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일 '노쇼' 올들어 12.9%로 예년의 2.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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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 이민 정책 여파로 인해 불체자들 뿐만 아니라 합법 이민자들도 병원 진료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이웃케어클리닉에 따르면 산하 진료센터에서 올해 1월부터 7월 사이 예약을 했지만 예약 당일 나타나지 않은 ‘노쇼’(No-Show) 건수는 5,938건에 달했다. 이는 전체 예약의 12.9%를 차지하는 것으로 예년 평균 5% 가량에 비하면 2.5배 이상 치솟은 것이라고 클리닉 측은 전했다.
클리닉에 따르면 특히 노쇼 환자 급증 뿐만 아니라 서류미비자를 위한 LA 카운티 의료서비스 제공 프로그램인 ‘마이헬스 LA’(MHLA)의 갱신율 및 재가입률이 올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7월 말 기준 MHLA에 가입한 LA 카운티 주민은 총 14만6177명으로 18%나 감소했으며 지난해 7월과 비교해도 10%나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웃케어클리닉이 소속된 LA 카운티 커뮤니티클리닉연합(CCLAC) 관계자는 “MHLA는 매년 갱신해야 하는데 통상 여름에는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같은 기간 감소폭이 예년보다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추방에 대한 공포가 갱신과 재가입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병원진료 기피는 서류미비자 뿐만 아니다. 합법적 신분이 있어도 나중에 벌금, 영주권 취득시 지장 또는 박탈, 추방 조치 등의 불이익을 당할 것을 우려해 정부 지원 공공혜택을 기피하고 있다는 게 단체들의 분석이다. 일부 영주권자는 자격이 되는데도 저소득층을 위한 건강보험 프로그램인 메디캘(Medi-Cal) 가입을 꺼리고 심지어 현재 가입돼 있는 메디캘을 중단하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리닉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강력한 반이민 정책을 펴겠다고 발표하면서 관련 문의 및 상담이 늘었다”며 “하지만 이 정책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고 연방 이민서비스국에 따르면 메디캘, 푸드스탬프 등은 제재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각종 프로그램이 축소 또는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격이 될 때 가입해 현재 제공되는 의료 혜택을 누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박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