿 패션들을 팔고 있다. 

이들을 플리 마켓으로 내모는 것은 멋지고 싶고 인스타그램에 새 포스팅을 올리고 싶은 욕망이라고 마켓 주최 측은 말한다. “‘이 아이들’은 소셜미디어나 굿윌, 헌 옷가게들을 뒤지고 다니면서 뭔가 희귀한 것들을 찾고 나면 한두번 입고는 플리 마켓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팔고는 다시 다른 것을 사지요.”

마리화나 합법화가 플리 마켓을 활성화 시킨 측면도 있다. 마켓에서 팔리는 물건들 대다수가 마리화나 문화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패사디나의 로즈 보울 플리 마켓은 매달 둘째 일요일에 열린 지 50년이 되었다. 부스 당 100달러를 낸 판매상들 2,500명이 모여든다. 로즈 보울 플리 마켓은 리처드 개리 캐닝이라는 사업가가 콘서트 홍보와 자동차 쇼를 위해서 처음 시작한 것이었다. 플리 마켓은 수입을 좀 더 올리기 위해 부차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콘서트 호보는 사라지고 마켓만 남은 것이다.

1970년대와 80년대 로즈 보울 플리 마켓에서 가장 주를 이룬 것은 골동품 마켓이었다. 그러다가 2000년대 초반에는 빈티지 의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샤넬 핸드백, 찰리 브라운 스?? 셔츠 등 팝 컬처 상품을 찾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플리 마켓이 열리는 날이면 판매상들은 해뜨기 전에 모여들어 부스를 차리고 우선 자신들끼리 사고팔기를 한다. 그리고 8시가 되면 수염 기르고 문신 새긴 히피풍의 고객들이 몰려들어 부스들을 샅샅이 뒤지고 다닌다. 그 중에는 몇 년 전 브래드 피트도 있었다. 그는 배우 이전에 가구 전문가로 이 동네에서 잘 알려져 있다. 

몇 년 전 피트는 이곳에서 갖고 싶었던 의자 하나를 발견했다. 판매상이 부른 가격은 600달러. 하지만 피트는 의자의 가치가 그 보다 훨씬 높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현금 다발을 꺼내들고는 2,000달러를 판매자에게 보너스로 주었다.

 

로즈 보울에는 각 시대별 미국 물품들이 넘쳐나지만, 고품질의 골동품이나 정장, 화려한 장신구들은 이전만큼 많이 나오기를 않는다. 이곳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은 이익을 위해서 장사를 한다기보다는 각자 수집하는 물건들을 사들이기 위해 물건을 판다. 희귀한 새 물건을 발견하고 사는 스릴을 만끽하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사들이는 게 정도가 심해서 중독이라고 할 정도인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입양은 최고의 사랑” - 프라미스686 후원모임 열려
“입양은 최고의 사랑” - 프라미스686 후원모임 열려

입양 사역 후원자 모임‘한인교회들의 참여 환영’한인 예식장 페인-콜리서 가족이 필요한 어린이들을 교회 성도 및 일반인들과 연결하는 사역을 전개하는 입양전문 사역기관 프라미스686(

귀넷, 주말 즐길 만한 5가지 이벤트
귀넷, 주말 즐길 만한 5가지 이벤트

3월 28일부터 3월 31일까지 귀넷 카운티에서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즐길 만한 이벤트 5가지를 소개한다. (정보 및 사진 제공 Gwinnett Daily Post) 스톤마운틴 부

[한인마트정보] 부활절 세일!
[한인마트정보] 부활절 세일!

H마트-대표 한인 마트주말 특별 상품은 허니버터칩 4.23OZ 2.49, 칠리안 씨베스 스테이크 19.99, 노르웨이 자반고등어 3.99, 유기농장 유기농 메주콩 3LB 6.99,

조지아 공화당 수석부의장 9차례 불법 투표
조지아 공화당 수석부의장 9차례 불법 투표

PA에서 위조수표 혐의로 중범죄배상을 이행 안해 보호관찰 연장 조지아주 공화당 수석 부의장이 9차례나 불법으로 투표를 했다는 판결을 받았다.조지아주 행정법원 리사 보그스 판사는 2

"노화된 생쥐 면역계,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데 성공"
"노화된 생쥐 면역계,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데 성공"

미 연구팀 "항체요법으로 면역 세포 생산 균형 회복…사람 적용 기대" 노화된 줄기세포를 표적으로 한 항체요법으로 혈액 세포 생산의 균형을 회복시키고 노화 관련 면역력 저하를 줄여

호텔 수영장 놀러 간 8살 소녀,파이프로 빨려 들어가 숨져

6시간째 실종, 수영장 파이프 안에서 발견돼  텍사스의 한 유명 호텔 수영장에서 8살 소녀가 익사한 것과 관련, 유가족이 호텔 체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현지시간으로 27일 C

애틀랜타 공항 봄방학 맞아 이용객 급증
애틀랜타 공항 봄방학 맞아 이용객 급증

봄방학, 부활절 맞아 29, 31일 제일 붐벼국내 2시간 반, 국제 3시간 전 도착 권고 봄방학 및 부활절을 맞아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에서는 여행객이 늘어나고 있으며,

홈디포 건축자재업체 SRS 183억 달러에 인수
홈디포 건축자재업체 SRS 183억 달러에 인수

현재 사업 보완 및 새 경로 추가 주택 개선 용품 판매업체 홈디포(HD)가 28일(현지시간) 건축자재 공급업체 SRS 디스트리뷰션을 부채를 포함해 약 183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

"ADHD 치료제, 환자의 입원·자살 위험 줄여준다"
"ADHD 치료제, 환자의 입원·자살 위험 줄여준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환자에 대한 치료제 투여가 정신장애 또는 다른 원인에 의한 입원 또는 자살 위험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ADHD는

손석구 주연, ‘댓글부대’ 개봉 첫날 1위로 출발
손석구 주연, ‘댓글부대’ 개봉 첫날 1위로 출발

영화‘댓글부대’/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27일 개봉한 영화 ‘댓글부대’가 개봉 첫날 국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댓글부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