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기 장기간 이어지며 모기지 이자율 하락세 불구

‘거래 감소, 가격 하락’등 주택 시장 조정기 현상 뚜렷


여름철 성수기를 코앞에 두고 부진한 주택 시장 지표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세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택 거래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 거래 감소에 영향을 받아 주택 가격 상승폭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낮은 폭으로 떨어졌고 셀러들의 주택 매매 수익도 결국 하락세로 돌아섰다. 뚜렷한 침체 요인은 없지만 주택 시장 호황기 장기간 이어진 탓에 시장 수요자들 사이에서‘이제 떨어질 때가 되지 않았나’라는 불안 심리가 확산된 것이 최근 주택 시장 부진의 원인이란 분석이다.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가 장기화될 경우 주택 시장도 결국 조정 국면 진입을 피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 팔리지 않는 ‘새 집’ 쌓인다

신규 주택 판매 하락 발표가 주택 시장 둔화 조짐을 가장 먼저 알렸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연방 상무부의 집계를 인용, 올해 4월 전국 신규 주택 판매는 지난해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최근 보도했다. 연방 상무부의 집계에 따르면 4월 중 전국 신규 주택 판매량은 전달 대비 약 6.9% 하락한 약 67만 3,000채(연율 기준)로 지난해 12월 이후 월별 대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당초 예상한 하락폭인 약 2.7%를 크게 웃도는 하락폭으로 봄철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신규 주택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음을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북동부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신규 주택 판매가 감소했고 중서부와 서부의 하락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 주택 판매량이 올해 1월, 2월, 3월 모두 전달 대비 상승세를 이어가다 4월 들어 하락세로 돌아서자 주택 시장 조정 국면 진입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망이 다시 나오고 있다.

4월 중 신규 주택 매물의 시장 대기 기간은 약 5.9개월로 1년 전 약 5.7개월보다 소폭 늘었다. 이는 팔리지 않는 신규 분양 주택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더 많이 쌓여가고 있음을 뜻한다. 한편 4월 중 신규 주택 중간 판매가는 약 34만 2,200달러로 1년 전(약 31만 4,400달러)에 비해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 주택 시장 동향 대변 ‘재판매 거래’ 감소

4월 중 재판매 주택 거래도 전달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판매 주택 거래는 전체 주택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주택 거래 동향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로 여겨진다. 모기지 이자율이 여전히 하락세이고 계절적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재판매 주택 거래가 하락하자 주택 시장에서는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USA 투데이가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의 집계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4월 중 재판매 주택 거래는 전달 대비 약 0.4% 떨어진 약 519만 채(계절 요인 감안 연율 기준)로 하락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약 4.4%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학자금 융자 상환 부담, 저가대 매물 부족과 이로 인한 가격 급등 현상 등을 재판매 주택 거래 하락 원인으로 지목했다. NAR 측은 연말까지 주택 거래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시장이 느끼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전문가들은 모기지 이자율이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주택 거래가 살아나지 못하자 주택 가격 장기 상승으로 인해 주택 수요가 사라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평균 약 4.54%(30년 고정)을 기록했던 모기지 이자율은 올해 3월과 4월 각각 약 4.27%와 약 4.14%로 연이어 떨어졌다.

거래 하락에도 불구하고 4월 중 재판매 주택의 중간 가격은 약 26만 7,399달러로 전년대비 약 3.6% 상승하며 86개월 연속 연간 대비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북동부 지역의 재판매 주택 거래가 약 4.5% 하락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고 남부에서는 약 0.4% 소폭 하락했다. 서부 지역만 유일하게 약 1.8% 상승했으며 중서부 지역은 전달과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다. 재판매 주택 매물 재고는 약 1.78% 증가한 약 183만 채로 집계됐지만 과거 정상 수준 대비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 가격 상승폭, 2012년 9월 이후 최저

주택 가격의 경우 아직까지 뚜렷한 하락 현상은 없지만 장기간 지속된 상승 폭이 둔화되는 지역이 늘고 있다.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는 지역은 주로 서부 대도시들로 주택 가격이 폭등 현상을 보였던 지역이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지난 3월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전국 주택 가격 지수는 약 3.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상승폭은 주택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기 직전인 2012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3월 현재 전국 주택 가격 지수 상승폭은 12개월 연속 둔화세를 기록 중이다.

전국에서 주택 가격 상승세 둔화 현상이 가장 뚜렷한 지역은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 등 서부 대도시 지역이다. 시애틀의 경우 지난 3월 주택 가격 상승 폭이 약 11.4%나 감소했고 샌프란시스코 주택 가격 상승세도 약 9.9% 둔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LA 지역 주택 가격 상승폭 역시 약 6.7% 감소했다. 주택 가격 급등 지역의 가격 둔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주택 거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프랭크 노태프트 코어로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너무 오른 주택 가격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라며 “가격 둔화세로 주택 구입 능력이 개선되면 주택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주택 매매 수익도 하락세

주택 가격 둔화세로 셀러들의 주택 매매 수익도 줄어들었다. 온라인 금융 정보 업체 뱅크레이트닷컴이 시장 조사 기관 애톰 데이타 솔루션의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셀러들의 주택 매매 수익(직전 구입 가격 대비)은 평균 약 5만 7,500달러로 지난해 4분기 조사 때 가격인 평균 약 6만 달러를 밑돌았다.

올해 1분기 주택 매매 수익이 가장 높은 도시는 대부분 서부 지역 대도시들로 조사됐다. 전국 123개 대도시 중 매매 수익률이 가장 높은 도시는 샌호제로 평균 약 84.1%로 집계됐으며 이어 샌프란시스코(평균 약 70.9%), 시애틀(평균 약 63.1%), 가주 모데스토(평균 약 59.7%), 솔트레이크 시티(평균 약 56.5%) 순이었다. 올해 1분기 전국 평균 매매 수익률은 약 31.5%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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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 신규 주택 판매가 소폭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