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주택 압류 위험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캐시 아웃’(Cash-Out) 형태 재융자의 한도를 낮춘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연방 주택국’(FHA)은 ‘캐시 아웃’ 재융자 한도를 주택 시세 대비 현행 85%에서 80%로 낮추기 결정했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FHA는 ‘연방 주택 도시 개발국’(HUD) 산하 모기지 보증 기관으로 생애 첫 주택 구입자 대상의 주택 구입 대출을 많이 발급하고 있다.


FHA 캐시 아웃 재융자 한도 인하는 오는 9월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최근 수년간 주택 가격 급등으로 캐시 아웃 재융자 발급이 급증한데 따른 결정이다. FHA 측은 캐시 아웃 재융자 발급 급증으로 정부 모기지 프로그램에 약 1조 3,000억 달러에 달하는 위험이 추가 형성된 것으로 자체 판단 중이다. 키스 벡커 FHA 위험 관리 최고 책임자는 “기존 한도인 85%는 모기지 연체 위험 대비를 위한 적정 수준보다 높다고 판단된다”라며 “자칫 납세자들에게 돌아갈 피해를 막기 위해 인하 조치를 시행한다”라고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필요 이상의 한도로 캐시 아웃 재융자를 신청하는 대출자의 융자 수수료 지출 비용이 늘고 있다. 또 ‘주택 담보 대출 비율’(LTV)이 높은 모기지 담보부 증권은 투자자들에게 덜 매력적으로 정부 모기지 기관의 수익성 악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도 이번 재융자 한도 인하 결정에 작용했다.

최근 캐시 아웃 재융자 신청이 급증했지만 금융 위기 이전 수준만큼은 아니다. 금융 위기 이전과 달리 주택 개량 공사 또는 기타 대출 상환 목적으로 캐시 아웃 재융자를 신청하는 대출자가 대부분으로 연체 위험이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다. 2017년 10월~2018년 9월 사이 FHA에 의해 발급된 캐시 아웃 재융자는 약 15만 1,000건으로 5년 전 같은 기간의 약 4만 3,000건 대비 무려 약 4배 수준으로 늘었다. 캐시 아웃 재융자는 지난해 모기지 이자율이 급등할 당시 집중적으로 발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2017년 10월~2018년 9월) FHA 발급 재융자 중 캐시 아웃 재융자가 차지한 비율은 약 63%로 전년도 약 39%보다 크게 증가했다.

캐시 아웃 재융자를 발급받은 주택 소유주는 주택 가격 하락 시 모기지 원금이 주택 시세보다 높아지는 ‘깡통 주택’ 상황에 처할 위험이 높다. 금융 위기 발생 당시 캐시 아웃 재융자를 실시한 주택 소유주 중 깡통 주택으로 전락한 사례가 많았다.

당시 깡통 주택 소유주들은 재융자 또는 주택 처분이 불가능해 결국 주택 압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사상 최악의 주택 압류 사태가 발생한 계기가 됐다. FHA는 주택 압류 사태가 번지던 2009년 캐시 아웃 재융자 한도를 기존 95%에서 85%로 인하 조치한 바 있다.

캐시 아웃 재융자 한도를 85%에서 80%로 내리기로 한 FHA의 결정은 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 프레디 맥과 패니메이의 방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결정이다. 프레디 맥과 패니메이는 이미 캐시 아웃 재융자 한도를 80%로 제한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해오고 있다.

FHA의 한도 인하 조치가 실시되면 더 높은 금액을 대출하기 위해 기존 패니메이, 프레디 맥 보유 대출을 FHA를 통한 재융자로 전환하려는 주택 소유주들의 추세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FHA가 발급하는 모기지 대출은 패니메이, 프레디 맥이 발급하는 대출에 비해 위험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캐시 아웃 재융자 발급이 급증한 것 외에도 FHA 대출자들의 크레딧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고 정부 보조 프로그램을 통해 다운페이먼트 자금을 마련하는 대출자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FHA는 모기지 포트폴리오 위험이 더 높아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부터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서기 시작했다.

FHA는 다른 보증 기관과 마찬가지로 모기지 대출 연체 발생 시 자체 예산으로 보상금을 지급한다. 만약 예산이 부족하면 납세자가 납부한 세금이라고 할 수 있는 연방 재무부로부터 자금 지원을 신청하게 되는 데 FHA 금융 위기 이후 손실 규모가 커지자 지난 2013년 재무부로부터 실제로 예산 지원을 받은 바 있다. FHA와 ‘연방 재향 군인회’(VA) 발급 모기지 대출 보증 기관 ‘지니메이’(Ginnie Mae)도 캐시 아웃 재융자 한도 인하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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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HA를 통한‘캐시 아웃’ 재융자 한도가 오는 9월부터 시세 대비 기존 85%에서 80%로 낮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