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 해외송금 규제 강화 여파
아케디아 등 부동산 매입열기 싸늘
현금을 들고 LA를 비롯한 남가주 주요 지역 부동산을 싹쓸이해가던 중국인들의 발걸음이 더뎌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샌마리노나 아케디아 등 지역의 주택 매물은 나오기가 무섭게 오퍼가 쇄도해 웃돈이 얹혀져 팔려나가곤 했지만, 최근에는 중국인들이 밀집한 부촌의 하나인 아케디아에 신축된 900만달러를 넘는 맨션의 경우 부동산 시장에 나온지 2개월이 넘도록 여전히 빈 집으로 남아 있어 상황의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고 LA 타임스가 24일 전했다.
■가격·거래량 감소=현금을 든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샌개브리엘 밸리 지역의 샌마리노, 알함브라, 아케디아 일대의 부동산 가격과 거래량이 2014년 대비 지난해 15% 이상 감소했다.
부동산업계 자료에 따르면 현금 구입 주택 거래를 기준으로 아케디아지역의 경우 지난 2014년 461건에서 지난해 344건으로 25.2%가 감소했으며, 대표적인 중국 부촌인 샌마리노도 이기간 103건에서 86건으로 16.0%가 줄어들었다. 중국 이민자들이 밀집해 있는 샌개브리엘 지역의 경우 2년 사이 현금 구입주택 거래건수가 17%가 줄었으며, LA카운티 역시 12%나 감소했다. 또한 중국인 큰손들의 주택 현금 구입이 급감함에 따라 이기간 이 지역 일대의 주택가격도 10%정도 하락했다.
■배경=LA와 뉴욕 등 미국내 주요 도심을 강타했던 차이나 머니 공습이 주춤한 원인으로 5만달러로 제한된 개인의 해외송금 규정이 엄격히 시행되면서 미국으로의 자금 이동이 쉽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 경기둔화와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외환보유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자 개인이 외국으로 유출할 수 있는 자금을 하루에 2,000달러, 연간 5만 달러로 제한했다.
더 많은 자금을 미국 등 해외로 송금하고 싶은 중국인들은 국가외환관리국(SAFE)에 자금을 합법적인 방법으로 취득했다는 것과 세금 납부 명세를 제시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송금 사유가 투자 목적으로 밝혀지면 해외로 자금을 보내는데 있어서 제한을 받거나 아예 송금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전망=LA를 비롯한 미국내 주요 부동산 시장에 차이나 머니 유입이 약화된 것이 중국정부의 외환 유출 제재에 따른 장기화로 이어질지 단기적인 숨고르기 현상인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이견이 엇갈리고 있다. 상당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중국인들의 남가주 주택 구입 열기가 주춤한 현상을 일시적인 숨고르기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내 부유층들의 경우 자국내 둔화된 경기성장률과 위안화의 약세, 그리고 움츠러든 중국 부동산 시장으로 언제든 해외로 자산을 유출하려는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