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골퍼들의 행운이라면 일년내내 골프를 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몇 달 동안 코로나의 심술로 잠시 라운드를 못했지만 6월부터 골프코스가 본격 오픈되면서 골퍼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답답한 마음도 풀고, 집안에서 갈고 닦은 스윙도 점검하고, 바닷가의 멋진 레스토랑에서의 외식을 겸한 남가주 최고의 골프장으로의 주말 골프 여행을 떠나보자.

LA에서 멀지않은 곳에 있는 최고의 퍼블릭 골프코스를 꼽으라면 역시 북쪽으로는 샌드 퍼이퍼, 남쪽으로는 토리 파인스(Torrey Pines)를 꼽을 수 있다. 

특히 토리 파인스는 경관이나 코스 관리면에서 남가주 최고의 골프 코스다. 2021년 US 오픈이 열리는 토리 파인스로 가본다.

 

■남가주 최고의 환상적 풍광 

샌디에고 시립 골프장으로 좋은 경관의 골프코스에 불과했던 토리 파인스가 그 모습을 바꾸고 재탄생한 것은 지난 2002년 리조트 골프코스로 완전 탈바꿈하고 부터다. 이때부터 토리 파인스는 클래식하고 모던한 스타일이 조화를 이룬 클럽하우스의 품격과 골프장을 찾는 골퍼들에게 귀족적인 대접을 선사하는 최고의 골프 코스가 됐다. 

2008년 US 오픈이후 코스 관리도 확 바뀌었다. 2002년 전에 방문했던 골퍼들은 꼭 다시 라운드 해 볼 것을 추천한다. 

토리 파인스는 태평양 해안을 따라 설계된 환상적인 경관이 매력적인 코스다. 노스(north) 코스와 사우스(south) 코스 36홀이 있는데 특히 사우스 코스는 골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죽기 전에 한번은 라운드 해봐야 할 위시 리스트(wish list) 코스다.       

물안개가 드리운 아침에 태평양을 향해 날리는 티샷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하며 코스 군데군데 서있는 토리 파인 소나무는 골퍼들의 넋을 빼앗는다. 또 페어웨이는 샷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잘 관리돼 있다.  

US 오픈 개최지의 명성을 가늠하게 하는 페어웨이의 진한 러프, 그린에서 벌어지는 알 수 없는 오션 브레이크를 경험하다보면 프로 골퍼들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블루티 기준 7,227야드의 사우스 코스는 홀마다 길고 주변 해안의 멋진 경치가 특징이다. 4번홀(파4, 471야드), 9번홀(파5, 590야드), 12번홀(파4, 477야드), 18번홀(파5, 551야드)는 가도 가도 그린이 보이지 않는 긴 홀로 자신과 고독한 싸움을 해야 하는 홀들이다. 

여기에 태평양의 멋진 풍광에 한 눈을 팔다가는 점수는 차라리 잊는 것이 좋다. 18홀 중에 8홀이 태평양과 접하고 있으며 아웃코스 2개의 파3홀은 160, 164야드이나 인코스 2개 파3 홀은 203야드, 206야드로 도전 코스다. 파 3홀의 경치는 일품이다.

노스 코스는 블루티 기준 6,781야드로 사우스 코스에 비해 짧으나 토리 파인 소나무로 둘러싸인 아기자기한 경치가 일품이다. 무조건 긴 코스를 좋아하는 일부 골퍼들 사이에 노스 코스가 짧고 별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탐 와이스코프가 재 디자인을 한 후 완전히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몇 개의 까다로운 홀만 잘 넘기면 자신의 핸디캡을 유지할 수 있는 코스이며 편안하게 걸으면서 라운드 할 수 있는 코스다. 사우스 코스에서 고생한 마음을 달래 주는 코스이며, 사우스 코스의 라운드를 대비한 점검 코스에도 안성맞춤이다.

 

■타이거 우즈와 토리 파인스

토리 파인스를 이야기할 때 타이거 우즈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2008년 US 오픈에서 본 타이거 우즈의 모습은 많은 골퍼들의 뇌리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당시 46세의 노장 로코 미디에이트와의 열전은 US 오픈 역사에 남는 명승부로 기록됐다.

마지막 4라운드 18번홀 호수 앞 그린에서 90도 꺾인 12피트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승부를 5라운드로 끌고 간 타이거의 환호, 다리를 절뚝거리며 혼신의 샷을 날리는 타이거의 애처러운 모습, 그리고 5라운드에서도 승부가 나지 않아 다음 날 서든 데스에서 결국 정상에 오른 그의 모습은 차라리 드라마라 할 수 있다. 

타이거는 토리 파인스에서 개최된 뷰익 인터내셔널,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무려 7승을 올렸으며 US 오픈까지 여기에서만 8승을 거두었다. 토리 파인스의 라운드는 타이거의 환호를 경험하는 라운드가 될 것이다. 

  

■토리 파인스와 크레이그 스테들러

토리 파인스 골프코스 역사 중 한 페이지를 장식한 250파운드의 거구 프로 골퍼 크레이그 스테들러의 이야기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1987년 앤디 윌리엄스 샌디에고 오픈 3라운드. 노스 코스 14번(384야드) 홀에서 스테들러가 친 드라이브가 볼이 페어웨이 오른쪽 나무 밑으로 들어갔다. 

한 참을 고민하던 스테들러는 무릎을 꿇고 아이언으로 볼을 페어웨이로 빼냈다. 그런데 무릎을 끓을 때 땅이 축축해 무릎 밑에 수건을 댓던 것이 문제가 됐다. 

NBC-TV는 일요일 마지막 라운드를 중계하기 전 3라운드의 하이라이트를 내보냈는데 이때 이것을 본 시청자들이 규칙 위반이라고 제보했고 심사위는 검토 끝에 스코어 카드를 그대로 제출한 스테들러의 자격상실(DQ·Disqualified)를 선언했다. 당시 스테들러는 선두와 4타차 2위를 달리고 있었다. 골프 룰(13-2)에 따르면 무릎 밑에 수건을 깔고 스윙할 경우 2타의 페널티가 부과된다.

그후 1995년에 이 소나무가 곰팡이로 인해 죽어가고 있었는데 토리 파인스 골프코스 측은 스테들러를 초청해 이 소나무를 직접 톱으로 잘라내도록 해 스테들러의 8년전 한을 풀어주는 퍼포먼스를 개최했다.

멋진 풍광과 다양한 역사를 간직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토리 파인스 코스에서의 라운드를 추천한다.

 

토리 파인스 골프 코스의 환상적인 풍광은 골퍼들의 넋을 빼앗을 정도다.          <빌리 장 여행사진가>
토리 파인스 골프 코스의 환상적인 풍광은 골퍼들의 넋을 빼앗을 정도다. <빌리 장 여행사진가>
토리 파인스 코스에서 바라 본 석양의 모습.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빌리 장 여행사진가>
토리 파인스 코스에서 바라 본 석양의 모습.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빌리 장 여행사진가>
태평양을 향해 티샷을 날리는 사우스 코스 파 3홀.
태평양을 향해 티샷을 날리는 사우스 코스 파 3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