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8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현재까지 S&P 500지수가 6%나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의 당선이 증시 폭락을 부를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오히려 예상 밖의 가파른 ‘트럼프 랠리’가 이어진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트럼프의 당선 이후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6% 오르고,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12.7%나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지난 50여년 동안 첫 임기 선거에서 승리한 대통령 당선인들 중 이처럼 증시에 자극을 준 경우는 없었다고 전했다. 지난 1960년 리처드 닉슨을 누르고 당선됐던 존 F. 케네디가 S&P 500 지수를 8% 견인한 이후로는 트럼프가 가장 큰 폭으로 증시 부양을 이끈 대통령 당선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대선 전 월가에서 ‘트럼프 랠리’를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월가 전문가들은 대부분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뉴욕 증시가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대선 하루 전인 지난해 11월 7일 만일 트럼프가 올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미국 투자자들은 이를 지난 6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버금가는 충격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바클레이스 은행은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S&P 500 지수가 즉시 13% 급전직하 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뉴욕 증시는 이와는 정 반대의 모습을 나타냈다. 대대적인 인프라(사회간접자본) 투자와 규제완화, 세금 감면 등 트럼프의 공약들이 미국경제를 부양시킬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지수는 지난해 미 대선 이후 12.7%나 급등했다. 러셀 2000 지수는 2016년 초반부터 하락장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으나 트럼프의 당선 이후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경기부양책과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인해 미 국내시장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성장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러셀 2000 지수의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은 미국 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도 부양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대선 이후 세계증시의 시가총액은 2조5,000억달러나 더 늘었다. 뉴욕 증시의 시가총액만 따져도 1조6,000억달러나 불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