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신장)이 혈액 내 노폐물을 걸러내는 과정에서 일부 혈액 안에 있던 단백질이 오줌으로 빠져나올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은 그 양이 매우 적다.

하지만 질환이 있거나 과도한 운동 등을 한 뒤 다량의 단백질이 오줌으로 빠져나가는 단백뇨가 생길 수 있다. 다만 단백뇨가 있더라도 특별한 증상을 못 느끼다가 신체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변 후 몇분 지나도 거품 그대로면

콩팥 손상 의한 단백뇨 의심해보고

일회성 소변검사·조직검사 받아야

 

 

 

소변을 통해 지속적으로 많은 양의 단백질이 빠져나가면 눈·발목·다리·전신이 붓고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 심할 경우 폐가 붓는 폐부종이 발생해 누워서 잠들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고 호흡곤란으로 움직이기도 어렵다.

 

단백뇨는 하루에 소변으로 빠져나간 단백질이 100~150㎎ 이상인 경우로 콩팥 손상의 지표 중 하나다. 콩팥병이 있으면 단백뇨·거품뇨가 심해진다. 오줌에 단백질이 많아지면 표면장력이 약해져 거품이 많아진다. 건강한 사람의 오줌은 거품이 많지 않고 소변을 볼 때 순간적으로 거품이 일어나다 곧 사라진다.

거품뇨의 원인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소변의 줄기가 셀 경우, 요로 감염이 있을 경우, 발열이 있을 경우, 격렬한 운동 이후, 콩팥병에 의한 단백뇨다.

질환과 관련 없는 ‘단순성 단백뇨’는 신장 기능에 이상이 없고 당뇨병 같은 전신질환이 없어도 과도한 운동을 하거나 오랫동안 서 있을 때, 고열이 있는 경우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원인이 사라지면 단백뇨도 사라져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콩팥병(신장질환)이나 당뇨병 등 전신 질환에 의한 ‘병적 단백뇨’다. 소변에 거품이 많고 시간이 지나도 거품이 없어지지 않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특히 당뇨병·고혈압이 있고 아침에 보는 첫 소변에 거품이 많고 수 분 이상 지속된다면 콩팥 합병증, 혈액 노폐물을 걸러주는 콩팥 혈관꽈리 염증(급성·만성 사구체신염) 등을 의심해봐야 한다. 

병적 단백뇨의 원인 질환으로는 이 밖에도 신증후군, 신우신염, 유전성 신염, 콩팥 종양, 울혈성 심부전, 다발성 골수종, 루푸스 등 다양하다. 소염진통제 같은 약물도 단백뇨를 유발할 수 있다.

단백뇨로 진단하거나 원인을 알아내려면 소변검사 등 다양한 검사가 필요하다. 일회성·24시간 소변검사를 통해 단백뇨의 양을 파악한 뒤 양이 많으면 콩팥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직검사를 하는 게 좋다. 일회성 소변검사는 건강보험 재정으로 지원하는 국민건강검진 항목 중 하나다.

김상현 인제대 상계백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거품뇨가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거품이 수 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 콩팥병 과거력이 있거나 당뇨병·고혈압 등이 있는 경우, 얼굴·다리가 붓는 경우, 소변·혈액·콩팥조직 검사 등을 통해 단백뇨·콩팥병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거품뇨를 예방하려면 평소 식습관을 저단백·저지방·저염식으로 개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고혈압·당뇨병이 있다면 혈압·혈당을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목표혈압을 고혈압(수축기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90㎜Hg 이상)보다 낮춰 잡고 콩팥병·당뇨병 환자라면 고혈압 전단계(수축기 130~139㎜Hg이거나 이완기 80~89㎜Hg) 미만으로, 단백뇨가 심하면 125/75㎜Hg 미만으로 낮추는 게 좋다. 콩팥병·당뇨병 환자는 콩팥보호 효과가 우수한 혈압강하제를 선택하고 담배를 끊어야 한다.

차진주 고려대 안산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단백뇨는 콩팥병을 알려주는 지표일 뿐만 아니라 질환의 진행·합병에 영향을 주므로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하다”며 “단백뇨가 심한 만성 콩팥병 환자는 (콩팥 기능이 크게 떨어지는) 만성 신부전증으로의 진행이 빨라지기 때문에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식이조절과 약물치료로 진행을 예방하거나 늦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콩팥은 노폐물 배설, 체내 수분과 소금의 평형조절, 혈관의 수축·이완을 돕는 호르몬을 생산한다. 콩팥이 고장 나면 소금이 몸 안에 축적돼 소금 가마니처럼 체액량이 증가하고 동맥이 수축해 고혈압을 유발하며 고혈압은 콩팥병을 악화시킨다. 고혈압이거나 고혈압 전단계면 ‘임상적으로 심뇌혈관질환 발생위험도가 가장 낮은 최적혈압’인 정상혈압(수축기 120㎜Hg·이완기 80㎜Hg 미만)보다 말기 콩팥병 발병 위험도가 각각 5배, 2.2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콩팥병은 당뇨병·고혈압·사구체신염이 주된 원인이다. 또 대부분의 콩팥병 환자는 고혈압과 함께 심장·동맥 합병증을 앓고 있다. 따라서 유전·비만·흡연 등 위험인자가 있고 고혈압이면 심장·동맥은 물론 반드시 콩팥 상태를 확인해봐야 한다. 임천규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원인을 모르는 고혈압은 콩팥과 관련이 깊고 혈압이 높은 환자일수록 말기 콩팥병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며 “고혈압이 심해지거나 혈압약이 잘 듣지 않을 때, 밤에 혈압이 낮아지지 않을 때는 콩팥 검사가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