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시장 한인업주 피해 잇달아
생계형 절도 '노숙자 소행' 추정
최근들어 한인업소들이 많은 LA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 이른바 자바시장에서 유리창을 깨고 마네킹 등 진열대에 놓인 물건을 훔쳐가는 생계형 범죄가 속출하고 있어 한인 업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같은 범죄는 자바시장 인근에 다수 거주하는 노숙자들이 마네킹이나 진열대에 놓인 물건이 수백달러에 장물 거래된다는 사실을 노리고 인적이 없는 새벽을 틈타 저지르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주들의 분석이다.
다운타운에서 의류업소 및 쇼룸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절도 피해 및 유리창 수리비로 1만 달러 이상의 손해를 봤다. 누군가가 24일 새벽 자신의 업소 창문을 깨고 진열대에 있던 앤틱 재봉틀을 훔쳐갔고, 이에 앞서 한 달 전에도 노숙자들이 이유 없이 유리창을 깨트리고 도망가 피해를 봤다.
김씨는 “보안을 철저히 하기 위해 유리창을 강화유리로 교체했지만 작정하고 깨트리니 소용이 없다”며 “평소 자바시장을 순찰하는 경찰도 부족하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박모씨의 경우도 누군가가 업소 창문을 깨고 진열대에 세워져 있는 마네킹을 훔쳐갔다. 박씨는 “요즘 창문을 깨고 마네킹을 훔쳐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당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유리창 수리비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또 사건이 발생한 뒤 바로 경찰 리포트를 했지만 경찰이 찾아오지도 않았다며 새벽에 순찰을 도는 사설 시큐리티 가드가 있긴 하지만 자바시장이 워낙 넓고 그 수도 부족해 범죄를 예방하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자바시장 의류업소와 쇼룸들의 경우 심야 시간에는 철체 셔터 등을 내리고 있지만 전시 효과를 위해 마네킹 등이 세워져 있는 유리창은 셔터 바깥쪽으로 설치를 해놓은 곳이 많아 이같은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또 마네킹이 몇 백 달러에 거래된다는 말이 돌면서 이같은 범죄가 횡행한다는 게 업주들의 설명이다. <황두현 인턴기자>
24일 LA 다운타운 자바시장의 한인 의류업소에 침입한 절도범들이 진열장 유리를 깨고 물건들을 훔쳐갔다. 업소 앞에 진열돼 있던 장식품들이 파손된 채 나뒹굴고 있다. <박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