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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쉬‘돌연변이 유전자’ 활용, 장수약 나오나

지역뉴스 | 라이프·푸드 | 2017-12-14 09:09:21

돌연변이,유전자,장수약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PAI-1 돌연변이 유전자 가진 일부 동료들보다 10년 더 오래 살고 제2형 당뇨병에 전혀 걸리지 않아

“노화촉진 PAI-1 단백질 억제” 일본서 신약 임상실험 진행중 인지능력에 끼치는 영향도 연구

 

인디애나 교외 지역에 살고 있는 아미쉬(Amish) 사람들은 희귀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갖고 있어서 제2형 당뇨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으로 새로운 연구에서 밝혀졌다.

지난 달 학술지(Science Advances)에 발표된 이 연구는 인간의 노화와 관련된 질병을 방지할 수 있는 ‘장수약’의 출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학계의 기대가 높다. 

논문에 의하면 돌연변이는 ‘플라스미노겐 활성화제 억제제’(plasminogen activator inhibitor)라고 하는 PAI-1 단백질에 영향을 미친다. 이 돌연변이 유전자는 1991년 인디애너주 베른(Berne)에 살고 있는 아미쉬 공동체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 공동체에서 5% 정도의 사람들이 돌연변이 유전자를 갖고 있는데, 그 때문에 이들은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의 PAI-1을 보이고 있다.

PAI-1의 주 역할은 혈액을 응고시키는 것이다. 학자들은 PAI-1 단백질이 혈액응고 이외에 노화와 관련된 다른 기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PAI-1을 30년 가까이 연구해 온 노스웨스턴 의과대학의 심장전문의 더글러스 본 박사는 예를 들어 쥐에게서 이 단백질의 수준을 높이면 매우 빨리 늙을 뿐더러 대머리가 되고 일찍 심장발작으로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람도 혈류에 이 단백질이 높은 수준이면 당뇨병과 다른 대사질환 발병 가능성이 높고 심혈관계 질환으로 일찍 사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닥터 본은 자연적으로 PAI-1를 적게 갖고 있는 베른의 아미쉬 사람들은 어떤 건강상태인지 궁금했고, 2년전 이들에게 연락해 연구에 참여해줄 수 있는지를 타진했다. 그들이 동의하자 닥터 본은 40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을 베른의 타운으로 데려가 검사실을 설치했고, 이곳으로 말이나 마차를 타고 모여든 177명의 아미쉬를 이틀 동안 집중 검사했다.

연구진은 이 공동체의 출생과 사망기록에서부터 계보의 역사까지 철저하게 추적했으며 아미쉬 사람들의 혈액채취, 심장 초음파검사, 혈압검사, 맥박검사, 폐기능검사, 소변검사 등 다양한 실험을 하루 종일 실시했다.

“어떤 젊은이들은 혈액 채취 도중 기절했는데 그 이유는 평생 몸에 바늘이 꽂혀본 일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전한 닥터 본은 “이들은 18세기 생활양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현대 의학을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그렇지만 모두 굉장히 점잖고 예의바르며 연구에 협조적이었다고 말했다. 

본 박사 연구팀이 발견한 것은 매우 놀라웠다. 아미쉬 사람 중 PAI-1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평균 85세를 살았는데 이는 동료들보다 약 10년 더 오래 사는 것이다. 게다가 돌연변이 유전자를 갖지 않은 아미쉬 중에서는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7%였는데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은 그 비율이 제로(0)였다. 모두 같은 라이프스타일과 식생활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또한 검사결과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은 제2형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 인슐린 수치가 28%나 낮았다. 닥터 본은 “당뇨병은 사람이 노화하면서 발전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이 돌연변이 유전자는 노화의 신진대사를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이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심혈관 건강도 좋아서 수명을 나타내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10% 더 길었다. 수명이 늘어나면 텔로미어도 길기 때문에 텔로미어는 수명시계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메이요 클리닉의 분자생물학자이며 노화 전문가인 잰 M. 반 두얼슨은 이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연구 결과에 대해 굉장히 인상적이라면서 특히 “고립된 삶을 살아가는 아미쉬 사람들이 연구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놀랍고, 그들과 연구진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아직 정확한 메커니즘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닥터 본과 동료들은 PAI-1 단백질이 어떤 식으로든 노화 과정을 촉진시킨다고 믿고 있다. PAI-1이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든지 포도당 대사를 방해하거나, 혹은 노쇠화 세포를 통해 일하면서 노쇠 세포를 축적하고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인디애나 베른의 아미쉬 사람들은 유전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고립된 상태로 살아왔다. 이들의 선조는 19세기 중반 스위스 베른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다. 돌연변이는 스위스에서 온 농부들로부터 유입됐으며 스위스 농부의 후손 2명이 아미쉬 사람과 결혼해서 들어왔다. 따라서 베른 아미쉬 공동체 외의 다른 지역 아미시 사람들에게는 이런 돌연변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들은 지난 해 다른 연구에도 참여했는데 닥터 본과 이 돌연변이를 처음 발견한 혈액학자 닥터 에이미 샤피로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 PAI-1 돌연변이가 인지 능력 등 다른 건강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 도호쿠 대학은 ‘장수약’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임상실험을 해왔다. 이들이 개발중인 ‘TM5614’는 바로 PAI-1 단백질의 활동을 억제하는 것이다. 현재 이 약은 일본에서 1단계 실험을 안전하게 마치고 두번째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닥터 본과 노스웨스턴 대학 역시 이르면 내년부터 미국 내 제2형 당뇨병과 비만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PAI-1을 낮추는 임상실험을 하기 위해 FDA에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연구진이 원하는 것은 PAI-1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다. 이 단백질은 혈액응고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체내에 없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아미쉬 사람 중에서도 PAI-1이 없는 사람은 혈우병과 비슷한 혈액질환을 앓게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전과 장수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많아지면서, 인간 수명 연장의 꿈은 계속되고 있다.

 

 

아미쉬‘돌연변이 유전자’ 활용, 장수약 나오나
아미쉬‘돌연변이 유전자’ 활용, 장수약 나오나

아미쉬 사람들 중 일부 스위스 농부의 후손들은 돌연변이 단백질을 갖고 있어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화 ‘목격자’에서 아미쉬 사람들이 집을 짓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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