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융자를 한 사람 중에서 750만 명 이상이 채무불이행 상태다. 200만 명 가까이는 연체가 심각하다. 연방 정부의 갖가지 학자금 상환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학자금 상환 프로그램의 기본 아이디어는 단순하다. 얼마를 버느냐에 따라 융자금을 갚아 나가도록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소득에 따른 상환제는 아주 복잡하다. 상환 프로그램은 4가지 다른 버전이 있고, 모두 조금씩 다르다.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기는 까다롭다. 자칫하면 혜택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 상환 프로그램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인 750만 명 채무불이행, 250만 명은 연체 심각

소득 기준으로 일괄 책정… 의료비 등은 고려 안 돼

재인증 절차 간소화 필요… 구제 프로그램 이용을

 

 

소득을 기준으로 학자금 융자를 상환토록 하는 프로그램에 등록한 사람은 800만 명에 이른다. 지난 2013년 이후 4배 이상 늘었다. 상환 프로그램 등록자의 채무 부담액은 더 많아지고 있다. 더 높은 학위를 위해 공부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얼마 전 결혼한 33세의 체육교사 헤일리 가버그는 지난 10년 가까운 기간에 다양한 상환 프로그램에 들어 있었다. 졸업 후 첫 직장의 연봉은 2만2,000달러. 생활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였다. 융자금 상환금은 월 700달러. 부모님의 도움으로 2년 동안은 갚아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상환액을 조절하기 위해 상담을 거쳐 월 200달러를 덜 내는 프로그램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 정도 돈이면 월 인터넷 사용료에 해당하는 액수였다.

가버그는 아직 근근히 살아 나가고 있다. 희귀 호흡기 질환으로 그 다음해까지 3번의 수술을 해야 했던 그녀는 지난 2013년에는 돈을 모으기 위해 부모님 집으로 도로 들어갔다. 갖고 있던 의료보험의 자기 부담액은 3,000달러. 이를 부담하기 위해서는 론을 해야 할 액수였다. 한 달에 300~400달러가 드는 흡입 치료기를 감당하기도 힘들어 없이 지내야 할 형편이었다. 2014년에는 융자금 상환 프로그램을 바꾸고, 더 많은 수입을 기대할 수 있겠다는 희망 속에 대학원에 진학했다.

“수입에 따라 학자금을 상환하는 프로그램은 납부해야 할 고지서가 18장이 날아와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그녀는 말했다.

25년 전 처음 시작된 수입에 따른 학자금 상환 프로그램은 조지 부시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거치면서 더 확대되고, 복잡해졌다.     

월 상환액은 보통 재량소득(discretionary income)의 10~15%, 어떤 플랜은 20%로 결정된다. 재량소득이란 연방 빈곤선의 150%를 넘는 소득을 말한다. 연방 빈곤선은 가족수에 따라 다르지만 싱글의 경우 연 1만2,490달러다. 따라서 싱글은 이 액수의 150%인 1만8,735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의 10%가 학자금 융자 상환액이다. (20년 후, 어떤 경우 25년 후에는 미상환 융자금이 탕감된다.)

월 상환 액수는 모든 채무자에게 같은 방법으로 계산된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는 생활비나, 가버그가 경험한 것 같은 의료비 등 다른 지출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고 일괄적으로 부과된다.

일단 학자금 융자 상환 프로그램에 들어가면 거기 머물러 있어야 한다. 계속 이자가 붙기 때문에 융자금을 갚지 않거나, 갚아도 적게 갚아 나가면 채무액이 늘어나게 된다. 이 프로그램에서 나간다는 것은 지난번에 등록했던 프로그램에서 보다 더 많은 페이먼트를 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지켜본다는 것은 심리적으로도 피곤한 일이다. 학자금 융자 상환은 가능한 빨리 끝내야 하는 게임이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채무자 그룹에는 이 프로그램이 닿지 않고 있다고 믿고 있다.

채무불이행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전형적인 대학생들과는 다른 사람들이다. 이들은 나이도 더 많고, 절반 정도는 대학을 마치지 못한 대신, 갚아야 할 융자금은 상대적으로 적어 평균 9,625달러 정도다.

반면 소득에 비례해 학자금을 상환하는 프로그램에 가입된 이들은 평균 채무액은 훨씬 많아  5만8,000달러에서 6만8,000달러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이 말은 이들이 4년제 대학을 마치고 석사 등 더 상위의 학위를 취득하려던 사람들임을 뜻한다.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이 높은 채무자들은 수입에 따라 학자금 융자를 갚아 나가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잘 모르거나, 좋지 않은 조언을 받았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 2월 발표된 연방 교육부 감사에 의하면 학자금 융자 서비스를 위해 고용된 민간 업체들이 채무자들에게 학자금 상환에 관한 선택사항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일부는 채무자들이 일시 융자금 상환을 중지할 수 있는 상환유예 같은 선호도가 낮은 프로그램으로 유도했을 수도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이와 유사한 결과를 담은 또 다른 정부 보고서가 발표되자 5개 주의 검찰총장들은 최대 융자 서비스 업체 중 한 곳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채무자들에게 소득에 따라 융자금을 갚아 나가는 프로그램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 소송 이유였다.

연방 교육부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육부가 학자금 상환액을 계산하기 위해 제공하는 계산기가 너무 작은 글씨로 인쇄돼 있어 읽기 어려울 뿐 아니라 채무자들의 수입이 매년 5% 정도 증가할 것이라는 가정 아래 상환액을 책정하고 있으나 실제 임금 인상률은 이보다 절반 정도여서 상환액이 비현실적으로 높게 잡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학자금 채무자들을 위한 옹호 그룹에서는 더 많은 재량 소득을 융자자들에게 제공하고, 미지급 이자의 증액을 제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한 연체 정도가 심한 채무자들은 자동적으로 소득에 따라 융자금을 상환하는 프로그램에 등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매년 하게 되어 있는 재인증 절차를 간소화해 채무자들이 프로그램에서 탈락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인증 절차를 현행보다 더 간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은 그 필요성이 광범위하게 인정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떨어져 나가면 더 많은 액수의 상환금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연방 정부는 이를 위해 연방 교육부가 재무부 자료인 학자금 채무자들의 세금 정보를 취득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지금은 채무자들이 매년 세금 정보를 본인이 교육부에 제출하게 되어 있다.

또한 구제 프로그램을 포함해 융자금 상환 제도를 더 간편하게 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연방 교육부는 오래 전부터 학자금을 융자한 사람들이 한 눈에 필요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원스탑 포탈 제작을 시도하고 있으나 융자 서비스 업계의 반대에 부딪혀 있다.

학자금 빚이 핫 토픽이 되면서 현 트럼프 행정부뿐 아니라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들도 잇달아 학자금 융자 상환 프로그램과 관련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그 중에는 연소득 2만5,000달러 이하인 경우 융자금 상환과 이자 부과를 없애겠다는 조 바이든 후보의 공약 등도 포함돼 있다. 

<By Tara Siegel Bern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