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컨설턴트 J. 켄지 로페스 알트의 계란 실험기

껍질 깨끗이 벗기는데 중요 요소는 요리 시작시 온도

압력솥 사용 베이킹 소다 사용도 별 도움 안 돼

 

 

가정의 식사를 담당하는 재택 아빠로서 나는 냉장고 안에 항상 삶은 계란을 준비해두고 있다. 수프, 샐러드, 스튜, 샌드위치, 볶음요리와 타코에 추가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몇년 전 달걀을 완벽하게 삶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받은 후,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수많은 실험을 직접 해보게 됐다.

 

사실은 수십 년에 걸쳐 수많은 요리 매거진과 웹사이트, 요리책을 연구했지만 어디서도 확실하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아내가 제발 저녁식사에 에그 샐러드 좀 그만 내라고 간청한지 몇 주가 지나도록 수많은 실험을 했어도 그 간단한 질문에 간단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인터넷에 나와 있는 것처럼 오래된 계란은 껍질 벗기기가 더 쉬운지, 얼음으로 식히면 노른자가 녹색으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지, 압력솥에 조리하면 더 맛있는지, 하는 질문들이 계속 있었지만 거기에 답할 충분한 데이터는 없었다.

뉴욕 타임스에 실릴 요리와 과학에 관한 첫 번째 칼럼을 위해 나는 ‘계란 필링’에 관한 가장 큰 실험을 시작하기로 결정했고 마침내 몇 가지 답을 찾았다. 96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8월 북가주 샌 마테오에 있는 나의 레스토랑 워스탈(Wursthall)에서 700여개의 계란 껍질을 벗기고 다양하게 요리한 계란을 맛보는 실험에 참여한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란 요리와 껍질 벗기기의 더블 블라인드 실험이었을 것이다. 

계란은 껍질 벗기기 쉬운 정도에 따라 순위가 매겨졌고, 껍질을 벗긴 계란은 아무런 표식이 없는 채로 샘플 시식이 이루어졌다. 계란의 시각적 차이가 맛보는 사람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눈가리개도 했다.

목장에서 자란 암탉의 알과 수십 마리가 갇힌 상자에서 나와 코스코에서 팔리는 계란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보기 위해 삼각시험법을 실시했다.(시식자는 3개 샘플을 받는데 그중 하나가 달라서 차이점을 알 수 있는 테스트다) 모든 시험은 이중맹검, 즉 더블 블라인드로 실시되었다. 이는 피험자나 시험 관리자가 모두 어떤 계란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먼저 완벽한 삶은 계란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해야겠다. 그것은 완전히 삶았어도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흰자는 질겨서는 안 되며, 노른자가 희거나 녹색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쉽게 껍질을 벗길 수 있어야한다. 서투르게 껍질을 벗기다가 흰자위가 부서지는 것보다 심한 좌절감은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알게 된 것은 삶은 계란의 껍질을 깨끗하게 벗기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요리를 시작할 때의 온도라는 것이다. 냉수에서부터 달걀을 요리하기 시작하면 흰자의 단백질이 서서히 응고되면서 껍질 내막에 단단히 결합된다. 그 차이는 낮과 밤처럼 커서 냉수에서 삶기 시작한 달걀은 껍질을 깨끗하게 벗기기가 9배나 힘들어진다.

계란의 요리 방법은 두 가지로, 삶는 것과 찌는 것이 그것이다. 맛으로 따지자면 찐 계란이 삶은 계란보다 더 부드럽다. 이것은 증기가 끓는 물보다 더 부드럽게 작용하여 흰자와 노른자가 질겨지지 않게 익히기 때문이다. 

인스턴트 포트(압력솥)에서 요리하는 것은 추천할 만하지 않다. 계란을 찌는 것보다 쉽거나 빠르지 않고, 껍질 벗기기도 쉽지 않으며 압력솥의 모델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달라서 일관성 있는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테이스팅에서는 흰자가 현저하게 질긴 것으로 평가됐는데 이는 압력솥의 높은 조리 온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한 가지 추천하지 않는 것은 머핀 굽는 주석용기에 달걀을 넣고 굽는 방법이다. 또한 몇 가지 변형 방법들도 거의 효과가 없었다. 약간의 식초와 베이킹 소다, 소금을 물에 첨가해도 껍질 벗기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았고, 심한 경우 식초와 베이킹 소다는 달걀의 풍미와 색깔을 변형시키는 나쁜 결과를 초래했다. 냉장고 보관 계란과 상온 보관 계란의 차이점은 상온 계란이 1분 더 빨리 조리되는 것에 그쳤다. 

계란의 신선도에 관해서는 이웃집 뒷마당에서 금방 나온 것과 적어도 2주 이상 된 수퍼마켓 계란 100여개를 비교했는데 그 결과 신선도 역시 큰 차이가 없었다. 금방 암탉의 몸에서 나온 따뜻한 계란과 수퍼마켓 계란의 껍질 벗기기는 거의 비슷했으며 맛 테스트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 가지 계란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다.

압정으로 달걀의 한쪽 끝을 찌르는 것은 껍질 쉽게 벗기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끓는 동안 가스 팽창의 압력으로 껍질이 깨지는 것은 막을 수 있다. 또한 공기주머니 때문에 한쪽 끝이 푹 꺼지는 딤플현상도 줄어든다. 계란을 익히자마자 얼음물에 즉시 집어넣어도 비슷한 딤플 감소 효과가 있지만 이 경우 껍질 벗기기가 조금 더 어려워진다. 

이전의 소규모 시험에서는 얼음물에 넣은 계란이 껍질 벗기는 데 약간 더 쉬운 것으로 나타났으나 새로운 데이터에 의하면 그렇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얼음물은 또한 너무 많이 익힌 달걀의 노른자에서 녹색의 유황녹청 발생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요리에 과학이 개입하면 열과 분자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서 더 나은 요리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요리에는 순수한 과학 이상의 훨씬 많은 요소가 필요하다. 수많은 데이터와 정보를 사용해 더 나은 요리법을 찾아내는 것은 각자의 선택일 뿐이다.         <By J. Kenji Lopez-Alt>

 

 

요리 컨설턴트 J. 켄지 로페즈 알트가 북가주 샌마테오의 자신의 식당에서 계란 삶기 실험을 하고 있다. <Peter Prato for The New York Times>
요리 컨설턴트 J. 켄지 로페즈 알트가 북가주 샌마테오의 자신의 식당에서 계란 삶기 실험을 하고 있다.
이번 실험에서는 96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총 700개 이상의 계란을 삶았다. <Peter Prato for The New York Times>
이번 실험에서는 96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총 700개 이상의 계란을 삶았다.