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대출 업계가 재융자 신청 폭주로 더 없이 바빠졌다. 이자율 하락이 바닥이라고 판단한 주택 소유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재융자에 나서면서 모기지 대출 규모가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자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주택 구입 뒤 1년도 채 되지 않아 재융자를 실시하는 주택 소유주까지 있을 정도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재융자 신청 증가로 활기를 되찾은 모기지 대출 업계의 현황을 알아봤다.

 

 

▲ 불과 1년 만에 1% 포인트 깎아

 

에릭 오설리번은 올해 1월 코네티컷 주 올드 라임 지역에 위치한 주택을 구입했다. 당시 그가 적용받은 모기지 이자율은 약 4% 중반 수준이었다. 이후부터 모기지 이자율이 계속 떨어지면서 모기지 대출을 담당한 은행이 재융자 실시로 낮은 이자율로 갈아탈 것을 권유했다. 

오설리번은 결국 지난달 재융자를 실시해서 이자율을 약 3.49%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불과 1년도 안되는 기간에 모기지 이자율을 약 1% 포인트나 깎은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오설리번은 주택 구입 뒤 꾸준히 리모델링을 실시했는데 이번 재융자를 실시하면서 주택 가치 상승분을 인정받아 기존에 납부하던 모기지 보험료까지 낼 필요가 없게 됐다.

▲ 재융자 주도로 대출 업계 활기

월스트리트 저널은 오설리번의 재융자 사례를 소개하면서 올해 재융자 시장을 중심으로 모기지 대출 발급이 급증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올해 여름 동안 발급된 모기지 대출액은 금융 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주택 융자 업계가 매우 바쁜 여름을 보냈다. 

모기지 시장 조사 기관 인사이드 모기지 파이낸스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9월 사이 발급된 모기지 대출액은 약 7,000억 달러로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융자 업계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 한해 모기지 대출 발급액이 주택 시장 호황기인 2006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이자율 바닥’이라는 판단

모기지 대출 규모가 이처럼 크게 늘고 있는 것은 모기지 이자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재융자 신청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재융자 타이밍을 기다렸던 주택 소유주들이 이자율이 바닥 수준이라고 판단하면서 재융자 신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이다. 모기지 시장 정보 업체 ‘블랙나이트’(Black Knight)에 따르면 올해 7월과 8월 실시된 재융자 규모는 1년 전에 비해 약 75%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블랙나이트 측은 이자율 하락으로 지난 9월 약 1,170만 명에 달하는 주택 소유주들이 재융자를 통해 이자율을 약 0.75% 포인트 낮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모기지 대출업계 1위인 웰스 파고 은행의 경우 재융자 발급이 크게 늘면서 지난 3분기 모기지 대출 발급액이 전분기 대비 약 50억 달러나 늘었다. 은행 측은 재융자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4분기에도 3분기와 비슷한 대출 규모를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장기간 낮은 이자율로 묶을 절호의 기회

뉴저지 주 밀스톤에 거주하는 크리스 더츠는 약 1년간 재융자 시기를 저울질 해왔다. 그러던 중 최근 재융자를 실시한 더츠는 이자율을 기존 약 4.25%에서 약 3.75%로 낮춘 것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더츠는 이번 재융자를 통해 기존 FHA 융자 대신 일반 융자로 갈아타면서 FHA 융자 수수료 월 약 300 달러를 낼 필요도 없게 됐다. 

더츠는 “재융자 타이밍을 잡기 위해 오래 기다려왔다”라며 “앞으로 장기간 재융자를 다시 실시할 계획이 없다”라며 최근 실시한 재융자에 대한 만족감을 보였다. 더츠의 재융자 신청을 담당한 카디널 파이낸셜 측은 “지난 3개월간 재융자와 주택 구입 대출 발급 규모가 약 15%~20% 증가했다”라며 활발해진 대출 시장의 모습을 전했다. 

▲ 주택 구입 대출 증가는 몇 달 걸릴 것

한편 주택 구입 대출 신청은 재융자와 달리 아직 별다른 증가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근 발표된 주택 거래 현황도 이런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9월 재판매 주택 거래는 이자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달 보다 약 2%나 감소하며 주택 시장 회복 동력이 흔들리는 모습을 나타냈다. 

재융자 수요가 이자율 변동에 즉각 반응하는 반면 주택 구입 대출은 이자율이 떨어지더라도 우선 매물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대개 수개월이 지난 뒤에야 대출 신청 증가로 이어진다.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코어로직의 랠프 맥래플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달 동안 모기지 이자율 하락으로 재판매 주택 거래 증가에 대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라고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 재융자 실시로 경기 침체 대비하라

올해 초만 해도 주택 거래 부진과 재융자 수요 감소 등으로 주택 융자 업계가 불황의 늪에 빠질 것으로 우려됐다. 그러나 3분기부터 기다렸다는 듯이 재융자 신청이 이어지면서 융자 업계는 활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대형 은행에 비해 자본 규모가 낮은 비은행계 소형 대출 기관이 최근 재융자 수요 폭주로 인한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다. 비은행계 대출 기관에 의한 모기지 대출 발급 규모는 전체 규모 중 약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영 보증 기관 지니메이의 테드 토저 전 대표는 “주택 소유주들이 지금과 같은 재융자 기회가 계속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재융자를 통해 앞으로 있을 경기 침체에 대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재융자 실시를 권장했다. 부동산 업체 깁슨 소더비 인터내셔널의 래리 라이드아웃 대표도 “낮은 이자율에 익숙한 젊은 층이 주택 구입과 재융자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충고했다.

<준 최 객원기자>

 

 

재융자 신청 급증으로 전체 모기지 대출 발급 규모가 사상 최고 수준이다.                                <AP>
재융자 신청 급증으로 전체 모기지 대출 발급 규모가 사상 최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