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과는 달리 위험 낮아 주택시장 위협 안해

기관 형태 투자자 증가… 가격 하락시 손실 우려



단기 매매 방식의 플리핑 매매가 다시 성행하고 있다. 최근 플리핑 매매가 2006년 주택 시장 활황기에 버금갈 정도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2006년 당시 플리핑 매매는 투기에 비유되며 주택 가격 거품의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다시 돌아온 플리핑 매매는 2006년과 달리 위험이 낮아 주택 시장에 큰 위협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월스트릿 저널이 최근 다시 활기를 띠고 있는 플리핑 매매 시장을 진단했다.



■ 수익은 높고, 위험은 낮아

모기지 시장 조사 기관 코어로직에 따르면 최근 성행 중인 플리핑 매매는 약 10년 전과 달리 위험이 높지 않다. 향후 수년간 주택 가격 하락이 발생해도 주택 시장에 변동성을 유발할 위험이 매우 낮다는 분석이다. 지난 해 4분기 미국에서 매매된 주택 중 약 10.8%가 구입 뒤 2년 내에 되파는 ‘플리핑’ 매매였던 것으로 분류됐다.

전체 주택 매매 중 약 11.3%가 플리핑 매매였던 2006년 1분기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4분기 플리핑 매매 비율로는 코어로직이 집계를 시작한 20년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 

최근 플리핑 매매에 따른 수익 폭은 직전 플리핑 성행 시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플리핑 수익 폭은 2006년 대비 약 2배 이상으로 가격 정체 또는 하락 현상에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완충 장치’가 마련됐다.

■ 가격 급등에만 의존하면 위험 커져

플리핑 매매는 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할 때 자주 등장하는 매매 기법이다. 낮은 가격에 구입한 매물을 단기간에 되팔아 수익을 올리기 위한 목적의 플리핑 매매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뤄지기 시작했다. 라스베가스나 피닉스 등을 중심으로 신규 주택 단지가 개발되는 지역에 나온 개발 용 부지를 구입하기 위해 식당 종업원, 택시 기사 등 일반인까지 플리핑 매매에 뛰어든 것이 시초다. 

부동산 가격 급등에 의한 매매 차익을 기대했지만 당시 대부분 플리핑 투자자들은 부동산 가격 하락과 동시에 기대했던 이익은 고사하고 손털고 나오는 사례가 주를 이뤘다.

2006년에 성행하던 플리핑 매매 형태는 과거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모기지 대출을 쉽게 받아 거의 투자금도 없이 주택을 구입한 뒤 가격 급등 현상에만 의존했던 플리핑 매매가 상당수였다. 

부동산 전문 투자자보다는 일반인들에 의한 플리핑 매매 비율이 높았던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에 이뤄지는 플리핑은 과거와 많이 다르다. 일반인보다는 전문 투자자들에 의한 플리핑 매매가 많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 최근 ‘리모델링은 필수’

주택 구입 뒤 별다른 공사 없이 바로 되팔았던 과거 플리핑 방식과 달리 최근에는 리모델링 공사 등 필요한 수리 절차를 거친 뒤 다시 매물로 내놓는 플리핑 사례가 많다. 바이어 선호도에 맞춰 구입 즉시 입주할 수 있도록 주택을 수리하는 것이 최근 플리핑 매매의 관행처럼 자리 잡았다.

플리핑 매매용 주택의 건축 연도가 높아진 점도 과거와 다른 점이다. 코어로직에 따르면 최근 플리핑 매매로 거래되는 주택의 건축 연도는 2006년에 비해 약 10년 오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랠프 맥래플린 코어로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성행하는 플리핑 매매 추세는 과거와 상당히 다르다”라며 “가장 큰 차이점은 과거 사례처럼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 기관 형태 투자자 증가

플리핑 매매 수익률이 높아졌다고 해서 수익이 반드시 보장된 것은 아니다. 플리핑 투자자들은 장기 주택 보유자에 비해 주택 가격 하락 시 높은 위험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플리핑 투자자들의 경우 건축 융자 상환을 위해 매물을 최대한 빨리 파는 것이 목적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자칫 손실이 발생하기 쉽다.

가격이 낮은 매물을 구입하기 위해 건축 연도가 오래된 매물이 플리핑용 매입 대상이 될 때가 많다. 하지만 겉보기에는 멀쩡해도 내부 구조 결함으로 인해 예상보다 높은 공사비가 발생하는 경우 기대했던 플리핑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 

플리핑 투자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관 형태의 투자자들이 최근 많아진 점도 과거와 다른 점이다. 코어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플리핑 투자자 중 약 40% 이상은 기관 형태의 투자자들로 직전 주택 시장 활황기에 비해 차지 비율이 3배나 높아졌다.

■ 전보다 짭짤해진 수익

코어로직은 플리핑 투자자들의 ‘경제 수익률’(Economic Profit)에 대한 조사도 실시했다. 경제 수익률은 전반적인 주택 가격 상승효과를 제외한 수익을 뜻한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플리핑 매매를 통한 중간 경제 수익률은 약 23%로 주택 시장이 활황기였던 2006년 1분기 경제 수익률인 약 9%의 세배 가까이 됐다.

플리핑 매매가 주택 가격 상승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수년째 극심한 매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주택 시장에 플리핑 투자자들을 통해 매물이 공급된다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저가대 매물 비율이 높은 플리핑 매물은 첫 주택 구입용 매물로 적합하지만 가격이 여전히 높아 첫 주택 구입자들에게는 구입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하지만 플리핑 매물이 대부분 리모델링 등의 공사를 거친 뒤 매물로 나오기 때문에 리모델링 비용이 마련되지 않는 첫 주택 구입자들에게 오히려 적합할 수 있다.

■ ‘멤피스, 버밍햄, 필라델피아’ 플리핑 활발

지난해 4분기 테네시 주 멤피스, 앨라배마 주 버밍햄,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등의 지역에서는 플리핑 매매가 매우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중 필라델피아의 플리핑 매매 경제 수익률은 무려 약 93%에 달했고 멤피스 지역 역시 약 42%로 매우 높았다. 

테네시 소재 부동산 투자 업체 ‘멤피스 인베스트’는 테네시, 텍사스, 미주리, 아칸소, 오클라호마주 등에 연간 1,000여 채에 달하는 주택을 구입한 뒤 개량 공사를 거쳐 임대용 주택으로 전환한 뒤 다시 개인 투자자들에게 되파는 방식으로 플리핑 매매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멤피스 인베스트가 내놓은 플리핑 매물은 주로 높은 주택 가격으로 인해 투자용 주택 구입이 힘든 해안가 도시 거주자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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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행 중인 플리핑 매매는 전과 달리 위험 요인은 낮고 부족한 매물 공급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