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형준 법무사팀
베테랑스 에듀

[행복한 아침] 이웃에 대한 묵상

지역뉴스 | | 2017-07-22 19:19:07

칼럼,김정자,수필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복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앞 집 패티 어머니께서 소천하셨다. 문상차 찾아온 딸내 가족들과 손주들이 부산스러워 어쩌냐고, 이해해달라며 미소를 짓는다. 페티의 어머니께선 아흔이 넘으셨는데도 건강하신 모습이셨지만 연세가 높으신터라 떠나실 때가 되셨던가 보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있었던 것 처럼 페티는 의연해 보이기까지 했다. 각별했던 것은 페티 어머니께서도, 페티도 혼자였지만 각기 다른 층에서 거주하면서 두 모녀는 늘상 같이 다녔고 함께 생활하는 것이나 진배없을 만큼 다정한 모녀였었다. 깊은 밤에도, 때로는 새벽에도 어머니를 찾아뵙는 문 소리가 들리곤 했었으니까. 깊은 신앙심으로 살아가는 모녀였었다. 주일이면 성가대 연습을 위해 이른 아침 시간인데도 분주하게 집을 나서는 페티를 자주 마주치곤 했었다. 페티의 아픔을 보듬으며 우린 언젠가는 천국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위로의 말을 건넸지만 페티의 뒷모습이 애틋하고 애잔해 보인다.

인생 노정을 지나는 동안 실로 숱한 이웃을 만나고 헤어지곤 한다. 시니어 아파트라는 같은 공간에 살고있는 이웃은  생의 남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기에 따뜻하고 정겨울 수 밖에 없다. 열 네개층으로 이루어진 아파트에서 12층에 입주한 스물네 가정과는 가족의 정을 느끼가며 생의 마지막 안식처에 기거하는 이웃사촌들이 되어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남은 날들을 동행하며 서로가 서로에게서 삶의 활기를 찾으며 세월을 함께 헤쳐나가고 있다. 연륜의 흔적을 흠모하며 남은 여정을 함께 구사하며 운명적인 만남을 서로 도모하며 관심과 아량으로 어우러지며 지내고 있다. 희귀하거나 잘 기른 화초가 있으면 함께 키우자며 썬룸으로 가져다 놓는다. 앞다투어 물을 주고 잎을 다듬는다. 쌩스기빙이나 성탄절이 돌아오면 예쁜 장식을 가지고 나와 훌륭한 분위기로 바꾸어 놓는다. 삽백여 가구가 모여사는 빌딩에서 유난히 우리 층에 모여사는 입주자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갖기도하고 이방 저방을 서로 방문하며 별미를 나누곤 한다. 대부분이 혼자된 여자분들이 주류를 이루고있어 우리 부부가 주목을 받는 것 같긴하지만 이웃사촌의 정은 해가 더해 갈수록 정이 도탑고 돈독해지고 있어 온정의 온도는 수직상승 하고있는 중이다.  

아파트 복도에서도 파킹랏에서도 엘리베이터에서도 마주치는 분들이 모두 타인종이다. 아시안조차도 없는 시니어 아파트라서 짧은 영어가 무시로 고생 중이긴 하지만 아침부터 환한 웃음으로 마주하는 ‘굿모닝’ 부터 안부 인사가 어느덧 생활의 기쁨으로 자리하고 있다. 혹자는 겉치레이고 입으로만 나누는 가식적 인사라는 혹평을 하기도하지만 편안함과 상쾌함을 건네주는 건 사실이다. 인사만큼 좋은 것도 없지 않은가. 인사는 오직 인류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요 아름다움이 아닐까. 초면인데도 포옹인사를 나누는 것이 처음엔 생소했었지만, 짧은 영어로 겨우 소통하는데도 며칠만 마주치지 않으면 오두방정하듯 반가워서 어쩔줄 모르는 다정다감 문화에 익숙해져 가고있어 이젠 순편하고 자연스레 안정이 된 셈이다. ‘당신을 만나게 된것으로 반갑고 기쁨이 됩니다’ 라는 표정으로 인사를 건넨다. 인사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동작으로만 그치지 않고 마음을 연결해 주는 가교가 되어주기도 한다는 오묘함의 깊이 깨달아가고 있다. 

