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수익률과 연동, 지나친 주가 상승에 불안
  주택 매물 품귀현상 가격 급등 등 부작용도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4월 셋째 주(20일 마감 기준) 모기지 이자율(30년 만기 고정)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4% 밑으로 떨어졌다. 주택 구매자들은 이자율 변동에 일희일비한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조금 다르다. 이자율이 떨어지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이미 과열 양상인 주택 시장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자율 하락으로 주택 구입 수요가 급등하면 주택 구입만 더욱 힘들게 할 뿐이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리얼터 닷컴’이 기준 금리와 반대로 방향을 튼 모기지 이자율 시장을 분석했다.




■ 기준 금리와 반대로 가는 모기지 금리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모기지 이자율이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다. 한동안 낮은 이자율에 마음을 놓고 있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바이어들은 해가 바뀌기도 전부터 주택 구입에 나섰다. 지난해 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 금리를 드디어 인상하면서 모기지 이자율 상승세도 기정 사실화 됐다.
FRB가 지난 3월 기준 금리를 한차례 더 올리면서 이자율 급등을 우려한 바이어들은 더더욱 서둘러 주택 구입에 나섰다. 그런데 4월로 접어들면서 예상 밖의 현상이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기준 금리가 오르면 함께 상승세를 탔던 모기지 이자율이 방향을 반대로 튼 것이다.
4월 셋째 주(20일 마감 기준) 30년 만기 고정 금리는 전국 평균 약 3.97%로 전주보다 약 0.11%포인트 떨어졌다. 4% 미만으로 떨어진 것도 지난해 11월 이후 약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재융자에 많이 활용되는 15년 만기 고정 금리도 역시 전주대비 약 0.11%포인트 하락한 약 3.23%로 집계됐고 5년만기 변동 금리 역시 약 3.1%로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 너무 오르는 주가
모기지 이자율은 FRB의 단기 금리 동향의 영향을 받아 변동한다. 특히 10년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과는 거의 연동하다시피 움직이는 것이 모기지 이자율의 특징이다. 
이는 투자 상품으로 봤을 때 10년 만기 국채와 ‘모기지 담보부 증권’(MBS)이 비슷한 성격을 지녔기 때문인데 두 상품 모두 주식 시장에 비해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진다.
그래서 주식 시장이 너무 빠르게 오르면 주가 하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투자 자금을 주식 시장에서 빼내서 채권 시장으로 이동시킨다. 채권 시장으로 투자 자금이 몰리면 채권 가격은 오르고 수익률은 낮아져 결국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을 이끌게 된다. 
최근 FRB의 기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하는 현상은 투자 자금이 채권 시장으로 이동한 것이 일부 원인이다.
■ 트럼프 정책 시행 능력에 대한 회의감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도 모기지 이자율 하락 현상에 일부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인프라스트럭처 건설 확대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려면 당초 기대보다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투자 자금을 안전한 채권 시장으로 빼내고 있는 상황이다.
국영 모기지 기관 프레디맥의 션 베케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시행 능력을 재평가하고 있다”며 “경기 부양책 실시에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리얼터 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폭스뉴스도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투자자들이 늘면서 모기지 이자율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대선 직후 법인세 인하, 인프라스트럭처 지출 확대, 규제 완화가 실시되면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감이 최근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 불안한 국제 정세
시리아 사태와 북한 사태까지 겹치면서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안전 투자처인 채권 시장으로 앞다퉈 자금을 이동 중이다. 모기지 시장 조사기관 HSH 닷컴의 키스 검빙어 부대표는 “모기지 이자율 상승을 이끈 ‘트럼프 효과’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며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기지 하락 원인을 분석했다. 
안전 투자처를 찾는 투자 자금이 채권 시장으로 몰리면서 채권 수익률(이자율)은 4월 셋째주 현재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 떨어져도 반갑지만은 않다
이자율 하락은 주택 시장에 호재지만 현재로서는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매물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자율 하락에 영향을 받은 수요가 폭등하면 주택 구입 여건 악화 등의 부작용만 우려된다. 
이자율 하락에 따른 주택 구입비용 감소 혜택이 주택 가격 급등으로 고스란히 사라질 수 있다.
이자율 하락으로 인한 혜택은 주택 구입 시장보다 재융자 시장에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조사기관 블랙나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이자율이 하락하면서 재융자로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주택 소유는 지난 3월 약 280만명에서 4월 410만명으로 약 46%나 증가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재융자 신청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려면 이자율이 적어도 3.5%미만으로 떨어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내내 모기지 이자율이 평균 약 3.5%대를 유지하면서 이미 기존 주택 소유주들은 4% 미만대의 이자율로 재융자를 많이 실시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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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금리가 2차례나 올랐지만 최근 모기지 이자율은 소폭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은 매주 모기지 금리를 집계하는 국영 모기지 기관 프레디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