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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법무사팀

[ 문학의 향기] 해후

지역뉴스 | | 2018-02-20 18:18:05

문학회,최은주,칼럼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그립던 친구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가 차려준 음식을 먹으면서도

얼굴은 보여주지 않는다. 야속한 친구 같으니라고....

한인 마트가 어마어마한 크기로 들어섰다기에 시간도 남고 궁금하기도 하여 차를 지하 주차장에다 세워두고 들어가 내부 주위를 둘러보다 왼쪽 무릎 부분에불꽃이 피는 듯하여 비벼 끄려니 더 커지며 바지 무릎 부위가 구멍이 뚫렸다. 겁이 나 Can somebody help?! Can somebody help를 외치니 한 여성이 내게 도움을 주려던 것과 동시에 음료수를 전시해 둔 냉장고 안에 물컵이 눈에 들어왔다. 순식간에 번진 바지에 붙은 불을 끄고 한숨 돌리며 후덜거리는 힘 빠진 다리를 겨우 지탱하며 돌아가야겠다 생각을 하고 차를 찾으러 갔으나 어찌 된 영문인지 주차장 주변만 빙빙 돌며 주차했던 장소를 찾지 못했다.

그때, 지상에서 헤매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눈앞에 나타난 거대한 성처럼 둥근 지붕으로 덮인 새로운 건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를 보았는데 아직 공사가 덜 끝난 듯 굳게 닫혀 있었고 그 또한 최고의 크기로 들어올 예정인 새로운 교회 건물이라고 했다. 어찌어찌하여 다른 입구로 많은 무리의 사람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길래 뭔가에 홀린 듯 나도 이끌리어 들어가는데 점점 다리가 아파 오고 힘이 빠져들어 절룩거리며 걷는데 언제 나타났는지 친구는 내 속도 모르면서 뒤에서 핀잔을 준다. 그 정도 걷고 힘들다 엄살 부리면 어쩌냐면서 말이다.

그때 우리 옆에서 조용히 걷던 남편의 후배가 나를 부추겨 걸음을 도와 교회로 들어섰지만, 건물 내부의 상황은 겉에서 보았던 화려함과 거대함과는 완전히 상반된 분위기였고 심지어 집사라는 두 여성은 앉아서 화투를 치고 있었고 또 다른 방에서는 여자아이들이

이불을 덮고 자는지 누워있다 우리가 들어오니 나간다. 어찌 된 영문인지 나는 서서 그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고 친구와 후배는 뜬금없이 함께 이불 속에서 누워 서로를 마주 보고 있다. 그런데 얼굴을 정확히 볼 수가 없었다. 어쨌거나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친구의 두 아들의 안부도 궁금해 이런저런 질문으로 시작해 기나 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모두 잘 자랐고 성인이 되어 잘살고 있다며 정작 본인의 삶은 너무도 고단하고 경제적으로 쪼들리며 살고 있다며 한숨을 짓길래 건강하게 사지 육신이 멀쩡하니 뭐라도 하면 잘 될 날이 꼭 올 것이라 다독이며 내 이야기를 해 주었다. 대퇴골두 무혈관성 괴사 2기 판정, 그렇지만 덤덤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고 또한 분명 나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마음을 다스린다고, 우리 함께 그렇게 살아가자면서 말이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라 건물에서 밖으로 나왔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사람들도 이불도 주변이 온통 하얀색으로만 둘러싸였던 조금은 묘한 곳이었다. 그런데 친구가 자꾸만 또 어디를 가자며 내 손을 잡아 이끌고 향한 곳은 모두들 어디로 떠나는지 혹은 누구를 기다리는지 줄줄이 줄을 서 있는 사람들로 번잡스러운 곳을 뚫고 앞으로 가는 가운데 군인으로 보이는 청년 하나가 난데없이 내 앞을 가로 막고 서더니 통과세를 요구하며 돈을 내던가 먹을 것을 사주고 가던가 하지 않으면 절대 그 길을 통과시켜줄 수가 없다면서 이해할 수 없는 떼를 쓴다. "이 청년이 대체 왜 이러나 귀찮게"라는 생각을 하며 가던 길을 가려는데 이번에는 발목을 잡고 갈 수 없다고 하면서 막무가내인 상황에 옆에 있던 친구가 더는 볼 수 없었는지 돈과 무언가를 손안에 쥐여주니 이 친구가 보내주면 안 되는데 하며 대략 난감한 표정으로 망설이는 찰나, 폭탄이 터진 듯, 하늘이 터지는지 엄청난 굉음에 놀라 펄쩍 뛰며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살폈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헉!! 우리 집 안방이다. 밤새워 뒤척이다 새벽녘 다시 잠이 들어 꾸었던 꿈, 아직도 쿵쾅쿵쾅 벌렁대는 심장 박동 소리를 온몸으로 들으며 침대 위에 누워 하늘을 확인했다. 38세, 그러니까 딱 12년 전 원인을 모르게 쓰러져 3일 만에 뇌사 판정으로 장례식까지 모두 끝냈던 친구와의 해후를 지독한 굉음을 동반한 천둥소리로 막을 내렸던 것이다.

태어나 성장해서 어른이 되면 모든 게 다 멋지고 좋을 줄로만 알았던 인생, 그 인생은 스스로가 끊임없이 노력하고 다스리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더라. 그나저나 순서가 없는 인생, 군인이 날 막아서지 않았고 천둥이 치지 않았다면 난? "쓸데없는 미신"이야 하며 피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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