웃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인사를 어찌 외면할 것인가. 마음을 나누는 인사는 풍성함을 나눌 수 있는 고매한 인격에서 우러나오는 기품이다. 좋은 이웃을 만났더래도 좋은 이웃으로 존대하며 훈훈함을 끼쳐야 편안한 이웃으로 지속되는 것이라서 내가 먼저 편안한 이웃이 되어주면 내 이웃도 정감있는 이웃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남은 날들을 함께 걸어가자며 따습은 눈 빛을 건네는 이웃이 있어 행복하다. 편안한 이웃으로 제자리를 찾은 기분좋은 느낌이 스물스물 마음을 가뿐하게 만들어준다. 감사할 일이다. 좋은 이웃들이 빚어내는 정분은 한폭의 아름다운 풍경이요 한편의 서정시라해도 과하지 않을 듯하다. 좋은 이웃의 정분은 조금씩 모르는 사이에 쌓여가는 것이었다. 이웃에 대한 묵상이 날로 깊어질 것 같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JJ에듀, 11학년 대상 대학원서 세미나 연다
JJ에듀, 11학년 대상 대학원서 세미나 연다

5월 4일 오후 2시, 일대일 상담도 대입전문 JJ에듀케이션이 1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5월 4일 학원에서 대학원서(Common Aplication)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

민희진 '엄마'로 따르던 뉴진스 앞날은 어떻게 되나…팬들 트럭 시위
민희진 '엄마'로 따르던 뉴진스 앞날은 어떻게 되나…팬들 트럭 시위

하이브 "뉴진스 컴백에 최선을"…멤버들-민희진 간 유대감이 변수뉴진스, 소속사 변경 쉽지 않아…민희진, 감사 답변·자산 반납 아직 안 해뉴진스 팬들 트럭 시위…"버니즈는 하이브 소

인터넷 댓글, 효율적이고 현명하게 달기
인터넷 댓글, 효율적이고 현명하게 달기

뉴욕에서 바를 운영하는 마이클 레이놀즈는 비즈니스 검색 사이트인‘옐프’(YELP) 등록을 요청한 적이 없고 원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오픈한지 몇 주 안 돼 옐프 측에서 바에 다녀간

한화큐셀, 미국정부에 동남아산 태양광 관련제품 관세 요청
한화큐셀, 미국정부에 동남아산 태양광 관련제품 관세 요청

한화큐셀 조지아주 달튼 공장[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화큐셀 등 미국에서 태양광 발전을 위한 설비나 부품을 만드는 업체들이 동남아에서 수입하는 태양광 관련 제품에 관세를 부과해달라고

조세호·9세 연하 연인,  “’유퀴즈’서 결혼 발표”
조세호·9세 연하 연인, “’유퀴즈’서 결혼 발표”

개그맨 조세호, 유재석 /사진=tvN‘유 퀴즈 온 더 블럭’ SNS개그맨 조세호가 오는 10월 20일 결혼한다.24일(한국시간 기준)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아시안, 코리안 아메리칸 역사 배웠어요"
"아시안, 코리안 아메리칸 역사 배웠어요"

애틀랜타 한국학교(교장 심준희)는 지난 20일 고급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아시안 아메리칸의 역사와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주제로 외부 강사 특강을 개최했다. 안소현 케네소주립대학교

켐프, 16세 미만 청소년 SNS 가입 시 부모 허락
켐프, 16세 미만 청소년 SNS 가입 시 부모 허락

켐프 주지사 청소년 SNS 법안 서명 음란사이트 접속 시 1만 달러 벌금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청소년이 소셜 미디어에 가입하려면 부모의 허가를 받도록 요구하는 상원 법안351에

메트로 애틀랜타, 주택 평균가 40만 달러
메트로 애틀랜타, 주택 평균가 40만 달러

풀턴 70만 달러, 귀넷 49만 달러봄철 주택시장, 수요↑, 공급 부족 2024년 봄철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주택 시장에서 주택 수요는 최고치로 상승한데 반해 공급은 여전히 제한

FDA "저온살균우유서 조류독감바이러스 발견"
FDA "저온살균우유서 조류독감바이러스 발견"

"양성반응 보였으나 활성화된 실질적 바이러스는 아냐"최소 8개주 젖소에서 조류인플루엔자 확인…인간감염 사례도 미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젖소가 잇따르는 가운데 식품의약국(FD

한화큐셀, TGC와 450㎿ 태양광 모듈 공급·발전소 EPC 계약
한화큐셀, TGC와 450㎿ 태양광 모듈 공급·발전소 EPC 계약

마이크로소프트 이어 두번째 대형 계약…"EPC 등으로 사업다각화"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이 미국에서 상업용 태양광 모듈 공급 및 발전소 시공 계약을 따냈다.한화큐셀의 자회사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