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 상승세 둔화와 모기지 이자율 하락세로 주택 수요가 깜짝 증가했다고 경제 전문매체 CNBC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해 주택 시장이 예상외로 심각한 거래 정체 현상을 겪었던 것과 비교하면 반가운 소식이지만 깜짝 수요가 계속 이어질지는 아직까지 의문이다. 본격적인 성수기를 앞두고 주택 시장에 쏟아져 나온 바이어들은 떨어진 이자율이 다시 오르기 전에 구입하려는 수요가 대부분이다.




작년 12월 전국 주택가격 전년 동기대비 4.7% 상승

4년간 매물부족 현상 해소 조짐, 저가매물 공급 필요




■ 이자율 하락이 수요 자극

모기지 이자율은 지난해 내내 오름세를 이어가다가 지난 11월 급기야 5%대를 돌파했다. 최근 수년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른 이자율은 올해 주택 시장을 둔화 요인으로 지적됐다. 

2016년과 2017년 약 3%대를 유지했던 이자율과 비교하면 주택 수요를 위축시키기에 충분한 상승폭이다. 주택 가격마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지난해 말 주택 거래는 결국 수년래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지속적인 상승세가 예상됐던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작년 11월쯤이다. 주식 시장에서 매도세가 확대되고 사상 최장기간 연방 정부 셧다운 우려가 높아진 12월로 들어서며 이자율 하락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당초 전망과 달리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세로 돌아서자 그동안 관망세를 유지하던 주택 수요가 봄철 성수기를 앞두고 기다렸다는 듯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달라스 소재 리맥스 DFW 어소시에이츠의 로라 바넷 부동산 에이전트는 “당초 예상과 달리 주택 구입 수요가 갑자기 늘어났다”라며 “한주에 2건의 계약을 성사시킬 정도로 바이어 문의가 급증했다”라고 설명했다. 달라스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달라스 교외 코펠 지역에서 최근 열린 오픈 하우스에는 계단을 차례로 올라가야 할 정도로 방문자의 발길이 이어졌을 정도다.

■ 가격 상승세 주춤에 ‘살 때’

주택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진 것도 주택 수요 깜짝 증가의 원인이다. 주택 시장 조사 기관 코어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 가격은 전년대비 약 4.7%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6년 사이 가장 낮았다. 

프랭크 노태프트 코어로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이자율 상승이 지난해 하반기 주택 거래 부진과 주택 가격 둔화 원인으로 작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코어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고 전반기에만 전년대비 약 6.4% 상승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며 상승폭은 약 5.2%로 둔화됐고 올해 상승폭은 약 3.4%로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지금이 적기’ vs.’조금 더 기다려야’

주택 가격 둔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바이어들 사이에서 상반된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대하며 관망세로 돌아선 바이어가 있는가 하면 지금을 주택 구입 적기로 판단하고 주택 구입 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바이어들도 있다. 현재 주택 구입 수요는 대부분 지난해 관망세를 유지했던 바이어 중 지금을 주택 구입 타이밍으로 판단한 바이어들이 주도하고 있다.

주택가격 둔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내놓은 집이 안 팔려 가격 인하에 나서는 셀러들이 올 들어 급증하는 추세로 주택 구입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 1월 전국 50대 도시 중 39개 도시에서 가격을 내린 매물의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가격 인하 매물 증가 현상은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일수록 뚜렷했다.

지난 1월 가격 인하 매물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라스베가스로 가격 인하 매물이 약 1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샌호제(약 9% 증가), 시애틀(약 8% 증가), 올랜도(약 6% 증가), 피닉스(약 5% 증가) 등의 도시에서도 가격을 내린 매물 비율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 움직임이 예년보다 일찍 시작되자 봄철 성수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집을 내놓겠다는 셀러들의 문의도 최근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 저가 매물 공급 늘어야

‘깜짝’ 주택 수요가 이어지려면 주택 매물 공급이 뒤따라야 한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다. 주택 시장 회복세가 유지되려면 주택 수요가 가장 높은 저가대 매물 공급이 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주택 매물이 늘고 있지만 이는 신규 매물 공급에 따른 증가가 아니라 팔리지 않고 쌓인 매물에 의한 재고 증가가 대분이다.

대니엘 해일 리얼터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년간 이어진 매물 부족 현상이 해소되기 시작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하지만 주춤해진 주택 시장을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저가대 매물 공급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저가대 매물은 현재도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 신규 주택 공급 증가 전망

저가대 매물 부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이유는 밀레니엄 세대의 높은 수요와 임대용 주택 증가 때문이다. 주택 시장 침체 이후 주택 시장에 쏟아져 나온 저가대 매물은 거의 대부분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자들에 의해 매입된 뒤 임대용 주택으로 전환돼 매물 부족 사태를 불러왔다. 주택 건설 업체들 마저 수익이 높은 고가 주택 공급에만 열을 올리며 저가대 매물 부족 사태를 부채질 해왔다.

최근 주택 수요가 부쩍 늘어 주택 건설 업체들의 신규 주택 공급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주 소재 존 번스 부동산 컨설팅 업체의 레슬리 도이치 분석가는 “플로리다의 경우 모기지 이자율 하락 덕분에 지난 1월 신규 주택 판매가 증가했다”라며 “건설 업체들이 신규 주택 수요가 이자율 하락과 같은 작은 변화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에 자극을 받고 있다”라고 주택 건설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 이자율 오르면 수요 다시 사라질 것

전문가들은 이자율이 다시 오름세로 전환되면 살아난 주택 수요가 다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자율과 주택 가격을 주의 깊게 저울질하며 주택 구입에 나선 바이어들이 대부분으로 가격이 조금만 변화해도 주택 수요가 출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준 최 객원기자>


이자율이 오를 경우 바이어는 물론 셀러 역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수요 감소로 주택 처분이 힘들어 질뿐 만 아니라 새집 구입 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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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수요 깜짝 증가에 집을 내놓겠다는 셀러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