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1,110원대 근접… 7개월만에 최고치

수입업자 웃고 유학생들 한숨‘희비교차’

전문가 대부분“강달러 현상 오래 안간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19일(한국시간) 원달러 환율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110원대에 바싹 다가섰다. 이에 따라 LA 한인 경제계도 환율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향후 환율 전망과 환율 상승이 LA 한인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 달러와 강세 배경과 전망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04.8원)보다 4.30원 오른 1,109.1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며, 지난해 11월15일(1,112.3원)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5거래일 간 환율은 33.9원 상승했다. 그만큼 원화 가치가 달러에 비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연 달러 강세는 얼마나 지속될까. 최근의 강달러 현상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우세하다. 최근 강달러 현상은 일종의 ‘오버슈팅’(시장가격의 일시적 폭등·폭락)일 뿐이며 하반기 원·달러 환율은 점진적으로 하락해 강달러 현상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전망 속에서 환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 LA 한인들이다. 환율의 등락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것이 한인들의 삶이기 때문이다.

■ 환율에 웃다

내달 모처럼 휴가를 내 한국 방문을 앞두고 있는 LA 거주 마모(56)씨는 강달러 현상이 반갑기만 하다. 아내와 함께 하는 이번 방문을 위해 성수기 항공료를 이미 지불한 상태인 마씨는 강달러 현상으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씨는 “왕복항공권을 비싸게 구입해서 출혈이 있었는데, 달러를 원화로 바꾸니 생각지도 않던 비상금을 찾은 느낌이 들어 비행기 티켓비용은 잊었다”고 말했다.

마씨 이외에도 달러를 원화로 바꿔 한국으로 송금하는 한인들도 미소를 짓고 있다. 

글렌데일 거주 김모(45)씨는 이달 말 한국에 계신 어머니의 80회 생신을 앞두고 선물 대신 현금을 송금했다. 달러가 강세이다 보니 더 많은 원화를 보낼 수 있었다는 김씨는 “평소 보내드린 용돈보다 이번에 더 많이 보낼 수 있어 모처럼 효자 노릇 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한국 내 업체와 거래하고 있는 LA 한인 수입업체들도 강달러 현상에 따른 환차익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국서 각종 식품이나 의류, 서적, 잡화 등을 미국으로 수입하는 수입업체들은 강달러 현상에 수입원가를 줄일 수 있어 모처럼 웃고 있다.

한 한인 식품수입업체 관계자는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은 수입 원가가 낮아진다는 의미”라며 “생각같아선 달러 강세가 지속돼 자금 운영을 비롯해 회사를 운영하는 게 수월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 환율에 울다

LA 거주 박모(59)씨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뉴욕의 한 대학 3학년에 재학중인 둘째 딸의 가을학기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에서 가입해 만기가 된 개인연금을 동생에게 부탁해 찾아서 미국으로 송금할 예정이었지만 잠시 송금을 보류했다. 

지금 환전해 송금하면 강달러 현상으로 그만큼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박씨는 매일 카톡으로 동생과 환전과 송금 일정을 놓고 통화를 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은 없다. 

박씨는 “한국에서 송금을 받아야 하는데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지금 환전하면 원화가 더 들다보니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럴 줄 알았다면 좀더 일찍 서두를 것이었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강달러 현상에 애타는 사람들이 또 있다. 바로 한국에서 급여를 송금받고 있는 한인 및 지상사 직원들이다. 이들도 강달러 환율 상황에 애타는 것은 마찬가지다. 한국 본사에서 똑같은 급여를 송금해도 강달러 환율이다 보니 달러로 받은 급여는 평상시에 비해 적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부모로부터 송금받는 돈으로 생활하는 한인 유학생들도 허리띠 줄이기에 들어갔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학비를 대고 있는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생활비를 아껴쓰겠다는 한인 유학생들이 부쩍 늘었다. LA소재 한국 대기업 지사에 파견나온 한인남성은 “강달러 환율에 급여가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막상 급여가 줄어드니 원화 강세 때 급여가 생각난다”며 씁쓸해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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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5 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109.10원이 마감한 19일 서울에 있는 KEB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