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검출량 성인의 100배

   신장·위장관 등 전신 침범 불구

   확진 엄마보다 상태 빨리 호전”

 

 

국내에서 생후 27일 만에 엄마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아기는 엄마와 달리 호흡기 점막과 대변은 물론 혈액·소변 검체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호흡기·대변 검체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의 양(부하)은 엄마보다 최대 100배나 많았다.

 

지난 2월11일 체중 3.73㎏으로 태어난 신생아는 모유를 먹었는데, 다행히 모유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시보라매병원의 한미선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임상분석 결과를 의학저널 ‘임상감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했다.

신생아는 호흡기 점막(코인두·입인두)과 대변은 물론 혈액·소변·타액 검체에서, 엄마는 호흡기·대변 검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 증상 발생 10일째 신생아의 호흡기·대변 검체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의 양은 코로나19를 가볍게 앓은 엄마의 100배나 됐다. 아기는 대변 검체에서는 위장관 증상이 개선된 뒤인 18일째까지 많은 양의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 소변에서는 비교적 양은 적지만 10일 이상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

한 교수는 “코로나19가 면역체계가 미성숙한 신생아의 전신에 침범한 결과일 수 있으며 신장(콩팥)·위장관을 포함한 여러 기관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신생아는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미성숙한 선천면역계와 T세포에만 의존해야 하므로 코로나19를 포함한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다.

연구팀은 “소변·대변에서 검출된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있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고, 부모나 간호사·돌보미 등이 코로나19 신생아와 영아의 기저귀를 갈아줄 때 적절한 손씻기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모유와 엄마의 혈장·소변 검체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지되지 않았다. 감염 초기에는 호흡기 검체에서 검출된 바이러스 유전자의 양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줄어 증상이 시작된 지 17일부터는 검사에서 감지할 수 없었다.

의료진은 산모와 아기에게 항바이러스제 등을 쓰지 않고 모유를 수유하면서 증상과 징후를 면밀히 모니터링했다. 아기는 차츰 호전돼 3월23일 2회 연속 코로나19 음성(바이러스 유전자 미검출)으로 나와 26일 음성 판정을 받은 엄마와 함께 퇴원했다.       <임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