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셀러의 입김이 강할 때는 ‘헐값 오퍼’ 전략이 먹힐 리가 없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아 높은 가격에 집을 내놓아도 잘 팔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놓은 지 몇 달이 되도록 오퍼 한번 제출되지 않는 매물도 있다. 집이 안 팔리는데는 가격이나 매물 상태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집을 팔기 위해서라면 자존심을 버리고 ‘헐값 오퍼’라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부동산 정보 사이트인 ‘밥 빌라’(Bob Vila)가 헐값 오퍼를 고려해야 하는 경우를 모아봤다.

 

시세보다 비싸게 집을 내놓으면 낮은 가격의 ‘헐값 오퍼’를 받기 쉽다.
시세보다 비싸게 집을 내놓으면 낮은 가격의 ‘헐값 오퍼’를 받기 쉽다.

 

이사갈 집 결정됐으면 헐값 오퍼 고려 바람직

주택시장 바이어 마켓으로 전환하면 생각해봐야

 

■ ‘유효 기간’ 지난 매물

수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야채나 고기마다 각각의 유효 기간이 있듯이 매물도 유효 기간이 있다. 주택 시장에 나온 지 오래된 매물은 ‘신선도’가 떨어져 시간이 지날수록 바이어의 관심도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매물 상태가 멀쩡함에도 불구하고 단지 오랫동안 안 팔린다는 이유로 바이어들은 매물 상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수퍼마켓의 식품이 유효 기간이 다가오기 전 할인가로 판매되듯이 나온 지 오래된 매물은 ‘싸게 구입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바이어들 사이에서 형성된다. 결국 오퍼가 들어오더라도 셀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헐값 오퍼일 때가 많다. 헐값 오퍼라고 자존심을 앞세워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으면 결국 바이어들의 관심이 완전히 사라져 집을 파는 일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 시세보다 비싼 매물

집을 팔 때 집을 내놓는 가격인 리스팅 가격을 산정하는 일이 무척 중요하다. 리스팅 가격이 적정하지 않으면 영문도 모른 채 집이 오랜 기간 팔리지 않을 수 있다. 적정 리스팅 가격을 산정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 인근 지역에서 팔린 매물의 매매가를 기준으로 삼는 방법이다. 

비슷한 조건을 갖춘 매물 중 최근에 팔린 매물의 가격을 참고해서 리스팅 가격을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인근 지역에서 팔린 매물이라고 해서 무조건 비교 대상에 포함시키면 적정 가격을 산정할 수 없다.

주택 매매 가격은 주식처럼 항상 변동하기 때문에 가장 최근에 팔린 매물의 가격을 참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택 매매가 빠르게 이뤄지는 주택 시장에서는 불과 2~3개월 전 매매 가격도 현재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이미 정한 리스팅 가격이 빠르게 변동하는 주택 시세를 반영하지 못할 경우 가격이 비싼 ‘오버 프라이스’(Over Price) 매물로 시장에 나오기 쉽다. 이는 결국 적정 주택 시세가 반영된 헐값 오퍼만 받게되는 이유다.

 

■ 이사 갈 집을 이미 장만한 경우

집을 내놓을 때 가장 큰 고민이 이사 갈 집을 마련하는 것이다. 집을 내놓기만 하면 팔리는 요즘과 같은 경우 이사 갈 집에 대한 고민은 더욱 커진다. 

집을 팔고 이사 갈 집을 구입하는 시기를 정확히 맞추기란 불가능하다. 기존 보유 주택을 처분하고 새 집을 구입하는 시기에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내놓은 집의 매매가 완료되기 전에 이사 갈 집을 우선 구입하기도 한다. 이사 갈 집을 이미 장만한 경우에는 기존 보유 주택을 최대한 팔리 파는 것이 관건이다.

기존 주택 처분이 지연될 경우 이미 구입한 집과 기존 보유 주택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이 2배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처분이 지연되면 지연될수록 주택 비용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기 때문에 헐값 오퍼라도 큰 손해가 아니라면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 바이어스 마켓

주택 매매 시 셀러가 주도권을 갖게되는 ‘셀러스 마켓’ 상황이 벌써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아 주택 매매가 쉽게 이뤄지고 주택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주택 시장도 경제와 마찬가지로 순환기를 거친다.

결국 언젠가는 현재의 셀러스 마켓 상황이 정반대 상황인 바이어스 마켓으로 바뀌는 날이 오기 마련이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파는 사람이 많아지면 주택 매매 기간이 연장되고 가격도 정체되기 시작한다. 바이어들의 매물 선택폭이 넓어져 헐값 오퍼 전략이 바이어들 사이에서 대세를 이루면 헐값 오퍼라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수 밖에 없다.

 

■ 현금 구매 오퍼

바이어가 제시한 오퍼 가격이 높다고 다 좋은 오퍼는 아니다. 가격 이외에도 기타 오퍼 조건을 고려해서 매매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오퍼가 무조건 높은 가격이 제시된 오퍼보다 셀러에게 유리한 오퍼라고 할 수 있다. 셀러에게 유리하게 여겨지는 오퍼 중 전액을 현금으로 구입하겠다는 현금 구매 오퍼가 있다.

현금 구매 오퍼는 모기지 대출과 관련된 위험 부담이 낮아 매매 성사 가능성이 매우 높은 오퍼로 여겨진다. 이처럼 기타 오퍼 조건이 셀러 측에게 유리한 오퍼는 대개 오퍼 가격이 낮은 헐값 오퍼일 때가 많다.

모기지 대출 조건이 있지만 다운 페이먼트 비율이 높거나 디포짓 금액이 높게 제시된 오퍼 등도 셀러에게 유리하게 여겨지는 오퍼지만 오퍼 가격은 셀러의 기대에 못 미칠 때가 많다. 주택 시장 상황을 잘 고려해 낮은 가격의 오퍼라도 매매 성사 가능성이 높은 조건의 오퍼는 진지하게 고려하는 편이 좋다.

 

■ 심각한 결함 발견된 매물

작은 결함 하나 없는 주택은 없다. 주택도 일반 소모품처럼 일상적인 사용에 의해 낡고 때로는 결함이 발생하기 한다. 사소한 결함이든 심각한 결함이든 결함이 있는 매물은 바이어에게 좋은 협상 도구다. 결함 상태가 심각할수록 리스팅 가격과 동떨어진 헐값 오퍼를 받기 쉽다.

헐값 오퍼를 피하기 위해서는 집을 내놓기 전 상태를 철저히 점검해 발견된 결함은 깔끔하게 수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가구 재배치나 페인트칠, 인테리어 소품을 활용해 실내 공간을 재단장하는 홈 스테이징을 실시하면 헐값 오퍼를 사전에 차단해 주는 효과가 있다.

 

■ 리스팅 에이전트 경험 미숙

리스팅 에이전트의 경험 미숙으로도 헐값 오퍼만 받게 될 수 있다. 에이전트의 주택 시장 분석력이 떨어져 리스팅 가격이 잘못 산정되면 가격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가격의 오퍼만 제출되기 쉽다. 만약 리스팅 에이전트가 현재 주택 시장 상황이 셀러스 마켓으로 가격을 높게 정해도 된다고 할 경우 가격을 뒷받침하는 자료 제시를 요청해서 확인해야 한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