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5대 도시 장기연체 비율 25%

장기연제 대출의 4분1은 10대 도시서 발급




2007년 터진 서브프라임 사태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주택 시장 거품이 붕괴되면서 수백만 채에 달하는 주택이 대거 압류된 사상 최악의 주택 시장 침체로 여전히 기억된다. 모기지 연체로 압류 직전까지 갔지만 다행히 압류만은 피한 주택들은 이후 주택 시장 회복세와 함께 하나둘씩 조용히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압류를 피했던 주택의 모기지 연체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어서 여전히 주택 시장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경제매체 마켓워치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모기지 장기연체 문제점을 진단했다.



■ 압류 느슨해진 틈 타 장기 연체 급증

주택시장 거품 형성 시기에 발급된 모기지 대출 중 국영 보증 기관인 프레디맥이나 패니매이외의 보증을 받지 못한 대출이 상당수다. 

보증기관 가이드라인에 미달된 대출들로 이른바 서브 프라임 대출로 부르는데 이후 ‘무보증 모기지 담보부 증권’(Nonagency Securitized Mortgage) 발행으로 이어졌다. 

약 3년 전 신용평가 기관 무디스에 인수된 시장 조사 기관 ‘블랙박스 로직’(Black Box Logic)의 보유 자료에 따르면 주택 구입 열기가 절정을 이뤘던 2007년 11월 기준 무보증 모기지 대출은 약 1,060만 건으로 금액으로는 무료 약 2조4,300억달러에 달했다.

신용 평가기관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가 최근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무보증 모기지 대출 중 장기 연체 상태인 대출 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2018년 2월 현재 연체 기간이 5년 이상인 무보증 모기지 담보부 증권 비율은 전국적으로 약 25%로 조사됐다고 피치 레이팅스가 밝혔다.(도표 참조).

연체 기간 5년 이상 무보증 모기지 담보부 증권은 주택 시장 회복 초기인 2012년 약 2%에 불과했지만 2년 뒤인 2014년 약 21%로 갑자기 치솟았다. 이는 주택 시장 회복과 함께 모기지 대출 기관들이 연체 주택을 상대로 한 주택 압류 절차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주택 압류가 확실시됐던 주택 소유주 중 모기지 연체를 해결하지 않아도 압류를 피할 수 있다고 판단한 소유주가 늘면서 모기지 장기 연체 비율이 급격히 높아진 계기가 됐다.

■ 대도시 장기 연체 비율 높아

2016년 5년 이상 장기 연체 비율은 전국적으로 무려 약 26%를 기록하며 절정을 이뤘고 당시 연체 비율이 절반을 넘는 주도 4개 주나 됐다. 

주택 시장이 안정적인 것으로 여겨졌던 노스 다코타, 매사추세츠, 버몬트, 메릴랜드 등의 주도 장기 연체자 비율이 높은 주에 포함됐다. 블랙박스 로직의 조사에서 장기 연체 대출은 주로 대도시에 집중된 것으로도 조사됐다. 장기 연체 대출 중 약 4분의 1 이상이 10대 도시에서 발급된 대출이다.

2016년 1월 기준 전국에서 장기 연체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는 뉴욕시로 전체 모기지 대출 중 약 37%에 해당하는 대출이 장기 연체 대출 상태였다. 이어 필라델피아(약 31%), 프로비던스(약 28%), 탬파(26%), 호놀룰루(약 27.6%) 등의 대도시에서도 장기 연체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국 25대 도시의 장기 연체 비율은 약 50%, 전국 50대 도시의 연체 비율은 약 3분의 2로 장기 연체 대출자들이 주로 대도시를 중심으로 거주 중인 것으로도 조사됐다.

주택시장 회복을 위해 연방 정부의 지원 아래 수년간 실시된 융자 조정이 없었다면 모기지 대출 장기 연체자 숫자는 지금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모기지 시장 조사 기관 ‘인사이드 모기지 파이낸스’(Inside Mortgage Finace)의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담보부 증권의 약 62%를 대상으로 융자 조정이 실시돼 일단 연체를 피할 수 있었다.

■ 융자 조정 뒤 재연체 비율 증가

최근 모기지 대출 은행들의 재정 건전성에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주택 시장 버블 시기에 발급된 장기 연체 모기지 대출이 주택 시장 위협 요인으로 보는 것이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융자 조정을 통해 모기지 대출 상환 부담이 크게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재연체가 발생하는 대출이 다시 증가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패니매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패니매가 보증한 대출 중 융자 조정이 실시된 대출의 재연체 비율이 최근 약 40%로 높아졌다.

‘증권 산업 금융 시장 협회’(SIFMA)의 조사에서도 2018년 3분기 현재 버블 시기 발급 대출 중 약 8,000억 달러 규모의 대출이 연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약 20%만 장기 연체(5년 이상) 대출이라고 해도 주택 시장에는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또 대부분의 융자 조정이 연체 이자액을 모기지 원금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실시됐기 때문에 이들 주택은 10년 이상의 기간이 지나도 주택 시세가 여전히 모기지 원금보다 낮은 ‘깡통 주택’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만약 주택 시장 침체가 다시 발생하면 장기 연체 대출 주택을 중심으로 대규모 압류 사태에 또 한차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가주 ‘숨겨진 위험’도 높아

‘전국 신용 협동조합’(NCUA)은 가주에서 발급된 무보증 모기지 대출 중 약 33%가 연체 상태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가주 발급 무보증 대출 3건 중 1건이 연체 대출이라는 추산이지만 장기 연체 대출 비율 통계에 가주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융자 조정 비율도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블랙박스 로직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6월까지 가주에서 발급된 무보증 대출 중 약 40%를 대상으로 융자 조정이 실시됐고 융자 조정 대출 비율은 현재 더욱 높아졌을 것이란 추산이다.

아무리 심각한 연체를 기록한 모기지 대출도 융자 조정이 실시되면 연체 기록에서 일단 제외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원금 상환 없이 장기 연체를 거듭하고 있는 모기지 대출로 주택 가격 하락 등 침체가 나타나면 주택 시장을 더 깊은 침체의 늪으로 빠트릴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관계 당국의 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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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기관의 보증을 받지 않은 모기지 중 장기 연체 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