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가격을 얼마에 내놓느냐에 따라 판매의 성패가 갈린다. 너무 비싸게 내놓으면 판매 기간이 지연돼 결국 가격을 인하해야 하는 일이 빈번하다. 반대로 시세 분석을 잘못해 너무 낮은 가격에 내놓게 되면 집이 빨리 팔릴지는 몰라도 제값을 못 받아 손해다. 손해를 피하면서도 최대한 빨리 팔릴 수 있는 가격을 산정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월간지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리스팅 가격 산정 전략을 소개했다.

낮은 단위 가격 효과를 위해 매물 가격에 숫자 9가 자주 사용된다.  <AP>
낮은 단위 가격 효과를 위해 매물 가격에 숫자 9가 자주 사용된다. <AP>

 

 가격 낮게 정하면‘군중심리’작용 효과 볼 수도

 셀러 성향 너무 드러나지 않게 주의하는 것 필요

담당 에이전트와 긴밀한 상의 후 가격 결정해야

 

■ 99 전략

500달러짜리 태블릿 PC의 가격을 1달러 할인한 499달러에 구입한다고 해서 크게 할인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대부분의 태블릿 PC 판매점은 판매 가격으로 500달러 대신 499달러를 고수하는 경우가 많다. 

불과 1달러 차이밖에 나지 않지만 구매자의 심리에는 마치 500달러짜리 제품을 400달러대에 구입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을 산정할 때도 이 같은 ‘99 전략’(99 Strategy)이 많이 사용된다. 시세가 50만 달러인 주택의 가격을 50만 달러 대신 49만 9,000달러로 내놓으면 차액은 1,000달러에 불과하지만 더 많은 바이어층을 공략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군중 심리

리스팅 가격은 동일한 지역에서 최근 매매된 주택의 가격을 기반으로 정해진다. 비교 매물을 통해 대략적인 시세가약 50만 달러로 파악됐다면 해당 지역의 주택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판매 가격대를 정한다. 시세가 약 50만 달러라면 예상되는 판매 가격대로 약 48만 달러에서 약 52만 달러로 정해볼 수 있다.

그런 다음 매물 숫자, 매물의 평균 시장 대기 기간 등의 주택 시장 상황을 고려해 낮은 가격대로 내놓을지 아니면 높은 가격에 내놓을지를 결정한다. 이때 낮은 가격대에 매물 가격을 정하면 바이어들 사이에서 군중 심리가 작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대한 많은 바이어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매물 마케팅의 주요 목적이기 때문에 낮은 가격대 전략을 활용하면 이 목적을 이룰 수 있다. 

요즘처럼 바이어들의 수요가 높은 시기에는 낮은 가격대의 매물에 여러 명의 바이어들이 동시에 몰려 때로는 오히려 더 높은 가격에 매매되는 경우도 흔하다. 집을 빨리 처분해야 할 사정이 있을 때도 낮은 가격대 전략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 튀지 않는 가격

소비자들의 기억에 오래 남으려면 튀는 마케팅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리스팅 가격을 정할 때 너무 튀면 역효과만 나타나기 쉽다. 

예를 들어 시세가 75만 달러에서 80만 달러 사이인 매물의 가격을 78만 7,777 달러로 정하면 바이어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데는 성공적이지만 실제 매매로 이어지는 데는 별 효과가 없다. 

중국인들의 부동산 매매가 크게 늘면서 중국인이 내놓은 매물의 가격에서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숫자 8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역시 비슷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독특한 숫자의 조합으로 이뤄진 가격을 접하게 되면 바이어는 가장 먼저 이유를 궁금해한다. 셀러가 미신을 믿는 성향인지, 리스팅 가격에서 볼 수 있듯 개성이 너무 강해 집안 장식도 너무 튀지 않을지 등 주로 부정적인 관심만 유도하기 쉽다. 

집을 내놓기 전에 셀러의 개인적인 느낌이 나는 장식을 최대한 치워야 하는 것처럼 리스팅 가격을 정할 때도 셀러의 성향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 낮게 내놓는다고 무조건 빨리 팔리지 않아

셀러스 마켓이든 바이어스 마켓이든 경쟁 매물에 비해 가격을 조금 낮게 정하면 빨리 팔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집을 빨리 팔아야 하는 처지라면 가격을 낮게 내놓는 ‘언더 프라이스’ 전략이 먹히겠지만 판매 수익은 기대하기 힘들다. 반면 가격을 높게 정하는 ‘오버 프라이스’ 전략이 판매 수익을 끌어올리는 데 오히려 효과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서 최초 리스팅 가격을 비슷한 조건의 매물보다 약 10~20% 높게 책정한 경우 리스팅 가격보다 평균 약 117~163달러 높게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최초 리스팅 가격을 시세보다 약 20% 이상 높게 정하면 매매 가격은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도 나타나 과도한 오버 프라이스 전략은 피해야 한다. 

반면 리스팅 가격을 10~20% ‘언더 프라이스’한 매물은 평균 약 117~187달러 더 낮은 가격에 팔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 에이전트와 상의해서 결정

리스팅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리스팅 에이전트와의 긴밀한 상의가 중요하다. 

모든 에이전트가 판매를 위임받은 매물이 가급적이면 빠른 시일내에 팔리기를 원한다. 매물이 장기간 팔리지 않을 경우 결국 낮은 가격에 팔리게 된다. 

또 매물이 오랫동안 팔리지 않으면 리스팅 에이전트의 평판에도 부정적이어서 거의 모든 에이전트는 최대한 빨리 팔기 위해 노력한다.

에이전트들이 리스팅을 빨리 팔기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하는 작업은 리스팅 가격을 낮추려는 것. 때로는 셀러들과 리스팅 가격을 놓고 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 

만약 에이전트가 최초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가 셀러와의 협상 뒤 셀러 측이 제시한 높은 가격에 동의하는 쪽으로 쉽게 자세를 바꾸면 에이전트 선정을 일단 보류하도록 한다. 

일단 리스팅을 받아놓고 보자는 의도가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주택 판매가 성사될 가능성도 낮다. 대신 셀러 측이 제시한 높은 리스팅 가격에 동의하지만 일정 기간 후 가격 인하를 미리 상의하는 에이전트의 조언이라면 시도해볼 만하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